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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영, 결국 KBS 이사장으로... 새노조 "KBS 사망선고"

학력 사칭 등 각종 비리 의혹에도 여당 이사 단독 표결로 밀어붙여

등록|2012.09.05 10:05 수정|2012.09.05 10:37
'비리종합선물세트'로 불리며 지난 7월 KBS 이사 선임 이후 자격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길영 전 KBS 감사가 5일 결국 KBS 이사장으로 선임되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이하 KBS 새노조)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감히 상상도 못한 일이 지난 밤 사이에 벌어졌다"면서 "온갖 비리와 부정, 의혹투성이인 이길영 전 감사가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야당 이사들의 주장을 무시한 채 여당 이사 7명만 표결에 참여해 KBS 이사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새노조 "이길영 이사장 인정 못해... 퇴진투쟁 돌입"

▲ 지난 4일 KBS 새노조가 이길영 이사의 이사장 선임에 반대하며 사내집회를 열고 있다. ⓒ KBS 새노조


이사장 선출을 위해 지난 4일 열린 KBS 9기 이사회 첫 회의는 자정을 넘겨 장장 9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KBS 이사 11명 가운데 여당·야당 추천 비율은 7 대 4.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길영 이사의 학력 사칭 등 각종 비리 의혹을 문제 삼으며 격론을 벌였지만 수에서 밀렸다. 결국 야당 이사 4명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여당 이사 7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그동안 KBS 새노조와 야당은 이길영 이사가 대구 지역 명문고 출신임을 '사칭'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지난 3일과 4일에는 '국민산업학교' 출신인 이 이사가 '국민대학교'를 나왔다며 '허위학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지난 8월 30일 KBS 새노조는 이길영 이사와 관련, ▲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특정정당(당시 한나라당) 경북도지사 후보였던 김관용 후보자의 선대본부장과 인수위원장 역임 ▲ 보도국장 시절 문공부 홍보정책실과 접촉해 특정정당의 뉴스 할당 정도 및 순서 등을 협의하는 등 KBS 뉴스의 독립성과 공정성 침해 ▲ 2008년 감사원 감사 결과, 대구경북한방진흥원장 시절 친구 아들을 부정 채용한 사실이 밝혀져 감봉 3개월 중징계 ▲ 다닌 적도 없는 지역 명문고를 사칭했다는 의혹 등을 문제 삼아 방송통신위원회와 KBS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4일 낮에는 이길영 이사의 이사장 선임에 반대하는 사내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길영 이사장 선임에 대해 KBS 새노조는 "KBS는 사망선고를 받은 것에 다름없다"며 반발했다.

남철우 홍보국장은 "이길영 이사장 선출은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켜 12월 대선에서 편파·불공정 방송을 통해 정권을 잡으려는 사전 각본에 의해 여당 이사들이 일사분란하게 꼭두각시 놀음을 한 것"이라면서 "비리와 부정으로 점철된 가면인생을 살아온 이길영씨를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남 국장은 "이길영씨를 10월 국정감사 증인으로 세워 국민들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며 "이길영씨가 KBS에 한발도 들일 수 없도록 퇴진투쟁에 돌입할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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