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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수장학회 이사장 시절 11억원 불법수령"

[국정감사-교과위] 박홍근 의원 주장... 장학금 조건으로 박정희 우상화교육 강요 의혹

등록|2012.10.05 11:20 수정|2012.10.05 15:26

▲ 부일장학회 설립자인 고 김지태씨의 부인인 송혜영씨(맨 오른쪽)와 유가족들이 지난 9월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권력을 동원해 탈취한 장물이다"며 원상회복과 사회환원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교과위) 국정감사가 시작되자마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정수장학회의 관계를 두고 여야 의원 간 공방이 오갔다. 이 가운데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 재직 당시 수령한 11억여 원이 불법수령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은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정수장학회로부터 제출받은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박 의원은 "박 후보가 1995년~2005년 정수장학회 이사장 재직 당시 받은 11억3720만원이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과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정수장학회 등 공익재단의 설립과 운영의 근거가 되는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은 제정 당시인 1975년부터 보수지급의 대상을 상근 임직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비상근 이사장이었던 박 후보가 통상의 범위를 벗어난 거액의 보수를 수령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또한 국회의원 윤리강령인 '국회의원 윤리 실천규범'은 개인·단체 또는 기관으로부터 통상적이고 관례적인 기준을 넘는 사례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2005년 서울시교육청이 벌인 정수장학회 감사 결과도 박 후보의 보수가 "공익법 취지나 사회통념상 과다"하다며 "부적정하게 지급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박 후보가 이사장 재직 당시 받은 보수를 증빙할 수 없는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의문도 제기됐다. 박 의원은 "1998~2005년 공직자 재산공개자료를 살펴보면, 정수장학회 보수에 관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1998년 국회의원에 당선돼 공직자 재산공개대상자에 포함됐다.

박홍근 의원은 "거액의 보수를 불법으로 수령한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상관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태도"라며 "박 후보의 자금 제공처로 사유물이나 다름없는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이제라도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박 후보가 1995~2005년까지 정수장학회에서 받은 보수·사례비·판공비는 총 12억1000만 원이고, 2000년부터는 상근 이사장으로 매주 출근하며 이사장 의무를 다했다"며 "비상근에서 상근으로 변경되면서 판공비를 급여로 지불했기 때문에 보수가 대폭 인상된 것처럼 보인다"고 박 후보를 감쌌다. 

유기홍 "정수장학회, 장학금 조건으로 박정희 우상화 교육 강요해"

정수장학회가 장학금을 조건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우상화 교육을 강요하며 박근혜 후보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장학생들에게 은연 중 강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받은 2010~2011년 청오회 소식지인 '청오이야기'를 분석한 결과, 장학금 제공을 명분으로 박 전 대통령의 철학을 강요하고 각종 행사 참석을 강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청오회는 정수장학회 장학생 모임으로 매년 400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한다. 유기홍 의원에 따르면, 정수장학회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청오회에 들어가게 된다.

청오이야기에 실린 장학생 기고글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을 묵념하거나 찬양하는 내용들이 눈에 띈다.

경상대 최아무개씨는 "경북대에서 식사를 하고 고 박 전 대통령의 동상에 묵념했다"고 서술했다. 목원대 박아무개씨는 "박 전 대통령님께서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 당시 경제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기업인들을 도모해서 이러한 단체를 만들었다고 한다"며 "이 단체(청오회)를 만드신 박 대통령님 모두가 너무나 고맙고 이런 은혜를 나중에 꼭 갚겠다"고 다짐했다.

면접에서 정수장학회 행사 참여를 강요하는 서약이 이뤄졌다는 증언도 공개됐다. 유 의원에 따르면, 전북대 박아무개씨는 1박2일 면접 후기 글에서 "행사 참여에 대한 서약 부분에서는 대답하기 어려웠다, 무슨 일이 있어도 행사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수장학회는 장학생 선발 면접시에 '박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정수장학회가 청오회를 정치성이 강한 조직으로 운영했다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청오회 회원들은 매년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거나 박정희·육영수 추도식에 참석한다. 특히 청오회는 2007년부터 이러한 행사와 관련해 출석부를 작성하고 장학생들에게 행사 후기를 받기 시작했다.

유기홍 의원은 "시기적으로 보면 박 후보가 2005년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한 시점"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정수장학회-청오회로 연결된 고리를 확인하기 위해 ▲ 행사 일정표 ▲ 행사 관련 동영상 ▲ 정수장학회 회계장부 ▲ 학생서약서 ▲ 서약 위반시 조치 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며 "최필립 이사장이 국정감사장에 나와 이같은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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