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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총장 "이사장이 '퇴진은 MB의 뜻'이라고 말했다"

17일 기자회견..."3월 정기이사회 끝으로 퇴임"

등록|2012.10.16 21:12 수정|2012.10.17 12:11
[2신 대체 : 17일 오전 11시 30분]
"오명 이사장이 '퇴진은 MB의 뜻'이라고 말해"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오명 이사장이 저의 퇴진은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서 총장은 17일 오전 11시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3월 자진퇴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오명 이사장이 대통령의 이름을 팔았는지 모르겠지만 제 퇴진이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라고 여러 번 얘기했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지난 2011년 12월 오명 이사장이 '특정 고위층의 뜻'이라며 자신의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7월 16일 <오마이뉴스>와 한 단독인터뷰에서도 "오명 이사장에게서 특정 고위층의 이름을 직접 들었지만 제가 직접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오명 이사장이 언급했다는 "특정 고위층"이 이명박 대통령이었다는 얘기다. 서 총장의 한 측근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오명 이사장에게 서 총장의 퇴진을 언급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오 이사장이 이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며 서 총장의 사퇴를 종용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내년 3월에 자진퇴진... 오명 이사장도 물러나야"

▲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 유성호

또한 서 총장은 이날 "내년 3월 정기 이사회를 끝으로 저의 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내년 1월 중에 카이스트 정관에 의거해 이사회에 후임 총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열어 달라고 공식 요청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오 이사장이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고려하여 현 정부 임기 중에 후임 총장을 시급히 선임하려 하는데 이는 카이스트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후임 총장은 차기 정부와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이 선임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서 총장은 자신의 사퇴를 종용해 온 인사로 다시 오명 이사장를 지목하며 그의 퇴진을 주장했다.

서 총장은 "2년 동안 오 이사장의 오직 유일하고 특별한 목적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임되어 임무를 수행중인 현직 총장을 내쫓는 일이었다"며 "이사장의 이런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언행들은 학교의 혼란만 가중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서 총장은 "학교의 비전과 발전방향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총장을 내쫓기 위해 이사장이라는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온 행위는 정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카이스트와 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오명 이사장은 반드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 총장은 "카이스트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강조한 뒤, "따라서 정부는 물론, 정치권, 과학기술계 등 특정집단의 이해관계에 의해 카이스트가 사유화되어서는 안된다"며 "특정집단의 이해관계를 위해 상대를 음해하고 모략하는 등의 낡은 인습은 이제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신: 16일 오후 9시 7분]
17일 오전 긴급기자회견 예고.. 거취 표명 할듯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총장이 17일 오전 11시 서울시내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 한 핵심 관계자는 16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서 총장이 내일 오전 11시 서울 서머셋 팰리스호텔 2층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며 "서 총장이 오늘 오후 7시에 이러한 기자회견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회견의 내용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서 총장의 거취문제와 관련있을 것"이라며 "서 총장이 오랫동안 고민해온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전언처럼 내일 기자회견이 서 총장의 거취문제와 관련돼 있다면 서 총장이 자신의 퇴진 여부를 언급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자신의 퇴진을 밀어붙이는 특정세력을 더욱 구체적으로 지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 총장은 지난 2010년 7월, 41년 카이스트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에 총 5명의 학생이 자살하면서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카이스트 이사회조차 서 총장의 계약해지안을 상정하려고 시도했다. 

그런데 카이스트 이사회는 지난 7월 20일 임시의사회를 열고도 서 총장의 계약해지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날 임시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오명 이사장과 서 총장이 만나 '서 총장의 특허 절도 논란의 진상을 규명한 뒤 거취는 본인이 자율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에 합의한 결과였다.

서 총장은 임시이사회가 열리기 나흘 전인 7월 16일 <오마이뉴스>와 한 단독인터뷰에서 "지난 2011년 12월 오명 이사장이 고위층 인사의 뜻이라며 사퇴를 종용했다"며 "저를 내쫓아야겠다는 어떤 그룹이 오명 이사장을 이사장으로 모시고 그것을 이루려고 하는 것 같다"고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이사장 뒤에서 나를 쫓아내려는 세력 있다")

특히 서 총장은 "오명 이사장에게서 (자신의 퇴진을 종용한) 특정 고위층의 이름을 직접 들었지만, 제가 직접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한 측근은 '특정 고위층'과 관련해 "청와대 등 이명박 정부와 관련된 사람으로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서 총장은 '한국대학 개혁의 상징'이라는 호평과 '불통과 독선의 리더십'이라는 악평을 동시에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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