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대책 마련에 머리 싸매는데 쌀이 웬말"
태안유류대책위연합회, 삼성중공업 지원물품 군수가 직접 받은 데 반발
▲ 지난 6일 태안군유류대책과 회의실에서는 충남도 서해안유류사고지원본부 주관으로 충남 6개 피해시군 피대위와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법 개정을 위한 난상토론을 벌였다. 같은 시간 태안군수실에서는... ⓒ 김동이
▲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직접 쌀 1만포를 전달받고 있는 진태구 태안군수.(왼쪽) 이를 두고 특별법 개정과 지역경제활성화사업, 대삼성 대응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는데 태안군의 상징성 있는 군수가 직접 받았어야 했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 태안군 제공
"한쪽에서는 특별법 개정해서 삼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삼성으로부터 쌀을 받았다는 것, 그것도 실무선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을 군수가 직접 받았다는 것은 상당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
유류피해 관련 특별법 개정과 관련해 충남 6개 피해시군 피해대책위원회와 시군 공무원, 충남도 서해안유류사고지원본부 관계자 등이 한데 모여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던 지난 6일 오전 10시 20분경 태안군수실에서는 삼성중공업 박영헌 부사장이 방문해 시가 2억 원 상당의 쌀 1만 포대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삼성출연 기금 5000억 원 등 삼성의 도덕적 책임을 이끌어내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는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 피대위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진태구 태안 군수가 삼성으로부터 직접 쌀을 전달받은 것을 문제삼고 있는 것. 태풍과 집중호우 등의 재해로 인한 피해주민을 위해 쌀을 지원한다는 명분이지만 굳이 진 군수가 직접 나서서 쌀을 받아야 했느냐는 것이다.
유류피대위연합회 문승일 사무국장은 "현재 유류대책위연합회는 물론 범정부, 국회 차원에서도 유류특위가 구성돼 삼성을 압박하는 단계인데 태안군의 상징성 있는 태안군수가 삼성으로부터 쌀을 받은 것은 심지어 (삼성에 대한) 긴장과 경계가 풀어질 수 있는 상당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국장은 "보령시의 경우에는 삼성이 기부한 물품에 대해 거부, 이미 사놓은 물건을 삼성이 직접 원산도 등 자매결연마을에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인데도 군수가 직접 받은 것은 쌀 몇 포대에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다, 정 받으려면 과장이나 실무급에서 접수하는 형태로 받아야지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에서 가해자가 순수한 의미로 기증했겠나"라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덧붙여 문 국장은 "더군다나 한쪽에서는 특별법 개정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데 같은 시간에 군수가 쌀을 받은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삼성발전기금 5000억 원 문제도 있고, 국회, 군의회에 유류특위가 구성돼 활동을 하고 있는 시기에 이러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라고 하소연했다.
지재돈 유류피해대책위공동연합회장도 "올해 수산종묘 사업비 8억 원도 안 받고 있는데, 이번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쌀을 받은 것은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한편,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는 태안군수가 직접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쌀을 전달받은 것과 관련해 오늘(11일) 오후 3시 15개 피대위단체장이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충남도서해안유류사고지원본부 회의실에서 열고 단체장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대책마련에 들어간다.
태안군유류피해대책지원과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특별법 개정 토론회 당시 받았다고 하는데 주민복지과에서 받은 것으로 알고 있고 우리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태안군 관계자는 "유류피해와 관계없이 우리 지역이 태풍과 집중호우로 피해를 많이 입고 해서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고 순수하게 받아들인 것"이라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송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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