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최후의 카드, 대한제국 칙령 제 41호
[서평] 독도는 우리 땅인가 <독도의 진실>
▲ <독도의 진실> 겉표지 ⓒ 소담출판사
독도가 우리 땅이란 사실을 증명하는 역사적 자료나 근거도 수없이 많은데, 대체 어떻게 된 사람들이 자기네 땅이라고 박박 우기는 걸까? 저들은 왜 우리의 독도가 '다케시마'라고 주장하는 걸까?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분노스럽고 터무니없지만, 또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엄연한 진실을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인정해주겠거니,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겠거니 믿기도 하지만, 솔직히 한편으론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나만 그런가?)
때론 진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을, 눈에 빤히 보이는 진실도 얼마든지 힘(돈이나 권력 등)으로 조작하거나 묻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살아본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우리보다 힘이 있고 그만큼 입김이 세다는 것을, 우방국이라 알고 있는 미국이 현재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일본 편을 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독도 문제'의 급소는 미국, 1900년 칙령 주목해야
대체 일본은 왜 끊임없이, 어떤 근거로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걸까? 우리의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보거나 우리의 말에 조금이라도 귀 기울인다면 일본의 망발임을 모르지 않을 텐데 미국은 왜 일본 편을 드는 걸까? 대체 일본은 어떤 비장의 카드가 있길래 지난 반세기동안 국제사법제판소에 제소할 것을 요구해 왔던 걸까?
꼭지를 도려내면 오렌지가 저절로 해체되듯 모든 일에는 급소가 있기 마련이다. 독도 문제의 급소는 바로 미국이다. 국제 질서나 국제 정의의 본질은 힘의 논리에 입각해 있고, 어제나 오늘이나 일본이 미국에 기대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변죽을 울릴 것이 아니라 미국의 입장부터 돌려놓아야 한다. 당초 미국이 일본을 편든 것은 앞에서 언급했듯 1905년 일본의 독도 편입을 합법적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은 독도가 조선 왕국의 일부였던 점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고, 미국은 그 논리를 받아들여 독도 문제에서 일본의 입장을 지지해 온 것이다.
따라서 그 논리를 깨면 된다. 우리에게는 그 논리를 깰 수 있는 카드가 하나 있다. 1900년에 반포된 대한제국의 칙령 제41호가 바로 그것이다. - <독도의 진실>에서
<독도의 진실>(강준식 저, 소담출판사 펴냄)은 일본인의 시각으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일본 편을 드는 미국' 그 이면을 파헤치고 분석하는 책이다.
저자가 일본인의 시각으로 독도 문제를 바라보고자 한 이유는 '독도를 다케시마라 명명, 자기네 땅이라 주장하는 일본의 입장과 역사적 배경'을 제대로 알아야 그들에게 제대로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일본이 독도가 다케시마요.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시점은 1905년이다.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도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 다시 말해 버려진 섬이라 자기들이 맘껏 어로활동도 하고 그러다가 자기네 땅에 편입시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5년 앞선 1900년에 고종은 '울릉도를 울도로 개칭하여 강원도에 소속하고, 도감을 군수로 개정하여 관제 중에 편입하고, 군등은 5등으로 할 일(제1조), 군청위치는 대하동으로 정하고 구역은 울릉 전도와 죽도, 석도를 관할할 일(제2조)' 등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를 반포, 독도가 우리네 영토임을 알린다.
말레이시아 사람들 66.7%, "독도는 일본땅" 대답
▲ 1900년에 반포된 '대한제국 칙령 제41호가 게재된 <관보>-책속 설명 ⓒ 출판사 제공
책은 대한제국 칙령 제41호가 반포되던 당시를 시작으로, 당시의 상황, 석도로 반포된 정황, 역사 속 독도 등을 조목조목 설명함으로써 과거의 독도의 진실은 물론 오늘날의 독도의 진실에까지 닿고 있다.
독도는 정말 우리 땅인가? 저자에 의하면 '독도는 우리 땅이 아니다. 우리 땅은 독도가 아닌 독섬 혹은 석도. 일본이 우리 땅 석도를 독도라고 최초로 표기, 석도를 증발시켜 버리는 한편 다케시마로 둔갑시켜 자기네 땅이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어로 독도에 대한 5000여 종의 자료를 발간·배포하고, 세계 각국의 지리부도나 지도책에 영향을 주는 외교적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며, 동해와 태평양해역의 국제 해도를 제작하여 세계에 보급하는 '조용한 외교'를 꾸준히, 그리고 착실히 진행해온 것은 오히려 일본 정부였다. 그럼 '조용한 외교'를 표방해온 한국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해왔나? 한 것이 별로 없다. 그저 손 놓고 아무 일도 안 하면서 말만 멋있게 '조용한 외교'라고 위장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다 문제가 터지면 앞에 언급했듯이 책상 서랍에 넣어둔 수첩을 꺼내 거기 적힌 아이디어 항목이나 주르르 발표하고 세상이 잠잠해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복장 터지는 외교다. - <독도의 진실>에서
이런 부분도 눈에 띈다. 저자에 의하면 '분쟁지인 독도가 어느 나라 소유냐는 질문에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66.7%, 호주 사람들은 58.8%,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55.6%, 필리핀 사람들은 54.5%가 일본 땅'이라고 대답했다는 자료가 있다는 것. 이것은 우리 정부의 이와 같은 복장 터지는 외교의 결과 아닐까?
지난 반세기 동안 국제사법재판소에 공동제소할 것을 제안해오던 일본은 우리가 들어주지 않자 얼마 전 단독 제소하겠노라 발표하기도 했다. 참고로 이럴 경우 국제사법재판소의 판사 15명 중 1명이 일본인이고, 그곳 운영비 대부분을 일본이 지원해왔기 때문에 일본이 전적으로 유리할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우리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일본과 쿠릴열도 분쟁을 벌이는 러시아와 일본과 센카쿠열도 분쟁을 벌이는 중국과 대만, 그리고 북한 정도가 고작. 그런데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여러 정황상 우리는 불리한 처지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독도의 진실>은 이처럼 어쩌면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억지를 쓰는 이유, 우리를 만만하게 볼 수밖에 없는 우리의 허점, 원래 없었던 독도의 탄생과 사라진 석도, 미국이 일본 편을 들게 된 배경과 결정적인 근거, 우리 역사속의 독도의 진실과 현재 독도가 처한 현실을 조목조목 들려준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덧붙이는 글
<독도의 진실>ㅣ강준식 씀 | 소담출판사 | 2012-07-30 l 정가 15,000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