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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서 하룻밤 자면 몸이 '가뿐'...비결은?

[서평] 생활환경 독성화학물질로부터의 해방 <독성프리>

등록|2012.08.29 20:17 수정|2012.08.30 09:25

▲ 황토로 지은 초가에서 자는 하룻밤이 개운하고 거뜬한 것은 독성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 임윤수


고향엘 갈 때마다 호흡기와 피부, 몸뚱이 전체가 호강을 합니다. 명절이나 제사를 지내러 가면 큰형님 손자 형제가 산모퉁이를 돌아 마을에서 뚝 떨어진 곳에 지은 황토집에서 잠을 잡니다. 형제가 땀 뻘뻘 흘리며 황토를 파고, 흙 묻은 손으로 줄줄 흐르는 땀을 닦느라 얼굴에 흙을 묻어가며 찍은 벽돌로 두꺼비집을 짓듯 직접 지은 집입니다.

황토 벽돌로 짓고, 영으로 지붕을 이은 초가입니다. 방바닥도 플라스틱 파이프를 넣고 시멘트를 비벼서 채우는 보일러 대신 아궁이에서 불을 땔 수 있도록 방고래를 만들고 구들을 깔아 황토로 채웠습니다. 방바닥에는 매끈매끈하고 화려한 화학제품 장판 대신 왕골로 엮은 돗자리가 깔려있습니다. 침대 같은 안락함이 느껴지지 않아 눈에 보이는 잠자리는 조금 불편해보이지만 한숨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개운한 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콘크리트 건물, 온통이 화학제품으로 치장된 아파트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개운함이 물씬 느껴집니다. 추운 겨울날이면 아랫목은 따끈따끈해도 웃풍이 있어 코가 알싸해지기도 하지만 여간해서 아파트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그 기분, '푹 잘 잤다'는 느낌에 하루를 맞이하는 아침이 가뿐합니다.

그곳에서 하룻밤 자면 온 몸 개운하고 거뜬해져

아파트에서는 자고 또 자도 몸뚱이가 찌뿌듯하지만 황토 집에선 몇 시간만 자고 일어나도 가뿐해지니 하루나 이틀 정도만 머물러도 느낄 수 있지만 며칠쯤 머물다 보면 몸뚱이 전체가 호강을 하고 있다는 걸 분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잠자리가 더 안락한 것도 아니고 시설이 더 좋은 것도 아닌데 하룻밤이 이토록 개운한 이유는 '환경'으로 밖에 설명되지 않습니다. 코로 들여 마시는 공기가 다르고, 피부로 접하게 되는 환경이 달라지는 것이 시골집에서 몸뚱이에게 주는 호강의 원동력이라 생각됩니다.  

보이지 않고, 느끼지도 못하고, 들리지도 않지만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모든 환경과 용품에는 어느 정도의 독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인위적이면 인위적일수록 독성의 정도는 증가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일상이나 환경에서 우리가 어떻게 노출되고, 어떤 독성들이 환경이나 용품 등에 들어있는지를 모르고 있거나 무시하고 있습니다. 환경이나 생활용품, 비누, 화장품, 칫솔, 치약, 구강 청결제, 조리 기구, 좀약, 샴푸, 드라이클리닝, 감미료, 식기, 보간용기, 침대 시트…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개의 일상용품들은  재료자체 또는 제조공정, 사용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독성들을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일상용품에서 발생하는 독성에 장시간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독성들은 장시간 맞다보면 온몸을 적시는 가랑비처럼 우리의 몸으로 스며들고 축적되어서 건강을 해치거나 병들게 하는 중요한 병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생활 속의 독성에 무감각하거나 독성을 줄이거나 벗어나는 방법 도 잘 모르고 조금 귀찮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성화학물질로부터 가정과 건강을 지키는 법 담긴 <독성프리>

▲ <독성프리> 표지 ⓒ 윌컴퍼니

데브라 린 데드 지음, 제효영 옮김, 웰컴퍼니 출판의 <독성프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 속 환경에서 노출되거나, 생활용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독성과 그 독성물질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의심 없이 수시로 사용하고 있는 비누, 별다른 생각 없이 건네받은 대로 옷장에 걸어 넣는 드라이클리닝 된 세탁물 등에 어떤 독성물질이 포함됐거나 발생할 수 있으며 그 독성물질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 등이 쉽고 세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드라이클리닝이 완료된 옷에는 아무런 경고문이 없다. 그런데 사실은 경고문이 있어야 한다. 드라이클리닝에 사용되는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대부분 퍼클로로에틸렌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가장 유독한 요제다. 이 퍼클로로에틸렌은 발암물질 2A군으로 분류된 물질이다. 인체에 암을 유발한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뿐만 아니라 신경 독성물질이기도 하며 간 손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 - <독성 프리> 94쪽 -  

해결책은 간단하다. 드라이클리닝 한 의류는 집에 갖고 오자마자 비닐을 벗기고 통풍이 잘되는 장소(야외가 가장 좋다)에 걸어두어 남아 있는 용제가 증발되도록 한다. 이때 증발된 물질이 집 바깥에 남아 있도록 문을 닫아둔다. 그리고 다시 방의 창문을 열어 혹시 집안에 있을지 모르는 물질을 밖으로 내보낸다. - <독성프리> 95쪽 -

책에서는 통풍 건조와 환기를 통해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방법뿐만이 아니라 드라이클리닝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물질은 액상 이산화탄소이며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세탁법의 장점까지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독성프리>를 지은 저자는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연구하는 환경학자(과학자)도 아니고 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아닙니다. 우리처럼 공산품을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는 소비자이며 '화학물질과민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꾸준한 노력으로 환경질환을 극복한 투병경험자입니다. 소비자의 생활이며 입장에서 접한 경험이기에 광범위하고도 통상적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경험자의 눈높이기에 설명은 쉽고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은 누구나가 실천이 가능한 대안입니다.  

건강한 환경으로 안내해주는 길라잡이 될 것

게다가 꾸준한 노력과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독성물질에 관련한 내용들도 담고 있는데 꼭 필요한 사항들만을 간추린 지식이라서 지혜에 가까운 내용입니다. 독성물질이 체내로 유입되는 과정만 설명하고 있지 않고 체내로 유입된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방법도 사례를 들어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 아파트보다는 투박하지만 건강에는 훨씬 좋은 황토초가 ⓒ 임윤수


부록으로 들어가 있는 '독성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의학서만큼이나 전문적이고, '위험관리'와 '제품의 독성을 확인하는 법', '물질안전보건자료 읽는 법'은 잘 짜여 진 매뉴얼만큼이나 구체적이고 체계적입니다.

조금 귀찮고 성가셔도 <독성프리>에서 얻은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며 실천하기만 하면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집, 종손자 형제가 지은 황토집에서 잤을 때만 느낄 수 있었던 그 개운함과 거뜬함에 버금가는 아침을 어느 집 누구라도 누리며 살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개운하고 거뜬한 아침을 꿈꾸는 이는 물론 건강한 나날을 추구하는 이에게는 데브라 린 데드 지음, 제효영 옮김, 웰컴퍼니 출판의 <독성프리>가 그런 삶을 꾸릴 수 있는 환경, 그런 일상을 안내해주는 길라잡이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덧붙이는 글 <독성프리>┃지은이 데브라 린 데드┃옮긴이 제효영┃펴낸곳 윌컴퍼니┃2012.08.13┃값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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