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세금낭비''국민 생명보호'... 평화의 댐 보강공사 논란

정부 발표에 찬반 의견 분분

등록|2012.10.13 17:46 수정|2012.10.13 17:49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평화의 댐 보강공사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기자는 관계자들의 견해를 들었다 - 기자말 -

▲ 1986년도 북한 임남댐에 대응해 건설한 평화의댐, 3차 보강공사를 추진한다. ⓒ 신광태


평화의 댐은 1986년도 10월, 당시 5공화국에서 북한의 임남댐 건설에 대한 대응 댐으로 1987년 2월 평화의 댐 공사를 착수, 1989년 12월 1단계 댐을 축조했다. 80m 높이의 댐을 건립하는데 국민성금 661억원, 국비 845억원을 합쳐 1506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이어 2000년 4월, 북한의 임남댐 담수 및 함몰 등 이상 징후가 2곳에서 포착되었다. 정부는 서둘러 2002년 9월 공사를 착수, 2006년 12월, 높이 125m, 넓이 601m 규모의 2단계 공사를 시행했다. 사업비는 무려 2329억 원이 투입됐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금년 6월18일 평화의 댐 친수능력 증대사업 기본계획을 변경고시 하고, 7월18일 입찰공고를 냈다. 이것이 평화의 댐 3차 보강공사다.

"평화의 댐 3차 보강공사는 '국민 혈세 낭비'"

평화의 댐 모습댐 가운데 선이 1차공사(80m) 표시이며, 2차공사로 125m까지 높였다. ⓒ 신광태


정부에서는 2006년 평화의 댐 2차 공사를 마치면서 임남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만일의 사태나 북한강 상류지역인 이북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등 어떠한 만일의 사태에도 끄떡없이 하류지역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때의 발표대로라면 굳이 3단계 공사인 치수능력 증대 건설공사를 해서 국민의 혈세를 투입할 필요가 없으며, 당시 2단계 공사를 하면서 극한강우(PMP : Probable Maximum Precipitation)에 대해서 안정성 확보나 진단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 또는 이러한 사업을 하려면 사전에 치수능력 증대공사의 불가피성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추진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 보호가 우선"

장마철 평화의 댐 모습북측에서 임남댐을 건설하면서 물길을 동해안으로 돌렸다. 따라서 평소에는 평화의 댐에 고이는 물이 고이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장마철에는 50여m까지 찬다. ⓒ 신광태


이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은 요즘 극한강우 즉, 예기치 못한 기상이변으로, 태풍 루사처럼 하루에 870mm 정도의 호우가 한꺼번에 내리는 현상 등이 발생하는 마당에 사전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평화의 댐 위험성은 2차댐 준공시기인 2006년도까지도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다. 그런데 2009년도 북한이 임진강 수계 황강 댐을 무단 방류하면서 북쪽에 위치한 댐의 위험성이 전 국민에게 알려져 '그렇다면 평화의 댐은 안전한가!'에 대해 전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북한에서 고의적이든 그렇지 않든 임남댐 즉, 금강산댐의 문제가 생겼을 경우 사후 약방문격으로 대처해 문제를 키울 것이 아니라 사전에 대책을 세워야 하며, 사전에 이에 대한 정부의 납득할만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편다.

그렇다면 관계부처의 의견은?

평화의 댐 3차 공예 계획도높이는 2차공사(125m)와 같지만, 댐 전면과 뒷면의 보강을 통해 물이 범람시 월류토록 설계했다 ⓒ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강원본부 서승철 공사팀장의 의견을 들었다.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은 금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화의 댐 보강공사를 통해 치수능력 증대를 위해 댐 정상부 및 하류사면 1.5m 콘크리트를 덧씌워서 만일의 경우 물이 댐체를 범람해도 유수비산과 사석의 세굴방지를 위한 도류벽과 감세공을 추가로 설치해 댐 하류지역의 안정성 확보와 댐 주변 환경정비도 함께 시행하며 댐의 견고성 및 안전성이 확보된다."

- 댐 증고 및 치수능력 증대 최적방안이라는 것에 대해 쉽게 설명해 달라.
"평화의 댐은 1987년 1단계 때부터 계획한, 제체 증고 45m를 2002년부터 2004년까지 2단계에 걸쳐 시행하였고, 여기에 추가 증고 할 경우 하중증가로 기존 차수벽 콘크리트의 균열 등으로 기존 댐의 안정성 측면에서 불리하다. 또 일각에서 댐을 높이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것이 아니라 기존 댐 보강 공사를 통해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유입될 시 물이 자연스럽게 댐을 넘어가도록 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평화의 댐 구조상 여수로 설치가 불가능한 여건 때문이다."

