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대전 온 문재인, 염홍철 시장 만나 '비공개 회동'

염 시장, 문 후보 지지하나?... 양측 모두 "정치적 해석 말라"

등록|2012.09.28 19:43 수정|2012.09.28 19:43

▲ 대전을 방문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염홍철 대전시장을 만나 회동을 가졌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대전역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대전을 방문해 염홍철 대전시장을 만났다. 양 측 모두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충청권 공략이 절실한 문 후보와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할 수도 있다'고 선언한 선진통일당 소속의 염 시장의 만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 후보는 28일 오후 대전역에 도착해 한국철도공사대전충남본부 1층 VIP룸에서 염홍철 대전시장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두 사람의 대화는 경희대학교 선후배로서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먼저 문 후보가 "염 시장님은 저에게 학교 선배이시기도 하고, 옛날에 <제3세계와 종속이론>이라는 좋은 책을 쓰시기도 한 훌륭한 분"이라며 "대전시 행정이 방대해 요즘 고생이 많으시죠?"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에 염 시장은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넨 뒤 "저희 대전시는 각 대선후보들에게 지역현안을 공약으로 반영해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현안을 건의하게 되면 관심 있게 봐달라"고 말했다.

이어 염 시장은 충남도청 이전에 따른 도청이전부지 활용 방안,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예산 증액 및 부지매입 예산반영 등 지역현안에 대해서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문 후보는 "과학벨트는 우리 국가의 미래성장 동력이면서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국책사업"이라며 "지방의 사업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국가 전체를 위한 국책사업인데 예산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않고, 더군다나 부지매입비를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하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지매입비뿐만 아니라 1/3로 축소된 예산도 국가가 제대로 책임을 져야 당초 목표했던 효과도 나타날 것이다, 앞으로 제가 정권을 교체해내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 같은 문 후보와 염 시장의 대화 이후부터는 '비공개 회동'으로 전환되어 약 20분가량 진행됐다.

문재인 "경희대 선후배 사이... 우연히 만나 인사 나눈 것"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대전역 플랫폼에서 귀성객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충남 논산 육군논산훈련소를 방문해 훈련병들에게 점심 배식을 하고 있다. ⓒ 남소연


회동을 마친 염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전역에 방송 스케줄이 있어서 나왔다가 문 후보가 도착하다고 해서 우연히 만났을 뿐이다, 다른 후보들도 비슷한 경우가 생긴다면 저는 당연히 만날 것"이라며 "정치적인 해석은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더 이상의 구체적인 대화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문 후보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염 시장은 참여정부 대 중소기업특별위원장도 하셨고, 저와는 경희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셔서 친분이 많이 있다"며 "그러나 마침 그분도 대전역에서 일정이 계셔서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눈 것이다, 특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양측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두 인사의 만남은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특히 선진통일당 소속 염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 선진당 소속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 등과 협의하여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지원하기로 합의가 된다면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염 시장은 '당적변경'과 관련해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2012년 총선에서 참패하여 미니정당으로 전락한 선진통일당에 염 시장이 계속해서 몸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이번 대선국면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정당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던 것. 염 시장은 최근 자신의 특보에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던 인사를 임명해 민주당 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미묘한 시기에 가진 비공개 회동의 정치적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염 시장과의 회동을 마친 문 후보는 대전역 광장과 대합실, KTX 플랫폼 등을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또한 문 후보는 대전역을 방문하기에 앞서 충남 논산 연무대 육군훈련소를 방문해 훈련병들과 점심을 함께 먹으며 격려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