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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 농성장서 용역- 비정규직노조 충돌

비정규직노조 "안전 장치 설치에도 폭력을" vs 회사측 "노조원 고소고발"

등록|2012.10.22 15:24 수정|2012.10.22 16:10

▲ 지난 20일 오후 2시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중문 앞 철탑 농성장에서 열린 열린 현대차 비정규직3지회 (울산, 아산, 전주공장)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신규채용 중단, 불법파견 인정, 정몽구 회장 구속" 요구를 쟁취하자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비정규직노조) 조합원 두 명이 지난 17일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중문 앞 송전철탑 15m와 20m 지점에서 고공농성을 벌인지 4일째인 지난 21일, 철탑 밑에서 현대차 경비용역과 비정규직노조간 충돌이 발생해 조합원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충돌은 비정규직노조가 비가 올 것에 대비해 철탑에서 농성 중인 두 조합원의 나무깔판을 보호하는 방수커버를 설치하려고 하자 회사측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또, 경찰도 옆에 있었다.

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22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따라 노조측은 21일 오후 철탑에서 농성중인 두 조합원의 나무깔판에 방수커버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고공 농성을 유지하는 나무합판이 비에 젖을 경우 탄력을 잃고 쉽게 부서지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21일 오후 4시 40분부터 철탑에 올려줄 방수커버를 만들었고, 오후 5시쯤 현대차 관리자들과 용역경비 200여 명이 철탑밑으로 집결해 농성장을 사수 중이던 비정규직노조 50명과 대치했다.

이어 오후 5시 40분 쯤 노조측이 철탑위로 방수커버를 올리려는 순간 용역경비 200여 명이 달려들어 충돌이 일어났다. 현대차 관리자들과 용역경비들은 철탑 아래에 설치된 농성장 사수 천막을 강제 철거했고 이 과정에서 폭력이 발생해 비정규직 조합원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들 부상자들은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 한 조합원은 발목인대를 다쳐 기브스를, 또 한 명은 턱 밑에 심한 찰과상을, 또 한 조합원은 용역경비가 신은 안전화에 코뼈를 가격당해 코가 부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비정규직 조합원 2명이 재빨리 철탑에 올라가 나무깔판에 방수커버를 설치했다. 하지만 긴박한 상황에서 두 명의 조합원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못한 채 20미터 철탑으로 올라가는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경찰 허락 받았는데도 폭력"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22일 성명을 내고 "비가 오면 고공농성을 하는 두 조합원이 위험하기에 경찰 측 책임자를 만나 방수커버 설치에 대한 신변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고, 경찰 측 책임자로부터 '회사와 얘기했으니 방수커버를 올리라'는 허락을 받았다"며 "그런데도 도 용역이 갑자기 달려 들어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 보안팀 경비들과 사설용역경비 200여 명이 방수커버를 빼앗기 위해 달려들어 천막을 강제 철거하고, 이에 항의하는 지회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3명의 조합원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노조는 "합판에 비가 스며들면 고공농성 중인 2명 노동자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음에도 방수커버가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현대차의 진짜 모습"이라며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용역경비들 뒤에 숨어서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에만 급급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법원이 2차례나 확정판결한 불법파견 범죄행위를 인정하기는커녕 경찰이 보는 앞에서도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언론을 통해 "우천시 감전사고를 예방하고 불법 점거행위가 장기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천막 설치를 저지하게 됐다"며 "각목을 휘두른 노조원에 대해 특수폭행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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