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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아, 전쟁보다 중요한 건 평화야

개천예술제-3

등록|2012.10.08 10:40 수정|2012.10.08 10:40

▲ 사슴이 예쁠까? 내가 예쁠까? ⓒ 김동수


사슴이 예쁠까? 내가 예쁠까?

지난 토요일 둘째와 막둥이, 동생네 막둥이와 함께 개천예술제 구경을 갔습니다. 아내와 단둘이 간 것이 몹내 미안했습니다. 경남시민예술회관에서 한국무용경연대회를 관람하고, 진주성까지 걸어갔습니다. 오래만에 긴 거리를 걸었습니다. 막둥이 둘도 다리 아프다는 소리 없이 잘도 걸었습니다. 개천예술제를 맞아 정말 많은 전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사슴 가족과 곰도 있었습니다. 사슴을 본 동생네 막둥이는 사슴이 예쁜지, 자기가 예쁜지 비교합니다.

"나 예뻐요?"
"예슬보다 예쁜 것은 없지."

"정말요?"
"그럼 예슬이가 제일 예뻐!"

자기가 제일 예쁘다는 말에 좋아합니다. 우리집에서 2년 동안 있었습니다. 아직도 조카가 조카가 아니라 딸처럼 느꼅니다. 정말 아낌없이 사랑을 주고 싶습니다. 건강하고, 예쁜 아이로 자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곰 아저씨와 함께 ⓒ 김동수


"이게 무엇인지 아세요?'
"곰처럼 생겼네."
"정말 곰이예요?"
"반달가슴곰 아닌가?"
"곰이 하나도 안 무서워요."
"곰과 함께 뛰어노는 날이 하루 빨리 오면 좋겠다."


곰이 무섭지 않습니다. 곰과 아이들이 함께 뒤노는 세상이 정말 좋은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이 언젠가는 올 것입니다. 아이들이 곰과 함께 뒹굴며 노는 세상은 아니더라도 곰이 산 속에서 사람들에게 공격당하지 않고 다니는 날이라도 오면 좋겠습니다. 진주성에 북장대가 있습니다. 북장대에 오르니 진주시내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진주 주산인 비봉산도 보입니다. 진주시민들은 북장대에 올라 진주시내를 보고, 서장대 올라 남강을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복 받은 시민들이 바로 진주시민들일 것입니다. 북장대 오른 아이들이 갑자가 발레(?)를 합니다. 방금 전 우리나라 전통 무용 경연을 보았는데 그것을 흉내낸 것입니다. 

▲ 진주성 북장대에서 내려다 본 진주시내. 보이는 산이 진주 주산인 '비봉산'입니다. ⓒ 김동수


"저 춤 잘 추는 것 같아요?"
"막둥이와 예설이 정말 춤 잘 춘다."
"큰 아빠 나 정말 춤 잘 추는거예요?"
"그럼 예설이는 춤도 우아하게 추네."
"아빠 나는?"
"너도 잘 추는 데 꼭 태권도를 하는 것 같네."
"태권도가 아니라 춤이예요. 춤"

▲ 막둥이와 예설이가 추는 춤사위 ⓒ 김동수


북장대를 지나 국립진주박물관에 갔습니다. 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유물들이 많습니다.

"병사들이여! 진주성은 곧 조선이다. 죽음을 두려워 말고 왜군을 몰아내라. 너희 주위의 아녀자와 아이들의 눈동자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 설령 오늘 우리가 죽는다 할지라도 조국은 우리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 김시민 장군이 진주성 '수성중군영' 교대식을 하기 위해 당당히 들어오고 있다. ⓒ 김동수


막둥이, 긴창으로 나라를 지켜요

박물관은 시간마다 3D로 만든 '진주대첩' 영화를 상영합니다. 영화관 입구에 위와 같은 글귀가 있습니다. 진주대첩 명장인 충무공 김시민 장군이 한 말입니다. 저 말을 듣고 왜군과 결사항전을 하지 않을 백성과 병사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 기운을 받았는지 막둥이가 장군이 되겠다고 나섰습니다. 조선시대 장군들이 입었던 옷을 입고 긴창을 들었습니다.

"아빠 저 장군같아요?"
"응 장군처럼 생겼네."
"막둥이보다 창이 정말 길다. 긴창으로 적군을 물리칠 수 있겠니?"
"그럼요 우리나라는 내가 지켜요."

"막둥이가 장군처럼 생겼다고? 아닌 데 포졸같다."(아내)
"엄마 내가 어떻게 포졸같아요 장군이지."

▲ "나는 장군입니다" 막둥이가 조선시대 군복을 입었습니다 ⓒ 김동수


엄마에게 낙담한 막둥이 이제 활을 쏘겠다고 나섰습니다. 자기 키보다 더 큽니다.

"아빠. 나 활쏘는 사람처럼 보여요?"
"막둥이 대단하네. 키보다 더 큰 활을 쏘겠다고?"
"내 키보다 더 커도 나는 쏠 수 있어요? 자 이렇게 쏘면 화살이 나가요."
"그래 막둥이 활쏘는 병사다. 병사."
"막둥이 저기 긴창을 든 병사도 있네."
"이번에는 창을 들고 싸울 거예요."
"활도 힘든데 창까지 든다고?"
"우리나라를 지켜야 해요. 왜군을 맞아 싸웠던 김시민 장군처럼 말이예요."

▲ 자기 키보다 더 큰 활을 쏘려는 막둥이. 활이 날아갈 수 있을까요. ⓒ 김동수


▲ "아저씨 저도 창을 들고 싶어요?". "이 녀석이 너는 전쟁을 하면 안 돼. 평화가 좋은거야" ⓒ 김동수


막둥아, 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평화야

하지만 아저씨는 막둥이에게 "활과 창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평화야. 너희들에게 전쟁을 물려줄 수 없어. 전쟁은 우리로 끝내야 해. 막둥이는 창과 활로 전쟁을 하지 않아도 돼. 전쟁은 사람을 죽이는 일이야"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맞습니다. 전쟁은 없어야 합니다. 전쟁이 나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좋은 것은 전쟁이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전쟁없는 세상을 평화만 있는 나라를 막둥이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지도자, 전쟁을 좋아하는 지도자는 국민을 지켜줄 수 사람은 없습니다. 앞으로 막둥이가 살아가는 세상은 평화를 사랑하는 지도자만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막둥이 뒤편에 있는 아저씨는 넉넉합니다. 이런 분들이 많아지면 참 좋은 우리나라가 될 것입니다.

▲ 아빠 나도 아저씨만큼 힘센 사람이 되고 싶어요.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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