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비정규직 지회장 연행, 사측이 경찰에 독촉"
노조, 주간조 잔업 거부... 비정규직 철탑농성장서 촛불집회도 진행
▲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박현제 지회장(왼쪽)의 24일 현대차 울산공장 안 경찰 연행은 회사측이 경찰에 두 번이나 체포를 재촉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7월 4일 가진 파업 출정식에서 노조 간부들과 함께 삭발하고 있는 박현제 지회장 모습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지난 24일 오후 박현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지회장이 울산공장 안에서 경찰에 연행된 것과 관련,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노조)가 "현대차 사측이 경찰에 두 번에 걸쳐 '체포하라'고 독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장, 울산공장 안에서 연행 논란)
현대차노조는 25일 울산경찰청을 항의방문한 후 이렇게 밝혔다. 24일 오후 3시 50분께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사무실 앞에서 지정규직 지회장이 연행된 것과 관련, 현대차노조는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문용문 현대차노조 지부장은 울산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비정규직 지회장 연행이 경찰의 자체 판단이냐, 아니면 사측의 사주에 의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울산경찰청장은 "현대차 회사 측이 오전과 오후 두 번에 걸쳐 빨리 체포해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노조는 "지난 15일 불법파견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김억조 현대차 부회장이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교섭을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하겠다'고 한 말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일개 재벌 기업이 비정규직 조합원과 정규직 조합원을 농락한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 국회마저 농락했다"고 비난했다.
현대차노조는 이런 회사와 경찰의 행태에 항의해 25일 잔업을 거부하고 비정규직 조합원 두 명이 9일째 고공농성 중인 송전철탑 앞에서 규탄 촛불집회를 열었다.
"공권력 현장 침탈은 노조와 조합원에 대한 도발"
현대차노조는 25일 오전 울산공장 운영위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번 비정규직 지회장 연행을 회사 측과 경찰의 협잡으로 이뤄진 공권력의 현장침탈, 노조와 조합원에 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이날 주간조 잔업거부 지침을 내렸다.
또한 조합원들에게 "25일 저녁 6시부터 비정규직노조 최병승, 천의봉 두 조합원이 농성중인 철탑 앞에서 열리는 '공권력 현장침탈규탄 및 고공농성장 사수 촛불집회'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같이 올해 임단협을 끝낸 현대차노조가 비정규직 문제로 잔업 거부를 시작함에 따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편, 24일 오후 경찰에 연행된 박현제 비정규직노조 지회장이 25일 새벽부터 옥중 단식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과 검찰은 지난 2005년 현대차 불법파견을 무혐의 처리함으로써 현대차 뒷배봐주기에 앞장섰다"며 "이번에는 공장 안까지 쳐들어와 박현제 지회장을 전격 체포함으로써 노동자를 때려잡고 재벌 뒤를 봐주는 기관임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들은 "박현제 지회장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정당한 요구를 내걸고 법이 정한 단체교섭과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었다"며 " 경찰과 검찰이 지금해야 하는 일은 박현제 지회장에 대한 연행, 구속수사가 아니라 지회장의 석방과 정몽구 회장 구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지난 십여 년간 현대자동차가 저질러온 불법행위를 통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을 갈취해 온 것을 바로잡고, 이 모든 범죄행위의 중심에 있는 정몽구 회장을 즉각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울산경찰청 측은 "회사에서 두 번 신고가 왔다는 뜻이지 '(지회장 연행을) 재촉했다'는 것은 과한 표현"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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