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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나이, 측근에 완전히 따사로운 그런 사나이"

부산, 1500여명 민중대회... '강남스타일' 율동에 시민들 '눈길'

등록|2012.08.30 09:54 수정|2012.08.30 13:00

▲ 29일 저녁 부산민중대회에서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대학생당원들이 가수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 안무에 맞춰 춤을 추고있다. ⓒ 정민규


"나는 사나이, 측근에 완전히 따사로운 그런 사나이"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과 말춤이 이번에는 '민중대회  스타일'마저 바꿔놓았다. MB스타일, 단결스타일, 진보스타일 등으로 개사한 독특한 노랫말과 율동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29일 저녁 7시 30분부터 서면에서 열린 부산 민중대회 풍경이다.

<부산일보>가 만든 '오빤 MB스타일' 동영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강만 보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남자, 소통하기 전에 물포 때리는 사나이"로 묘사된다. "편집권 독립이 가능한 <부산일보>이기에 가능한 동영상"이라는 사회자의 추임새도 덧붙여졌다.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조직해 운영에 들어간 희망바이러스 실천단은 그동안 짬짬이 연습했던 율동까지 더해 '단결스타일'로 무대에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 가면을 쓴 참가자의 싸이 '말춤'에 다른 참가자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통합진보당 대학생 당원들은 통합진보당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로 노래를 개사해 1500여 참가자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참가자들은 파도타기를 했고 사직야구장의 명물 신문지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 29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부산민중대회에서 민주노총 희망바이러스 실천단이 노래 '오빤 강남스타일'을 개사한 '단결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고있다. ⓒ 정민규


하지만 이들의 흥겨운 리듬 속에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동악법, 언론자유, 자유무역협정(FTA) 등 즐겁게만 들을 수는 없는 노랫말이 빼곡히 들어가 있었다. 민중대회가 내건 취지도 경비업법 전면폐지와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한·중 FTA 저지 등과 같은 시국 현안이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대회사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정리해고 없는 세상, 노동법 전면 재개정, 민영화 저지 등을 해결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스스로 역대 가장 도덕적인 정권이라 했다, 도덕적이 아닌 도둑적인 정권"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어느 정부보다 심한 레임덕"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은 "대통령은 레임덕 현상도 자기가 만든 것인 줄 착각하고 있는 거 같다"며 "그냥 있어도 오는 레임덕을 스스로 만들어 재촉하는 이명박 정부에 어느 정부보다 철저한 레임덕 현상을 보여주는 투쟁이 오늘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의 노동탄압에 열배, 백배의 투쟁으로 항의하는 투쟁을 앞장 서 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원호 화물연대 지부장도 "태풍보다 무서운 것이 MB정권과 자본가들의 탄압과 착취"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제 태풍으로 농민들이 울상짓고 있지만 그것은 순간에 불과하다"며 "한미 FTA가 농민들을 죽이고있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이 땅의 민주주의는 영원히 말살될 것"이라며 "MB정부와 박근혜 후보 말고 노동자와 농민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9일 저녁 서면에서 열린 부산민중대회에는 1500여명이 모여 경비업법 전면폐기,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악법 개정, 한중 FTA 저지 등을 함께 외쳤다. ⓒ 정민규


박 지부장 뿐 아니라 참가자들은 최근 국민통합을 외치며 진보진영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향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고창권 통합진보당 부산시당위원장은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전태일 동상에 다가가자 그것을 반대하는 해고노동자의 멱살이 흔들리는 걸 똑똑히 봤다"며 "그것이 우리가 사는 이 땅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가 확실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아가자"고 말했다.

노동현장에서 터져나온 거침없는 말들도 다른 참가자들에게 전해졌다. 감경렬 부산건설기계지부 직무대행은 "우리 손으로 찍어서 만든 국회의원들이 우리를 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름에 묶인 자신들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현장에 가면 노동자지만 돈 줄 때는 사장이라 한다"며 "총파업을 통해 건설노조는 민주노총 깃발 아래 노동악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국석 일반노조 위원장도 "기업은 범점할 수 없을 만큼 비대해졌고 노동자의 삶은 생계유지가 안되게 위태해졌다"며 "정리해고는 노동조합을 떼고 비정규직을 늘리는데 악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이 철폐되도 용역업체 비정규직은 없어지지 않는다"며 "용역을 없애는 규제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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