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애니팡, 대체 무슨 매력이?
일상의 지루함과 답답함, 애니팡이 위로해 주고 있진 않을까
애니팡 어플을 설치 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애니팡 초대 메시지를 카카오톡을 통해 보냈다. 평소 스마트폰 게임을 잘 하지 않는 나는 스팸처럼 도착하는 애니팡 초대 메시지에 굴하지 않고 굳건히 견뎌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초대 메시지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애니팡을 깔아버렸다.
처음에는 게임을 하기보다는 애니팡을 설치해야 초대 메시지를 차단할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할 때면 연령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애니팡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과연 이 게임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들었다.
애니팡은 '자존심 대결'
징검다리 연휴라 시간이 많았던 추석 때 애니팡을 깔고 게임을 해봤다. 처음에는 손동작이 느리고 눈썰미가 없는 내게 매우 불리한 게임이라 몇 번 하고 말았다.
그리고 '똑같은 모양 3개를 맞춰 점수를 내는 이렇게 유치한 게임에 사람들이 왜 빠질까'라고 혀를 찼다. 하지만 추석 내내 함께 있었던 친동생이 애니팡을 설치하고 나서 애니팡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동생이 애니팡을 설치하고 게임을 몇 판 하자 나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다가 동생이 보내온 메시지를 보고 내 승부욕이 발동했다.
'성O님이 28746점을 기록해 당신을 이겼습니다. 앱으로 연결 클릭!'
이 메시지를 보고난 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추석 연휴 내내 이동할 때도 애니팡, 화장실 갈 때도 애니팡, 틈틈이 애니팡을 해 동생의 기록을 뛰어 넘으려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동생의 기록을 깨면 또 동생이 내 기록을 깨 승부욕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애니팡이 카카오톡과 연동돼 있어서 모든 카카오톡 친구들의 점수와 나의 점수가 나열돼 있었던 것이다.
동생은 내 기록을 깰 때마다 나를 놀렸다. 서로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것이 바로 표현이 되니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 하나 싶었다.
"형 별거 없네. 빨리 접속해 내 기록 깨봐라! 메롱!"
애니팡으로 울고 웃고 노는 사람들
온 국민이 애니팡에 중독돼있다 보니 애니팡과 관련된 재밌고, 감동적이고, 신기한 사연들이 많았다. 먼저 대학생인 ㅇ씨는 추석 때 어머니가 애니팡에 중독돼 있는 모습을 보고 "엄마 완전 애니팡 중독이네"라고 말하니 어머니가 마치 컴퓨터 중독이던 자신의 어릴 때 모습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부정하며) 나 중독 아니거든. 심심해서 하는 거야!"
그리고 대학생 ㄱ씨 또한 추석 때 큰아버지가 애니팡에 푹 빠졌는데 이건 치매 예방을 위해 어머니가 해야 한다며 ㄱ씨의 70대 할머니가 가르쳐줬다는 훈훈한 사연도 있었다. 심지어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민주당 회의 중에 애니팡을 해 다른 이들에게 지적을 받은 사연도 최재성 의원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한편, 병원에서 일하는 ㅈ씨는 회식으로 식사를 마치고 2차로 커피숍에 갔는데 애니팡만 하다 헤어진 사연도 있다고 말했다. 애니팡을 함께 하기 위해 작정 하고 커피숍에 간 것은 아니었다고. 처음에 이야기를 하다가 삼삼오오 애니팡을 시작하니 팀별로 애니팡으로 경쟁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단다. 심지어 애니팡을 설치하지 않았던 원장님에게 애니팡을 ㅈ씨가 설치해 함께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있다. 심지어 애니팡을 하다 보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하트 라는 것이 필요한데, 서로 하트를 보내주는 훈훈함도 빠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27세 ㅇ씨는 13년 전 존경하는 선생님이 애니팡 하트를 보내주셔서 연락이 닿았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토록 찾고 싶었던 선생님을 애니팡에서 찾게 돼 너무 신기했다고.
애니팡, 우리 삶을 위로하다
애니팡 기사를 준비하다가 이전에도 이런 게임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 한 휴대전화 기종에 내장돼 있던 주주클럽이라는 게임 또한 똑같은 동물 모양 3개를 만들어 터트려 점수를 획득한다는 것. 하지만 이 게임은 애니팡 처럼 국민적인 게임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애니팡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카카오톡과 연동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아무리 재밌고 중독성이 강한 게임이라도 나의 이웃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애니팡을 단순히 친구와 연인 가족 사이를 이간질하는 무한경쟁 게임으로만 볼 수 있을까? 이것이 사람들 간의 훌륭한 소통의 수단 이라고 감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일상 사람들의 지루함과 답답함을 해소해주는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애니팡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나아지거나 삶이 윤택해 진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상의 지루함과 답답함을 애니팡을 통해 잠시 잊으며 우리를 위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처음에는 게임을 하기보다는 애니팡을 설치해야 초대 메시지를 차단할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할 때면 연령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애니팡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과연 이 게임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들었다.
