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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산단 폭발사고로 인근 주민 대피

백현리 환경자원화시설 40여 명 등 수백명 대피... 농산물 피해도 막대할 듯

등록|2012.09.27 22:38 수정|2012.09.27 22:38

▲ 구미시환경자원화시설에 대피해 있는 주민들이 산동면사무소에서 지원한 식사를 하고 있다. ⓒ 조정훈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구미산단 4단지 내에 있는 공장에서 불화수소산(불산)을 주입하던 중 탱크로리가 폭발해 가스가 유출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산동면 봉산리 및 임천리 주민 40여 명이 인근 산동초등학교로 대피했다가 숙박시설이 미비해 백현리에 있는 구미시환경자원화시설로 대피해 있는 상황이다. 40여 명 외의 다른 주민 수백여 명은 구미시와 인근 지역의 친인척 집으로 대피했다.

봉산리 주민 김 아무개(36)씨는 "집에 있어 폭발 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4시쯤 사이렌 소리가 나고 대피하라는 마을 이장의 방송이 나와 문을 꼭 잠그고 있다가 5시 넘어 대피했다"고 말했다.

공장과 불과 20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봉산리 주민 김정준(52)씨는 "폭발사고가 난 뒤 사람 살리라는 고함 소리를 들었다"며 "불산 가스가 덮쳐 밭의 대추나무 잎이 붉게 변하고 차의 유리창도 뿌옇게 묻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집에서 대피할 때 소와 강아지가 거품을 물고 있어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어쩔수 없었다"며 "농산물 피해도 얼마나 될지 몰라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산동면 즉림리 주민 유택환씨는 "소방서에서 의용소방대 긴급 호출을 알리는 문자가 와서 알았다"며 "의용소방대 대원들이 모여 주민대피를 돕고 있지만 현장 상황은 잘 몰라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 구미산단 4단지의 화학공장 폭발사고로 구미시환경자원화시설 내에 대피해 있는 주민들을 위해 대한적십자사 구미지사가 담요, 체육복 등 100세트의 구호물품을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 조정훈


구미적십자사는 담요와 체육복 등의 긴급구호품 100세트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산동면사무소는 주민들을 위해 저녁을 준비했다.

한편 폭발이 일어난 휴브글로벌 공장 인근은 불산 가스가 바람에 날리면서 숨을 쉬기 힘들 정도의 독한 냄새가 나 방독면을 쓰지 않으면 다가갈 수 없을 정도다. 불산은 신체의 수분과 만나면 수분 속의 수소와 빠르게 결합하며 뼛속까지 침투해 심하면 신체를 절단해야 하는 등 치명적인 화학약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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