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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인들, 원주에 모이다

한국문협 전국대표자회의·치악산 생명문학제 등 열려

등록|2012.09.24 13:46 수정|2012.09.24 14:31

문인대표자회의한군문인대표자회의에 앞서 식전행사로 원주시립합창단의 공연하는 모습 ⓒ 김학섭


지난 22·23일 양 일간 생명의 산 치악산을 품은 도시 원주에서 풍성한 가을잔치가 벌어졌다. 밤이 깊도록 거리에는 노래가 흐르고 실내에는 문학이 피어나 원주시는 새로운 문화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22일 오전 8시 10분, 문인들을 태운 버스가 번잡한 도시 서울을 떠났다. 들판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지만, 군데군데 태풍이 쓸고간 흔적이 남아 있다. 잠시 농부들의 노고를 생각해 본다. 산과 들에는 가을이 당도했지만 뿌연 안개가 여름의 끝을 붙잡고 있다.

한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원주시, 마침내 목적지인 인터불고호텔, 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컨벤션홀에는 먼저 와 있던 원주 문인들이 서울 손님을 반갑게 맞는다. 이번 행사는 원주시와 원주문인협회의 도움으로 이곳에서 열리게 된 것. 치악산은 뿌연 안개가 걷히자 웅장한 자태를 뽑내고 있다.

문인대표자회의 정종명 문협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금년이 창립 51주년이 되는 해라며 앞으로 문인권익옹호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 김학섭


오후 2시 30분, 350여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차윤옥(문협사무국장) 사회로 제32차 문협전국대표자대회가 열렸다. 식전 행사로 원주시립합창단의 공연에 이어 정종명 문협이사장은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올해는 문협 창립 51주년이 되는 해로 문협은 광역시 단위 17개, 군구단위 166개 지회 회원수 1만2천 명을 두고 있는 큰 단체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정통문학 단체에 맞는 소임을 감당하기 위해 저작권 보호, 문인기념공원 조성 등 이에 관련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문인권익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문인들의 노후 생활과 재능 기능 활동에 초점을 맞춘 평생교육원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축사를 통해 "원주를 찾아주신 문인들에게 감사한다"며 "원주시는 교통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 도시로 생명의 산 치악산을 비롯해 수려한 자연경관을 많이 품고 있는 문향의 도시"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원주를 소재로 많은 작품을 만들어주길 당부한다"며 "20만 평의 화훼 단지가 조성되면 원주는 꽃의 도시로 더 아름답게 태어나게 되며 특히 2018년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서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문인대표자회의 문인이 되었더라면 더 빨리 시장이 되었을 거라며 문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생명의 도시 원주를 소재로 많은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 김학섭


문인대표자회의22일밤 다이내믹 페스티벌이 원주시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화려하게 열리고 있다. ⓒ 김학섭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상문 부이사장의 축사에 이어 한상렬 수필가의 특강이 진행됐다. 한상렬 수필가는 "오늘날의 수필은 질적 향상과 양적 팽창이 함께하고 있으나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한다"라며 "수필 문학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대전환과 본질을 투시하는 페러다임의 탐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인대표자회의 홍성훈 아동문학가 시낭송을 하고 있다. 아리랑을 목놓아 부를 때는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 김학섭


이 행사에 앞서 제10회 치악산생명문학제와 원주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제1회 생명문학제도 열렸다. 이무권 원주 문협지부장은 "앞으로 생명문학제를 생명의 계절인 5월에 실시하기로 했다"며 문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했다.

엄창섭 시인(전 관동대 교수)은 축사를 통해 "생명 통신과 문인의 역할에서 여울 속의 물도 함부로 움직이면 물 흐름의 속도와 소리가 달라지듯 생활 위주의 편리만 고집한 비열한 이기적 인간행위는 거대한 자연을 역행 모천회기의 반란으로 보복을 당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밤 원주 거리는 온통 신나는 음악으로 가득했다. 군과 함께하는 춤추자 거리에서, 놀자 시장에서, 라는 다이내믹 패스티벌이 원주 재래 시장을 중심으로 화려하게 열렸다.

행사는 23일 박경리 토지문학관과 한지공예전시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루가 지났는 데도 어느 새 가을이 한걸음 성큼 다가온 듯하다. 저만치 치악산의 높은 봉우리가 가을 볕에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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