애니팡은 '자존심 대결'
▲ 동생이 내게 보낸 애니팡 메세지 ⓒ 카카오톡
그리고 '똑같은 모양 3개를 맞춰 점수를 내는 이렇게 유치한 게임에 사람들이 왜 빠질까'라고 혀를 찼다. 하지만 추석 내내 함께 있었던 친동생이 애니팡을 설치하고 나서 애니팡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동생이 애니팡을 설치하고 게임을 몇 판 하자 나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다가 동생이 보내온 메시지를 보고 내 승부욕이 발동했다.
'성O님이 28746점을 기록해 당신을 이겼습니다. 앱으로 연결 클릭!'
이 메시지를 보고난 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추석 연휴 내내 이동할 때도 애니팡, 화장실 갈 때도 애니팡, 틈틈이 애니팡을 해 동생의 기록을 뛰어 넘으려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동생의 기록을 깨면 또 동생이 내 기록을 깨 승부욕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애니팡이 카카오톡과 연동돼 있어서 모든 카카오톡 친구들의 점수와 나의 점수가 나열돼 있었던 것이다.
동생은 내 기록을 깰 때마다 나를 놀렸다. 서로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것이 바로 표현이 되니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 하나 싶었다.
"형 별거 없네. 빨리 접속해 내 기록 깨봐라! 메롱!"
애니팡으로 울고 웃고 노는 사람들
▲ ⓒ 선데이토즈
온 국민이 애니팡에 중독돼있다 보니 애니팡과 관련된 재밌고, 감동적이고, 신기한 사연들이 많았다. 먼저 대학생인 ㅇ씨는 추석 때 어머니가 애니팡에 중독돼 있는 모습을 보고 "엄마 완전 애니팡 중독이네"라고 말하니 어머니가 마치 컴퓨터 중독이던 자신의 어릴 때 모습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부정하며) 나 중독 아니거든. 심심해서 하는 거야!"
그리고 대학생 ㄱ씨 또한 추석 때 큰아버지가 애니팡에 푹 빠졌는데 이건 치매 예방을 위해 어머니가 해야 한다며 ㄱ씨의 70대 할머니가 가르쳐줬다는 훈훈한 사연도 있었다. 심지어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민주당 회의 중에 애니팡을 해 다른 이들에게 지적을 받은 사연도 최재성 의원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한편, 병원에서 일하는 ㅈ씨는 회식으로 식사를 마치고 2차로 커피숍에 갔는데 애니팡만 하다 헤어진 사연도 있다고 말했다. 애니팡을 함께 하기 위해 작정 하고 커피숍에 간 것은 아니었다고. 처음에 이야기를 하다가 삼삼오오 애니팡을 시작하니 팀별로 애니팡으로 경쟁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단다. 심지어 애니팡을 설치하지 않았던 원장님에게 애니팡을 ㅈ씨가 설치해 함께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있다. 심지어 애니팡을 하다 보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하트 라는 것이 필요한데, 서로 하트를 보내주는 훈훈함도 빠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27세 ㅇ씨는 13년 전 존경하는 선생님이 애니팡 하트를 보내주셔서 연락이 닿았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토록 찾고 싶었던 선생님을 애니팡에서 찾게 돼 너무 신기했다고.
애니팡, 우리 삶을 위로하다
애니팡 기사를 준비하다가 이전에도 이런 게임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 한 휴대전화 기종에 내장돼 있던 주주클럽이라는 게임 또한 똑같은 동물 모양 3개를 만들어 터트려 점수를 획득한다는 것. 하지만 이 게임은 애니팡 처럼 국민적인 게임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애니팡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카카오톡과 연동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아무리 재밌고 중독성이 강한 게임이라도 나의 이웃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애니팡을 단순히 친구와 연인 가족 사이를 이간질하는 무한경쟁 게임으로만 볼 수 있을까? 이것이 사람들 간의 훌륭한 소통의 수단 이라고 감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일상 사람들의 지루함과 답답함을 해소해주는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애니팡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나아지거나 삶이 윤택해 진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상의 지루함과 답답함을 애니팡을 통해 잠시 잊으며 우리를 위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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