- 터널 여수로 등 추가 신설 안에 대해 검증은 하였는지, 그리고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까지 설계가 진행 중이다. 턴킨설계 입찰(10월19일) 이후, 설계심의를 거쳐서 오는 11월15일경에 기본설계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단, 기본계획 안에서 터널식 여수로나 개착식 여수로 추가 설치를 검토하였으나 설치 위치가 적합지 않고, 대규모 굴착을 수반하면 환경훼손으로 과다한 공사비가 소요되어 댐체 월류형 여수로를 설치하는 기본계획을 제시했다."

- 막대한 사업비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평화의 댐 치수능력증대사업 예산은 유사규모의 타댐 치수능력증대사업과 비교 시 적정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타 댐의 치수능력증대사업 소요 예산액을 보면, 29억 톤의 담수능력이 있는 소양강댐은 1743억원이 들어가고, 14.9억 톤의 대청댐은 1903억원, 6억 톤의 임하댐은 1700억원이 소요된다. 그런데 26억3천만 톤 규모의 평화의 댐은 1480억원으로 막대한 사업비 운운하는 것은 편중적 시각이다.

- 그렇다면 평화의 댐 말고도 댐 치수능력증대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더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극한강우에 대비해 보조여수로, 댐체 보강 등을 통해 댐 안정성 확보를 추진하는 곳은 모두 24개 댐이 그 대상이며, 총예산 2만2446억원으로 이미 투자된 예산은 7818억원이며 금년도 1442억원을 포함해 장래 1만3186억원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참고로 전체 24개 댐중 광동, 영천, 수어, 연초, 소양강, 대암, 달방, 구천, 보령, 합천, 밀양, 부안 댐 등 12개 댐은 공사를 완료했고, 대청, 임하, 섬진강, 안동, 주암, 운문 댐은 공사 중에 있으며, 설계중인 댐이 바로 평화의 댐이다. 미착수 댐으로는 충주, 남강, 선암, 안계, 사안 댐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위한 정책임을 이해해 달라."

평화의 댐에 위치한 화천군민들의 의견은?

▲ 방승일 강원도의회 의원으로부터 평화의 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 신광태


평화의 댐이 화천군에 위치하고 있는 것만큼 유사시에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곳이 화천군이다. 인구 1만여 명이 사는 화천읍내는 강변보다 낮아 만일의 경우 평화의 댐이 붕괴된다면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는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이곳 출신인 방승일 강원도의회 의원의 의견을 들었다.

"사실 평화의 댐에 오신 분들 다수가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물도 없는데 왜 이런 산속에 괴물같이 거대한 콘크리트 시설물을 세워 놓았나' 라는 것과 댐 후면을 보면 암석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만을 보고 댐의 안정성을 의심하는 분들이 있다. 잘 아는 것처럼 북한의 임남댐의 저수용량은 26억 톤이며, 평화의 댐은 26억3천만 톤이다. 그런데 이것은 정부의 발표이다. 얼마나 정확히 예측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평화의 댐 상단 끝 지점을 보면 EL표시가 있다. 즉, 높이를 나타내는 엘레베이션 표식이다. 이것이 말하는 것은 임남댐이 붕괴되었을 때 물이 그 정도의 높이까지 차게 된다는 말이다. 불안하다고 할 수 있다. 만의 하나 댐이 단순한 월류가 아닌 붕괴로 이어질 경우, 한강수계의 화천댐, 춘천댐, 의암댐 등 5개 댐의 연쇄 붕괴로 이어져, 화천이나 춘천은 물론 수도권 일대는 엄청난 재산과 인명피해가 올 것이다. 따라서 치수능력증대를 위한 공사는 필요하다. 그리고 기존 평화의 댐 측면에 설치된 4개의 배수로가 유사시에 얼마나 감당해 낼 수 있는지도 의심스러운 마당에 국민들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면 서둘러 보강공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 화천군민들의 입장이다."

- 댐이 위치한 곳이 화천군과 양구군 중간쯤에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나 관광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잘 모르고들 하는 소리다. 평화의 댐이 조성되고, 화천군에서 인근에 평화의 종 공원과 세계평화의 종 건립 등 이곳을 세계평화의 상징지로 만들어 가고 있다. 따라서 주말 이곳을 찾는 관광객 수는 1천명이 넘을 정도로 안보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연계해 군에서는 파로호에 카페리를 띄워 평화의 댐을 경유, DMZ와 연결하는 관광 상품을 체계화 하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