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꼴찌 <뉴스데스크>, 노조 때문이라고?
파업 이전에도 시청률은 꼴찌... 신뢰 회복해야 시청률도 올라
▲ mbc <뉴스데스크>. 김재철 사장은 40년 동안 유지해온 9시 <뉴스데스크>를 8시로 변경하라고 지지해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뉴스데스크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 대부분 대한민국 사람들은 매일밤 9시는 '뉴스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SBS가 8시에 뉴스를 하지만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는 대한민국 전 국민들이 그날에 일어난 사건 중 가장 중요한 사건이 무엇인지 알게 위해 너도나도 텔레비전 화면 앞에 앉도록 했습니다.
시청률도 낮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9>는 20%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시청률조사회사 TNmS 10월 15일 시청률을 보면 <뉴스9>는 25.7%(종합순위 2위)였고,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20.6%(종합순위 3위)였습니다. 뉴스가 드라마와 연예프로그램보다 더 높은 것입니다.
40년 역사 <뉴스데스크> 9시에서 8시로
그런데 <뉴스데스크>는 곤두박질 치고 있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이 지난 4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서 받은 '2012년 지상파 3사의 메인 저녁뉴스 시청률 자료'에 근거해 발표한 시청률을 보면 <뉴스데스크>는 충격입니다.
<뉴스데스크>는 8월 주중 7.2%, 주말 6.3%, 9월 주중 6.9%, 주말 5.1%였습니다. 같은 기간 KBS <뉴스 9>는 8월 주중 21.7%·주말 19.1%, 9월 주중 21.4%·주말 15.6%였습니다. AGB닐슨미디어의 수도권 가구시청률 조사 결과입니다. 이런 충격적인 결과에 김재철 사장은 충격을 받았는지 시간대를 옮겨 시청률을 올려보겠다고 나섰습니다.
MBC노조는 16일 특보를 통해 김재철 사장이 40년 동안 오후 9시에 방송해온 <뉴스데스크>를 다음달 5일부터 오후 8시에 방송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1시간 앞당긴 이유를 MBC 사측은 "파업이 끝나면 뉴스 시청률이 다시 오를 것으로 생각했지만, 시청률이 별로 안 올라 위기감이 높다"며 "이럴 때 새로운 시도를 통해, 뉴스 시청률이 오르면 좋지 않겠냐"고 했다고 노조는 전했습니다. 즉, 170일 동안 진행된 파업이 <뉴스데스크> 시청률을 떨어뜨린 이유라는 말입니다.
방송3사 '메인뉴스' 시청률 꼴찌 <뉴스데스크> 진짜 이유는...
그럼 정말 170일 파업 때문에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떨어졌을까요? <뉴스데스크>는 파업하기 전부터 이미 방송3사 '메인뉴스' 시청률 꼴찌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30일 <미디어오늘>는 시청률 조사업체 TNmS에 의뢰해 KBS 1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의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1년 11월 27일까지 약 23개월 동안의 전국 가구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 <뉴스데스크>(7.8%), <뉴스9>(18.4%), <8시뉴스>(9.5%)였다고 보도했습니다. 2010년만 해도 <뉴스데스크>는 8.8%였고, <8시뉴스>는 9%로 0.2%차였지만 1년 만에 시청률 격차는 1.7%포인트로 벌어진 것입니다.
파업이 <뉴스데스크> 시청률 하락 원인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뉴스데스크> 시청률 하락 진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MBC노조는 16일 특보를 통해 "지금 MBC 뉴스의 시청률이 바닥을 치는 건 <뉴스데스크>가 <조선일보>를 넘어 <빅뉴스>와 <뉴데일리>와 같은 극우 매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편파적이기 때문"이라며 "또 온갖 추문과 비리의 주범 김재철이 MBC의 사장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데스크> 시청률 하락 원인을 두고 노조와 사측의 공방 중 어느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을까요? <뉴스데스크>만 아니라 공정성과 권력 비판 기능을 상실하면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뉴스데스크>는 그동안 MBC가 'MB씨'로 변신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에서 일어난 비리와 부패 등 빼버리거나, 애써 외면했습니다. 권력 비판 기능이 사라진 <뉴스데스크>를 볼 이유가 없게되었습니다.
그런데 SBS <8시뉴스> 시청률은 조금씩 오르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를 앞지런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명박 정권 비판을 훨씬 많이 했습니다. 민영방송인 SBS가 공영방송인 MBC보다 더 언론으로서 자기 역할을 했습니다.
SBS 이제는 '씨방새'가 아냐, MBC보다 더 공영방송 같아
"공직이란 게 대개 열심히 일하면 국민신뢰가 뒤따르게 되지만, 거꾸로 국민신뢰가 우선해야 비로소 할 일이 생기는 자리도 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국민이 믿고 찾아가 일을 맡기는 곳이다. 현병철 위원장이 연임됐다. 일거리가 충분히 생길지 걱정입니다." - 8월 13일 <8시뉴스> 클로징멘트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안합니다. 그래서 대선후보로 먼저 뽑힌 박근혜 후보에게 부탁드립니다. 선거운동 기간, 국민에게 미래를 얘기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박 후보의 미래 비전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빨리, 또 속시원하게 과거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는 일입니다" - 8월 20일 <8시뉴스> 클로징멘트
8월 13일 클로징 멘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을 강행하자 것이고, 8월 20일 클로징멘트는 박근혜 후보 역사인식을 비판한 것입니다.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자 덕담을 건넸던 KBS와 MBC와는 달랐습니다.
