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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천 청탁 명목 41억 수수 양경숙 구속기소

양경숙 "대표경선때 이해찬측 지원에 수억원 지출" 진술

등록|2012.09.14 16:29 수정|2012.09.14 17:28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김승욱 박경준 기자 = 민주통합당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14일 민주통합당 공천을 약속하며 40억여원을 받은 혐의(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로 '라디오21' 편성본부장 양경숙(51ㆍ구속)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양씨에게 공천을 부탁하고 돈을 건넨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양호(56ㆍ구속)씨, H세무법인 대표 이규섭(57ㆍ구속)씨, 부산지역 시행업체 F사대표 정일수(53ㆍ구속)씨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이양호씨로부터 10억9천만원, 이규섭씨 18억원, 정씨 12억원 등 총 40억9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중간수사결과에 따르면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양씨를 만난 자리에서 당대표 경선과 관련해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양씨는 상당한 경비를 들여 모바일 선거인을 다수 모집했고 그 현황을 수시로 박 원내대표에게 보고했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양씨와 박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3천849건, 전화통화는 53통으로 파악됐다.

양씨는 지난 1월 박 원내대표 명의로 24회에 걸쳐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 11만6천259건을 발송했으며 경비로 수억원을 지출했다.

검찰은 이들 4명으로부터 "지난 3월15일 박지원 대표에게 비례대표 공천을 직접 부탁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서면조사했다.

박 원내대표는 서면조사에서 "이씨 등이 공천을 신청한 것은 알았지만 공천을 약속한 적은 없고 양씨가 이들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도 몰랐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씨가 40억여원 중 20억여원을 선거관련 사업에, 10억여원을 모바일 경선단 모집에, 5억여원을 라디오21 등 운영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나머지 6억여원이 자금세탁을 통해 현금화된 사실을 밝혀내고 정치권 유입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현금 6억여원이 들어갔을 것으로 의심할 만한 사용처를 포착, 관련자 2~3명을 피의자 또는 피혐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씨는 또 지난 6월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 이해찬 후보 캠프를 돕던 인터넷언론 '프레스바이플' 박모 편집위원으로부터 긴급지원 요청을 받고 해외에서 급거 귀국, 4만여명의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하는데 수억원을 지출했다고 진술했다.

대검 중수부는 양씨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모바일 투표 선거인 모집을 지원하고 비용을 사용한 행위와 관련, 해당 자료를 서울중앙지검 공안부로 인계해 정당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게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양씨가 유럽여행 중 5월29일 일시귀국했다 이틀 후에 다시 출국했는데 하루 만에 많은 선거인단을 모집했다는 것은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며 "양씨의 진술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면서 민주당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중수부의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육하원칙에 맞춰서 야당대표와의 연관성을 밝히는게 최소한의 의무"라며 "검찰은 정신차리고 민망한 짓을 그만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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