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확대 강조한 문재인 vs. 침묵 택한 박근혜
[국감-기재위] 국감 첫날 여야 대선 후보 교차 참석... 상반된 태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첫날. 여야 대선주자가 번갈아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국감에 임하는 태도는 사뭇 달랐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별다른 질의 없이 청취하는데 그쳤지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복지예산 감소'를 두고 기획재정부를 질타했다.
복지 강조 문재인, 낮은 복지예산 증가율 질타
문재인 후보는 5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감에 출석했다. 문 후보는 인사과, 물가정책과, 경제분석과, 종합정책과 등 기재부 각 부처에 들러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나눴다. 직원들이 내민 책 <노무현을 위한 레퀴엠>, <사람이 먼저다>에 사인도 했다.
국감의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문 후보는 "내년도 예산안은 현 정부가 편성하지만 실제 집행은 다음 정부에서 하게 된다, 다음 정부가 담당해야 할 시대적인 과제나 국정목표 등이 감안된 예산 편성이 돼야 한다"며 복지예산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다음 정부의 가장 큰 시대적 과제가 복지확대 아니냐"며 "내년 예산에서는 복지 예산이 대폭 증가돼야 마땅한데 정부 예산안을 보면 전체 예산 증가율보다 복지예산 증가율이 낮아졌다"고 따졌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차 보전 전환분을 감안하면 복지지출 증가율이 10.7%"라고 반박하자, "순복지 예산분을 따져서 증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맞받기도 했다.
문 후보는 특히 '0~2세 무상보육 폐지 예산안'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우리 재정규모가 그 비용을 감당 못할 바도 아닌데 얼마나 많이 이용할지 예측을 잘못해 파탄이 생긴 것"이라며 "정부의 무능을 드러낸 것이고 국가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0~2세 무상보육 폐지 대신 소득 하위 70% 가정에 양육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 되면 30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 하나인 3인 가구는 65% 정도가 상위 30%에 해당되고 4인가구면 50%가 해당된다"며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배제하는 것 아니냐,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드시 시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에 "송구스럽다, 보육시설 공급능력이 한정돼 수요가 느는 데 한계가 있을 거라 판단했는데 그걸 잘못했던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소득 하위 70% 가정에 양육보조금을 지급하는 문제에 대해선 "완전한 무상이 아니고 10만~20만 원 자부담이 생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1시간 만에 자리를 떴다. 그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시간이 너무 짧네요,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고 답했다.
침묵 지킨 박근혜, '재벌총수 증인채택 논란'에 야당 공격 받기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이날 오후 2시께 과천 정부종합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재완 장관 등이 국감이 열리는 7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박 후보를 영접해 의원 대기실로 안내했다. 박 후보는 "고생이 많으시죠"라고 덕담을 건넸다.
박 후보의 이름은 오후 열린 국감 질의순서에 아예 없었다. 같은 당 안종범·류성걸 의원 사이에 앉은 박 후보는 자리 위에 놓인 국감 자료 등을 살펴보며 동료 의원들의 질의를 들었다. 최재성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박 후보를 겨냥한 민주당의 '공격'이 들어갔다.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기재위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을 이유로 재벌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하려 하는데 여야 간사 간 협의도 안 되고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한다"며 "박 후보님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에서도 일감 몰아주기는 안 되지 않나, 증인 채택에 대해 후보님이 말해주셨음 한다"고 요구했다.
표정이 굳은 박 후보를 대신해 강길부 기재위원장이 "국감장이기 때문에 대상기관, 증인 이외의 사람에게 묻는 건 결례라 생각한다, 증인 요청 사안을 협의하겠다"고 질문을 차단했다. 새누리당 기재위 간사인 나성린 의원도 "협의 중이다, 종합감사까지 시간도 충분하다"며 안 의원을 막아섰다.
이에 안 의원이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앞서 (나 의원이) 재벌 총수를 증인으로 부르기 어렵다는 얘기는 부적절했다, 해명이 필요하다, (재벌총수의) 수호천사도 아니고"라고 공격했다. 나 의원은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인을 자꾸 부르면 경제에 전념하기 어렵다는 뜻이었다"며 "(필요하다면) 충분히 부를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한 차례 공방 이후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이 질의를 시작했다. 김 의원은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건국 60년 동안 잘한 일을 꼽으며 박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해당 조사에서 1위는 새마을운동, 2위는 88올림픽, 3위는 경제개발 5개년, 4위는 경부고속도로 건설이었다.
김 의원은 또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림녹화, 현 정부의 강살리기 등을 역대 정부의 주요 국토개발 과제로 꼽고 다음 정부에서 '금수강산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1962년 당시 남북한 경제력 비교와 당시 대한민국 주력 수출품목 등에 대한 김 의원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간간히 옆에 앉은 안종범·류성걸 의원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박 후보는 40분여 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자들에 둘러싸여 "(새누리당 선대위에 영입된) 한광옥 전 비서실장은 정치하러 참여하신 게 아니라 화합과 통합 차원에서 오신 것"이라며 당 일각의 비판을 일축했다. 다른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은 없었다.
