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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한 50대-버려진 20대, 투표소에서 맞붙는다

[이털남 190회] 진중권-김성식 '전방위 토크'... "올 대선은 세대 간 대결"

등록|2012.10.01 12:32 수정|2012.10.01 12:32
'세대 담론'은 선거철 유권자 공략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하나다. 이번 대선에도 세대별 지지 성향 차이에 따른 다양한 선거 전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30대 청년층과 50~60대 노년층 표심의 양분 현상은 지난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끊임없이 제기됐다. 또, 여론조사로도 실증돼 '세대 대결'이라는 이름으로 선거철마다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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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정치세력, 세대 간 단층을 봉합하려는 시도가 부족"

▲ 지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날인 4월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제4투표소에서 한 초등학생이 부모가 기표하는 동안 옆에 서서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진행된 금요일의 '전방위 토크' 코너에서 이런 세대 담론의 배경과 대선 정국에 미칠 영향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대담자로 참여한 김성식 전 의원은 "문화·생활양식에서 세대 간의 차이도 있지만, 기성 정치세력들이 그동안 세대 간 단층을 어떻게 봉합 또는 통합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의미 있는 노력을 하지 못했다"며 "정치권이 전보다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을 통해서 세대별 담론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또 한 명의 대담자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서구의 경우 농경사회→산업사회→정보사회로 넘어가는 텀이 매우 길었지만, 한국에서는 한지붕 아래 3대가 다 있다"며 "2002년 대선부터 정보화 세대가 정치적 주류성을 보이면서(세대 간 대결이) 떠오르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흔히 '세대 경험'이란 세대 구성원들의 의식을 규정하는 고유한 경험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먼저 현재 50대를 이루고 있는 '475 세대'(2000년대 기준으로 40대에, 7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50년대에 태어난 세대)의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시대 당시 20대를 보냈던 이들이다. 이들 장년 세대는 보수적인 정치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세간의 일반적인 분석.

김 전 의원은 "좀 더 정확하게 보면 보수화가 아니라 '현실화'라고 표현해야 한다"며 "유신의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고 기본적인 변화의지는 있는 세대지만, 민주정부를 겪으면서 '바꿔 봐도 별수 없다'는 인식이 있다"고 분석했다. 50대에 대한 일반적인 분석에 다른 차원의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의 말에 따르면 50대는 양면성이 있다. 그들이 산업화를 통한 고도성장을 함께하면서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지님과 동시에 독재 정권의 트라우마가 짙게 드리운 세대인 것.

"20대, 더 많은 이가 투표에 참여하게 될 것"

▲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 녹음실에서 김성식 전 의원과 진중권 교수. ⓒ 권우성


한편,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말이 오가는 세대는 '386 세대'라고 볼 수 있다. 2007년 대선에서 386 세대가 민주당에 힘을 보태지 못하면서 '변절'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진 교수는 "반정부적인 걸 넘어서 반체제까지 갔던 '이념 세대'였는데 체제 내화를 위해 권력층에서 '아파트라도 한 채' 준 측면이 있다"며 "한편으로는 체제를 엎어봤다는 변혁의 기질이 있지만, 점차 기성세대로 편입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평했다. 민주화 운동을 거친 세대였지만, 민주화 이후 안정을 희구하는 성향이 드러나고, 기성세대에 내화 됐다는 분석이다.

20대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진 교수는 "지금 20대는 시장에 '버려지는 세대'"라며 "그들은 집단적으로 저항하기보다는 개인이 어떻게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방식으로 사회를 바라본다"고 평했다. 그는 "20대에게는 경제 이슈도 중요하지만, 현실과 가상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정치를 게임처럼 바라보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전 의원은 "젊은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수평적인 소통을 중시한다"며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생각과 더불어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새누리당은 굉장히 절망적인 수준"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한편, 진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세대론 자체에 불신이 있다"며 "20대의 경우 '대의'가 약화되면서 결정적으로 모럴(집단적 도덕 심리)에 대한 문제가 생기고, 우리 편이 아닌 사람을 대할 때 굉장히 적대적이기도 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치권은 유동층을 끌고 나가거나 세대 규합을 꾀하지만, 20대 내부에는 과거와 같은 이념적 진영논리가 아닌 새로운 차원의 적대적 진영논리가 내재돼 있다는 이야기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선거는 세대 담론의 차원으로 정치 구조를 변혁하는 데 아주 중요한 선거"라며 "더불어 세대 간 대결이 격렬한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20대는 더 많은 이가 투표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386 세대가 이루지 못했던 세대 규합을 자신들의 세대 의식 차원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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