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반값등록금 지원? 1인당 만 원 주는데..."
[현장] 정수장학회 해체 요구 촛불문화제 현장... 박근혜 후보 책임도 요구
▲ 정수장학회 공대위는 17일 오후 7시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정수장학회 해체를 촉구했다. ⓒ 이주영
"정수장학회 공대위에서 직접 계산했다. 정수장학회가 MBC 주식을 팔아서 전국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이 가능한지 말이다. 1인당 만 원정도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MBC 지분 전체의 30%를 판 돈으로 대학 등록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이건 사회환원이 아니다. 정치적인 쇼다."
송재영씨는 이같이 지적했다. MBC 주식 매각 대금으로 전국 대학생 반값등록금을 지원하겠다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한 말이다. '정수장학회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 한홍구·이하 공대위) 소속 상근활동가인 그는 공대위에서 논평을 내며 분석한 내용을 근거로 최 이사장의 발언을 정면 비판했다. 송씨는 "이제 정수장학회는 사회환원만으로 안 된다, 해체한 뒤 공립 장학재단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씨를 포함한 공대위 소속 활동가들은 17일 오후 7시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정수장학회 해체를 요구했다. 20여 명의 참가자는 최근 '최필립-이진숙 대화록' 공개로 논란이 된 정수장학회 언론사 주식 매각 추진과 관련해서는 최 이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도 이번 사태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후보는 대화록 논란이 일자 "정수장학회는 나와 상관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 이사장과 이름이 같아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이필립(72)씨는 "정수장학회와 박 후보의 관계가 밀접하다는 건 세 살 어린아이도 아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박 후보는 수년 동안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본인의 후임으로 직접 최필립 이사장을 지목했다"며 "본인이 데리고 온 사람이 일으킨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대위 소속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도 박근혜 후보가 책임지고 정수장학회 해체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강택 위원장은 "나와 무관하다는 박 후보의 발언을 듣고 황당했다"며 입을 뗐다. 그는 "박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수장학회를 강탈했다는 건 이미 인정된 사실"이라며 "이를 두고 상관없다고 말하는 건 사실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최필립 이사장은 '대선 앞두고 정치적으로 한 건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따라서 최 이사장의 언론사 주식 매각 추진을 박 후보와 상관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박 후보는 평소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장물은 돌려주는 게 원칙"이라며 정수장학회 관련 박 후보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강택 "정치권력이나 대자본이나 기득권세력... 언론 독립성 훼손할 것"
▲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 이주영
MBC 민영화를 최 이사장에게 먼저 제안했다는 김재철 사장은 지난 16일 방송문화진흥회 임시이사회에 참석해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을 통해 추진하려고 한 것은 민영화가 아니다, 정치권력에 제약받는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정치권력에 흔들리지 않는 언론 지배구조를 만드는 방법으로 대자본을 끌어들이는 것밖에 없나 싶다"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지금 정치권력이나 1% 대자본이나 마찬가지로 기득권 세력"이라며 "민영화가 이뤄져도 언론의 독립성을 해치는 구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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