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희생만 강조"... 이화의료원 노조, 파업 돌입
5일 밤샘 조정회의 끝에 조정 중지 선언... 보건의료노조, 전국 상경투쟁 예고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화의료원지부는 밤샘회의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5일 오전 출정식을 시작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출정식에서 나순자 지도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 김병현
"의료원은 노동자들의 희생만 강요합니다. 의료원 경영이 어렵다는 요구에 따른 임금삭감 등 저희의 노력에도 재단은 300억 원이라는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적립금 아닙니까? 의료산업에 종사한다는 자부심과 긍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화의료원지부는 5일 오전 6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밤샘 조정회의에도 노사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출정식을 시작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8월 29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노조는 태풍 볼라벤·덴빈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파업을 일주일 연기했다. 이후 노조는 매일 교섭을 제안했다. 노사 간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파업을 시작했다.
이날 출정식에서 나순자 지도위원(전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측은 어느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효력이 없는 사후조정을 내일(6일) 오후에나 하자고 한다"며 "협상 의지가 있다면 오늘이라도 당장 제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결국 '너희가 파업대오를 얼마나 유지하는지 보겠다'는 것"이라며 "(사측이) 현장에서 파업 참가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화의료원지부는 밤샘회의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5일 오전 출정식을 시작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출정식에 참가한 조합원들의 모습. ⓒ 김병현
노조 측은 ▲ 인력충원 ▲ 근로시간 준수 및 초과근로수당 지급 ▲ 보육수당 지급 ▲ 비정규직 정규직화 ▲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 낮은 보험수가 ▲ 인구당 병상 수 증가 ▲ 임의 비급여 문제 등을 거론하며 '현재의 경영 여건이 심각한 위기 수준이고, 앞으로 호전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취하며 노조의 요구 사항에 대해 수용불가의 뜻을 밝혔다.
한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5일 오후 2시 '산별교섭 법제화와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국회 앞에서 열고, 오후 4시 '이화의료원 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의료노조 결의대회'를 이화의료원 로비에서 진행한다. 또한 "산별교섭을 거부하고 불성실한 교섭 태도가 계속될 때에는 10일 전국 상경투쟁을 전개할 것"이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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