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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산 케이블카, 휠체어 장애인은 이용 말라?

대구장애인종합지원센터 조사... 전국 12곳 중 2/3 가량 엘리베이터 없어

등록|2012.10.15 10:38 수정|2012.10.15 10:38

▲ 전국 상당수 유명 산의 케이블카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어 장애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없는 처지다. 사진은 12일 휠체어 장애인들이 대구 앞산공원 케이블카를 이용하려 했을 때 엘리베이터가 없어 직원들이 들어서 옮기고 있는 모습. ⓒ 이경자


"저도 힘들었지만 제가 탄 휠체어를 들어 올리던 직원들도 많이 힘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 12일 대구 앞산공원 산행에 나섰던 필리핀 자립생활센터(Life Haven) 회원 '에릭'씨가 밝힌 소감이다. 에릭씨는 대구장애인종합지원센터 초청으로 이날 앞산 케이블카를 이용해 산행에 나섰다.

앞산공원 케이블카를 타는 곳은 3층이었고 계단은 40개가 넘었다. 공원 직원 4명씩 나와 수동휠체어 2대와 전동휠체어 1대를 들어 올린 것이다. 회원들은 이날 앞산 정상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대구 전경을 구경한 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역시 계단을 내려올 때도 직원들이 휠체어를 들어서 옮겼다.

앞산공원처럼 전국 유명 산에 있는 케이블카에는 휠체어 장애인의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 많다. 대구장애인종합지원센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2개 케이블카 가운데 2/3 가량이 장애인 접근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은 강원 설악케이블카, 서울 남산케이블카,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통영 미륵산한려수도망케이블카뿐이며, 경북 구미 금오산케리블카는 계단은 없고 우회도로가 있다. 엘리베이터나 우회도로 없이 계단만 있는 곳은 대구 앞산케이블카를 비롯해, 대구 팔공산케이블카, 부산 금강공원 로프웨이, 정읍 내장산케이블카, 완주 대둔산케이블카, 해남 두륜산케이블카, 울릉도 독도전망대케이블카다.

대구장애인종합지원센터는 "최근 전국 방방곡곡의 산들은 빨강 노랑 초록 등 온갖 아름다운 색깔로 뒤덮어 가을을 절정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그러나 유명 산은 환경파괴를 무릅쓰고 케이블카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의 접근을 가로막고 있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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