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안철수와 단일화, 여론조사로는 안 돼"
박원순-박영선 방식 제안... "단일화 후 민주당 입당이 전제조건"
▲ 김부겸 문재인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자료사진) ⓒ 남소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측 김부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측에서 후보단일화 방법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안으로는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적용됐던 박원순-박영선 단일화 방식(여론조사 30%, TV토론 후 배심원단 평가 30%, 현장투표 40%)을 제안했다.
김부겸 위원장은 23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 출연해 "(후보단일화 방식은) 박원순 시장 때 했던 방식 정도는 되어야 한다"며 "여론조사는 현재의 여당 지지자들이 어떤 형태로든 개입할 수 있고 예측 못하는 변수가 많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박원순-박영선 방식으로 했으면 싶은데 이 역시 상대가 있는 문제여서 저희 입장만 고집할 수 없다"며 "안 후보 측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할 것이어서 앞으로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 협상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출될 경우 민주당 입당'이 단일화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단일화 이후 입당이 전제조건이 돼야하나'라는 질문에 "(단일화 이후 민주당 입당이) 하나의 안으로 분명히 올라올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가 입당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단일화가 깨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예단할 수는 없다"며 "안 후보 측도 기존 정당을 부정하는 정서 하나만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하면 잘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라는 것이 두 후보가 밀실에서 하는 게 아니고 적어도 우리가 함께 꿈꾸는 가치가 무엇이고 정책은 어떻게 할 것인지, 연합정부든 공동정부든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국민들에게 다 알려져야 한다"며 "그 이후에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협상 진척 정도에 대해서는 "이제 막 단일화를 하자는 인식이 겨우 일치해가는 단계"라며 "단일화 협상은 숨기고 할 수는 없고 시민사회가 나오라는 요구가 있으면 그때부터 공개테이블에 앉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박지원 퇴진, 또 하나의 권력 다툼으로 비칠 것"
김 위원장은 또 당내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이해찬-박지원 퇴진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두 사람을 희생 제물로 삼아서 '우리 당 쇄신이 완성됐으니 좀 봐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대선이 두 달 남은 상황에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그만큼 시원하긴 하겠지만 또 하나의 권력 다툼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도 정치쇄신은 국민들의 불신을 걷어낼 제도(개선)으로 접근할 문제지 미운 사람 손보기로 보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이라며 "사퇴 여부는 두 사람의 정치적 선택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문 후보가 정치쇄신 방안으로 내놓은 지역구 의석 축소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서 새누리당도 동참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지역구 의석 축소가) 혁명보다도 어렵다고 하는데 이번 대선에서 여야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나와서 각축을 벌이는 게 절호의 기회"라며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니 안철수에 대한 열망이라는 국민의 채찍을 통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그렇게 열심히 말하지 않았느냐, 국민들이 기득권을 내놓으라고 하면 단호하고 리더십 있다는 박근혜 후보가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느냐"며 "정치쇄신안 중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시간 때문에 못하는 것은 세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하겠다는 약속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문 후보가 친노의 그림자를 다 걷어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다 걷어내겠느냐"며 "(새누리당 출신의) 윤여준 전 장관을 영입한 것에서 드러났듯이 과거 편가르기라고 비난 받은 노무현식 정치에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의 변수로 꼽히는 20~30대의 투표율 제고 방안에 대해서는 "2030세대에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안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면 좋긴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2030세대에게 호소하고 싶은 게 있다. 눈을 조금만 더 크게 떠주시면 멋진 안철수도 있지만 꽤 괜찮은 문재인도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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