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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법관, 검찰 출신 대신 김소영 부장판사 임명 제청

4번째 여성 대법관 탄생하나... "후배 여성 법관들의 롤 모델"

등록|2012.10.10 14:33 수정|2012.10.10 14:34
양승태 대법원장은 10일 현재 공석인 신임 대법관 한 자리에 후배 여성 법관들의 롤 모텔로 통하는 김소영 대전고법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19기)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됐다.

대법원은 "김소영 후보자는 대법관에게 필요한 덕목을 고루 갖췄을 뿐 아니라,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 보장을 위해 헌신해 온 대표적인 여성 법관으로서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소영 대법관 후보자는 1965년 경남 창원 출신으로 정신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는데, 법대 4학년이던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해 19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1990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가정법원 판사, 대전지법 판사, 서울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전지법 공주지원장, 대법원 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총괄심의관·정책총괄심의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김 후보자는 여성 법관으로서는 최초로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지원장, 대법원 전속조 부장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총괄심의관 등을 역임했고, 세계여성법관회의 개최 및 진행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여성 법관들의 롤 모텔로서 법원 내외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특히 김 후보자는 지난 2월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19기 가운데 처음으로 '법관의 꽃'으로 불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한 2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차관급 예우를 받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8개월 만에 영예로운 대법관으로 초고속 승진을 눈앞에 두게 됐다.

대법원장이 이날 임명 제청함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청하고,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동의투표를 하게 된다. 이렇게 국회 인준 절차가 끝나면 대통령이 신임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

김소영 후보자가 대법관에 임명되면 전체 14명(법원행정처장 포함)의 대법관 중 지난 1월 취임한 박보영 대법관과 함께 2명이 여성으로 채워져 성별 면에서 다소 다양성을 가지게 된다. 또 첫 여성 대법관인 김영란 전 국민국익위원장, 지난 7월 퇴임한 전수안 전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에 이어 네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번에 김소영 후보자가 최종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 제청되는 과정에 김 후보자 개인적인 측면에선 행운도 따랐다.

앞서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7월10일 퇴임하는 박일환,김능환,전수안,안대희 대법관 후임으로 고영한(사법연수원 11기) 법원행정처 차장, 김신 울산지법원장(연수원 12기), 김창석(연수원 13기) 법원도서관장, 김병화(연수원 15기) 인천지검장 등 4명의 후보자를 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하지만 김병화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에 휩싸여 대법관으로서의 부적격 논란이 끝이지 않자 결국 자진 사퇴해 한 자리가 공석으로 남게 됐다. 이로 인해 1명의 신임 대법관 후보를 다시 임명 제청하게 된 것.

이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9월26일 법원 내외부에서 추천된 대법관 후보 대상자들에 대한 적격심사를 벌여 김소영 대전고법 부장판사, 유남석 서울북부지법원장, 이건리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최성준 춘천지법원장 등 4명을 대법관 제청 후보자로 양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하지만 양승태 대법원장의 고민은 깊었다. 보통 대법관후보추천위원에서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제청까지 2~3일이 걸리지만, 이번에 자신이 추천한 김병화 후보자가 낙마했기에 양 대법원장으로선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검증과 고민을 거듭한 양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지 보름만인 10월10일 김소영 부장판사를 최종 낙점해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관례적으로 '검찰 몫'으로 분류된 자리를 판사로 대체하면서까지 말이다.

최근 낙마한 인천지검장 출신 김병화 후보자는 대검 중수부장 출신 안대희 대법관의 후임 '검찰 몫'으로 법무부가 강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에 대법관추천위원회도 관례상 검찰 몫을 의식해 이건리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을 추천했던 것.

그러나 양 대법원장은 시민사회단체들의 '검찰 몫'에 대한 우려를 염두에 둔 듯 '검찰 몫' 관행을 과감히 배제하고, 성별 등 대법원 구성을 다양화하라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법원은 "양 대법원장은 전문적 법률지식, 합리적 판단력,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도덕성, 청렴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물론 국민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겸비한 적격자를 제청하기 위해 노력했고, 국민들이 요구하는 대법원의 바람직한 모습을 실현하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한 결과, 최적격자로서 김소영 부장판사를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임명 제청 배경과 관련, 대법원은 "김소영 대법관 후보자는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래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해 재판실무와 법률이론에 두루 정통할 뿐만 아니라, 여성 법관 최초로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대전지법 공주지원장, 법원행정처 정책총괄심의관을 역임하면서 여러 현안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여성 법관들의 롤 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a href="http://www.lawissue.co.kr"><B>[로이슈](www.lawissue.co.kr)</B></A>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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