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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만난 박근혜 "<피에타> 어땠어요?"

BIFF 개막식 참석... 문재인은 영화인들과 간담회도

등록|2012.10.04 23:40 수정|2012.10.04 23:52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4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리고있는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 BIFF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4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장을 찾았다. 오후 7시께 개막식장에 모습을 드러낸 문 후보는 문성근 민주당 상임고문과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과 함께 레드카펫 위에 섰다.

카메라와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든 문 후보는 레드카펫 위를 지나 행사장 가장 앞에 위치한 자신의 자리로 이동했다. 곧이어 박 후보가 10여명의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행사장 입구 포토존에 섰다. 사진 촬영을 마친 박 후보도 레드카펫을 밟고 문 후보 옆에 위치한 자신의 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곧이어 행사장 앞에서 마주한 두 사람은 웃으며 서로 악수를 했다.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두 후보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리에 앉은 두 후보는 소란스러운 행사장에서 서로 귓속말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 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는 대선 후보들 ⓒ 이정민


개막식이 끝난 뒤 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후보와 피에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지난 추석 연휴에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관람한 문 후보를 향해 박 후보가 "영화가 어땠느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제가 보기에 고통스러운 영화다"라고 답했다는 것. 

이어 두 후보는 "앞에 앉으니 스크린이 위에 있어 목이 아프다"는 말을 나누는가 하면 경호를 뚫고 박 후보에게 접근해 민원을 늘어놓던 관람객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고 문 후보는 전했다. 대선과 정치 등에 관한 민감한 이야기는 배제한 채 가벼운 대화를 나눈 두 후보는 오후 7시 50분 개막식이 끝나자 함께 자리를 떠났다.

문재인 "스크린쿼터 축소, 정말로 미안했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4일 저녁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뒤 영화인들과 함께 한 간담회 자리에서 이야기를 듣고있다. ⓒ 정민규


박 후보가 특별한 일정 없이 부산을 떠난 반면 문 후보는 영화인들과의 간담회를 마련했다. 해운대구 중동의 한 횟집으로 자리를 옮긴 문 후보는 영화인과 만나 영화와 문화 산업 발전에 대한 자신을 의견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문성근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비롯해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정지영 감독,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 이준익 감독, 이준동 파인하우스필름 대표 등 영화인 20여 명을 포함해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부산을 영상문화도시·영상산업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개막식을 했던 센텀지구에 영화의 전당을 만들고, 영화 후반부 작업시설을 입주하게 하고 영화진흥원·영상물등급위원회 등 영화 관련 공공기관을 이전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문 후보는 "정부가 의지와 뚜렷한 목표를 갖고 지원을 하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는 스크린쿼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하며 "그 문제(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해서는 정말로 미안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문 후보는 "국산 영화 점유율이 57%에 이르러 스크린쿼터가 문제가 안 될 만큼 잘 되고있어 정말 다행스럽다"며 "한국 영화가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 같아 영화인들에게 축하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4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후 영화인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 ⓒ 정민규


그러면서 문 후보는 "한편으로 잘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면에 영화인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다"며 열악한 비상업 영화 제작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문 후보는 지병과 생활고로 숨진 고 최고은 작가를 언급하며 "일반 산업 노동자들은 실업보험과 사회보험 혜택을 받는데 영화산업 노동자들은 그런 혜택을 못 받고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산업 노동자들의 실업보험과 같은 보조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산업이) 출마선언 때 말했던 창조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고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산업을 어떻게 발전시켜야하는지, 처우는 어떻게 좋아지게 할 수 있는지, 정부의 지원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들려주시면 제가 공약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듯 하다"고 말했다.

인사를 마친 문 후보는 영화 <부러진 화살>을 만든 정지영 감독의 건배사에 맞춰 잔을 부딪히고 맥주를 들이켰다. 이후 비공개로 영화인들과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눈 문 후보는 오후 10시 30분 모든 일정을 마치고 부산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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