복지 강조 문재인, 낮은 복지예산 증가율 질타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5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문재인 후보는 5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감에 출석했다. 문 후보는 인사과, 물가정책과, 경제분석과, 종합정책과 등 기재부 각 부처에 들러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나눴다. 직원들이 내민 책 <노무현을 위한 레퀴엠>, <사람이 먼저다>에 사인도 했다.
국감의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문 후보는 "내년도 예산안은 현 정부가 편성하지만 실제 집행은 다음 정부에서 하게 된다, 다음 정부가 담당해야 할 시대적인 과제나 국정목표 등이 감안된 예산 편성이 돼야 한다"며 복지예산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다음 정부의 가장 큰 시대적 과제가 복지확대 아니냐"며 "내년 예산에서는 복지 예산이 대폭 증가돼야 마땅한데 정부 예산안을 보면 전체 예산 증가율보다 복지예산 증가율이 낮아졌다"고 따졌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차 보전 전환분을 감안하면 복지지출 증가율이 10.7%"라고 반박하자, "순복지 예산분을 따져서 증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맞받기도 했다.
문 후보는 특히 '0~2세 무상보육 폐지 예산안'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우리 재정규모가 그 비용을 감당 못할 바도 아닌데 얼마나 많이 이용할지 예측을 잘못해 파탄이 생긴 것"이라며 "정부의 무능을 드러낸 것이고 국가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0~2세 무상보육 폐지 대신 소득 하위 70% 가정에 양육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 되면 30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 하나인 3인 가구는 65% 정도가 상위 30%에 해당되고 4인가구면 50%가 해당된다"며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배제하는 것 아니냐,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드시 시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에 "송구스럽다, 보육시설 공급능력이 한정돼 수요가 느는 데 한계가 있을 거라 판단했는데 그걸 잘못했던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소득 하위 70% 가정에 양육보조금을 지급하는 문제에 대해선 "완전한 무상이 아니고 10만~20만 원 자부담이 생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1시간 만에 자리를 떴다. 그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시간이 너무 짧네요,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고 답했다.
침묵 지킨 박근혜, '재벌총수 증인채택 논란'에 야당 공격 받기도
▲ 5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민주통합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미 의원 옆을 지나가고 있다. ⓒ 유성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이날 오후 2시께 과천 정부종합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재완 장관 등이 국감이 열리는 7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박 후보를 영접해 의원 대기실로 안내했다. 박 후보는 "고생이 많으시죠"라고 덕담을 건넸다.
박 후보의 이름은 오후 열린 국감 질의순서에 아예 없었다. 같은 당 안종범·류성걸 의원 사이에 앉은 박 후보는 자리 위에 놓인 국감 자료 등을 살펴보며 동료 의원들의 질의를 들었다. 최재성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박 후보를 겨냥한 민주당의 '공격'이 들어갔다.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기재위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을 이유로 재벌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하려 하는데 여야 간사 간 협의도 안 되고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한다"며 "박 후보님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에서도 일감 몰아주기는 안 되지 않나, 증인 채택에 대해 후보님이 말해주셨음 한다"고 요구했다.
표정이 굳은 박 후보를 대신해 강길부 기재위원장이 "국감장이기 때문에 대상기관, 증인 이외의 사람에게 묻는 건 결례라 생각한다, 증인 요청 사안을 협의하겠다"고 질문을 차단했다. 새누리당 기재위 간사인 나성린 의원도 "협의 중이다, 종합감사까지 시간도 충분하다"며 안 의원을 막아섰다.
이에 안 의원이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앞서 (나 의원이) 재벌 총수를 증인으로 부르기 어렵다는 얘기는 부적절했다, 해명이 필요하다, (재벌총수의) 수호천사도 아니고"라고 공격했다. 나 의원은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인을 자꾸 부르면 경제에 전념하기 어렵다는 뜻이었다"며 "(필요하다면) 충분히 부를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한 차례 공방 이후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이 질의를 시작했다. 김 의원은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건국 60년 동안 잘한 일을 꼽으며 박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해당 조사에서 1위는 새마을운동, 2위는 88올림픽, 3위는 경제개발 5개년, 4위는 경부고속도로 건설이었다.
김 의원은 또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림녹화, 현 정부의 강살리기 등을 역대 정부의 주요 국토개발 과제로 꼽고 다음 정부에서 '금수강산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1962년 당시 남북한 경제력 비교와 당시 대한민국 주력 수출품목 등에 대한 김 의원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간간히 옆에 앉은 안종범·류성걸 의원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박 후보는 40분여 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자들에 둘러싸여 "(새누리당 선대위에 영입된) 한광옥 전 비서실장은 정치하러 참여하신 게 아니라 화합과 통합 차원에서 오신 것"이라며 당 일각의 비판을 일축했다. 다른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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