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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출신 걸그룹 멤버, 정체불명 회사에 취업?

[국감-교과위] 박홍근 의원, "특성화고 '묻지마 취업' '가짜 취업' 만연... 감사원 은폐"

등록|2012.10.05 13:51 수정|2012.10.08 10:19
ㄱ특성화고등학교 교사는 2012년 졸업생 취업현황을 확인하는 하는 도중 놀랄 만한 사실을 발견했다. 유명 걸그룹 멤버인 ㄴ양이 '지훈이네'라는 회사에 취업된 것으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가 직접 '지훈이네'를 통해 사실을 확인해보려 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지훈이네'라는 상호명의 회사는 없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중 하나인 특성화 고등학교 취업률 성과가 상당 부분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감사원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교육과학기술부의 요청으로 감사 결과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홍근 의원(민주통합당)은 5일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낸 보도자료에서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취업실적 압박에 시달린 특성화고 현장에서 '묻지마 취업'과 '가짜취업' 행태가 만연했다"고 주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2010년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499개 실업계 고등학교를 특성화고로 재편했다. 이어 고졸취업문화 정착과 확대를 위해 특성화고를 집중 지원, 2011년 특성화고 취업률은 40.2%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특성화고 취업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핵심치적의 하나로 제시해왔다.

취업중 3명 중 1명은 조기퇴직... 가짜취업 사례도 다수

그러나 박홍근 의원이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취업생 이름' '사업자명' '연락처'를 중심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졸업생의 취업률이 2배 이상 오른 42개 특성화고의 취업생 3명 중 1명꼴인 970명이 조기 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소재의 ㄷ공업고등학교의 경우 전화를 받은 128명 중 88명은 "퇴직했다"고 답했다.

특성화고 졸업생이 취업했다는 회사가 기재 사실과 다른 경우도 있었다. ㅁ생명과학고등학교 졸업생 3명이 취업한 '청송식물원'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김해 장유의 한 패밀리레스토랑으로 연결됐다. 경북 ㅂ고 졸업생 21명이 취업한 '강원'은 알고보니 인력파견업체였다.

유명 걸그룹 멤버의 사례처럼, 심지어 취업도 안한 학생이 취업한 것처럼 직장과 전화번호, 재직증명서를 가짜로 조작한 '가짜취업'도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퇴직자 970명 중 137명 역시 "애당초 취업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문제의 원인은 정부가 취업률 달성을 위해 일선 특성화고를 무리하게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박 의원은 주장한다.

교과부는 2011년까지 장학금 국고부담액을 시도별 취업률과 연계해 차등지원 방침을 내린 바 있다. 2012년부터는 취업기능이 미약하거나 일정규모 이하인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체제개편 권고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권고 내용은 일반고 전환, 학교통폐합 등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성화고 교사들이 2학기만 되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을 검증이 안 된 열악한 산업현장과 아르바이트로 내몰 수밖에 없다는 게 박 의원의 견해다.

실제로 2011년 광주 기아자동차 공장에서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올 8월에는 부산의 한 컨테이너 검수 업체에서는 현장실습 중이던 특성화고 학생이 트랙터에 치여 한쪽 다리가 절단됐다.

"감사원, 교과부 요청으로 은폐"... 교과부 "대책 마련 확인하고 철회한 것"

감사원이 이런 실태를 확인하고서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 6월 전국 특성화고 499개교를 대상으로 학생명, 주민등록번호, 취업일자, 사업자명, 연락처 등 취업학생들의 구체적인 신상내역을 확보하고 감사를 벌인 바 있다.

박홍근 의원실 관계자는 "'감사 결과가 특성화고 취업률이 부풀려졌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교과부의 결과 발표 중지 요청으로 특성화고에 대한 처분요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감사원 관계자가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성화고 취업을 치적으로 자랑해온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특성화고 취업률 과장과 감사원 중립성 훼손 문제를 개선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감사 당시 특성화고의 취업률과 관련해 이미 교과부가 이미 문제점을 인지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교과부에 개선방안을 마련하라는 처분 요구가 실익이 없어 감사결과로 처리하지 않았을 뿐 교과부와 담합해서 결과를 덮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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