이번 만 아니라 <8시뉴스>는 이명박 대통령 최고의 업적(?)인 4대강 사업도 강도 높게 비판하거나 피해 원인을 4대강 사업에서 찾았습니다. 지난해 6월 25일 경북 왜관철교(호국의 다리)가 무너졌을 때 붕괴 원인에 대해 KBS는 "최근 낙동강 사업으로 대규모 준설이 이뤄진 것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해 '낙동강'이라고 해 4대강을 애써 외면하고, MBC는 아예 '낙동강'이라는 단어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SBS <8시뉴스>는 대구민영인 TBS를 통한 낙동강 '호국의 다리' 붕괴…무리한 공사가 화근 제목 기사에서 "교각을 제대로 보강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준설을 한 게 화근이었다"며 "100년 넘게 낙동강의 세찬 물살을 버틴 옛 왜관 철교가 붕괴된 것은 4대강 공사로 바닥을 파헤쳤기 때문으로 보여진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이어 "준설 작업을 벌이기 전 교각 보강 공사를 했지만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붕괴된 2번 교각은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한국 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를 상징하는 '호국의 다리'가 무리한 4대강 공사로 전쟁 발발 61주년인 오늘 힘없이 무너졌다"며 4대강을 분명히 언급해 4대강 때문에 왜관철교가 무너졌음을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 지난 해 7월 3일 SBS<8시뉴스> [현장] 4대강 현장, 비만 왔다하면 사고…왜?'에서 4대강 사업을 통해 피해가 컸다고 집중보도했었다. ⓒ 8시뉴스
같은 해 7월 3일 <8시뉴스> '[현장] 4대강 현장, 비만 왔다하면 사고…왜?' 집중 취재 기사에서는 "100년 넘은 다리(왜관철교)가 무너지고, 대형 송수관로에 누수가 생기고, 여주에서는 임시 물막이가 유실된 것"으로 예로 들면서 4대강 사업 문제점을 조목조목 다루면서 비판했습니다.
<8시뉴스>는 "남한강 상류인 충주 비내섬 다리 건설을 위해 만든 거푸집이 사흘전 힘없이 주저 앉았습니다. 4대강 공사로 바닥을 8m나 파낸 게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시공사 직원에게 "(준설로 수심이 깊어지니까 물살도 빨라진 거죠?)"라고 묻고 그 직원에게 "그렇죠"라는 답을 얻어내 거푸집이 주저 앉은 이유가 바닥 준설에 있음을 밝혔습니다.
문제는 거푸집만 주저 않는 것이 아니라 "준설은 본류는 물론 지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낙동강 지천인 영강 강기슭이 지진이 난 것처럼 갈라지고, 8m 가량 내려 앉았는 데 이른바 역행침식 현상으로 본류 수심이 준설로 낮아지면서 지천의 수위와 낙차가 커지고, 물살도 세져 강의 상류쪽으로 침식이 생긴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이같은 <8시뉴스> 보도는 지난 2010년 8월 18일 PD수첩 -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을 방송보류 한 것과 대비되었습니다.
민영방송인 SBS가 공영방송인 MBC보다 더 공영방송으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고, 메인뉴스 시청률 상승은 당연한 귀결이었습니다. SBS는 한때 '씨방새'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이제는 그런 비아냥을 하는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SBS 변화를 보고 조금이라도 배워할 MBC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뉴스데스크>는 시청률 하락을 더 바라는 것처럼 보입니다.
<뉴스데스크>, 시청률 하락을 더 바라는 것 같아
지난 12일 <한겨레> 인터넷판은 10월 8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등이 만나 정수장학회가 가지고 있는 언론사 주식 매각 처분 및 활용 계획을 확정했다고 보도했었습니다.
<한겨레> 보도 후 MBC는 "도청 의혹"을 제기했고, 15일 <뉴스데스크>는 "대화를 직접 도청하거나, 도청한 내용을 그대로 기록한 문건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한겨레> 취재기자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뉴스데스크>는 <한겨레> 기자가 도청했다는 물증과 증거자료를 제시한 것이 아니라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도청 물증도 없어 추정만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MBC와 이를 기사인양 보도하는 <뉴스데스크>를 누가 보겠으며, 신뢰하겠습니까?
이런 문제만 아니라 운동선수 이름을 바꿔버리고, <정오뉴스>는 고 김근태 전 민주당 고문을 '당선무효형'이라며 사진까지 게재하는 어처구니 없는 보도까지 했습니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었습니다. 그럼 <뉴스데스크>를 비롯한 뉴스 신뢰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김재철 사장이 MBC에 있는 한 나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노조는 밝혔습니다.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시청자 한 사람으로서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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