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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식품이 안전의 보증수표가 아니다?

[서평] 최낙언이 쓴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0가지>

등록|2012.10.26 17:02 수정|2012.10.26 17:02

책겉그림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0가지〉 ⓒ 경향미디어

요즘 고기를 거의 먹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들이 많이 있어야 먹지, 그게 없으면 그냥 김치와 된장국을 주로 먹습니다. 고기를 먹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가 있죠. 공장식 사육에다 성장호르몬 주입 때문에 그렇습니다.

될 수 있으면 먹지 않으려고 하는 게 또 있습니다. 유제품과 가공식품, 그리고 패스트푸드와 정크푸트가 그것이죠. 우유에는 좋지 않는 성분이 들어 있고, 또 냉동으로 가공한 식품이나 인스턴트와 같은 식품들이 몸에 해롭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것 역시 여러 책들을 통해 읽은 내용입니다.

우리는 흔히 육식은 몸에 나쁘고 채식은 무조건 몸에 좋다고 인식한다. 그런데 채식주의자가 고기를 먹으면 몸이 좋아진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 채식주의자가 고기를 먹으면 병원에 가도 원인을 찾을 수 없던 피곤과 통증이 거짓말처럼 없어지고 컨디션이 좋아지며 채식만 할 때보다 적게 먹고도 포만감을 느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 채식장려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친 육식으로 지방이 총칼로리 중 40~5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40쪽)

최낙언이 쓴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0가지>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그는 고기를 먹지 말라는 것보다 오히려 적당한 양의 고기를 먹도록 조언합니다. 물론 그도 공장식 축산에 따른 충격적인 실체를 이야기하죠. 닭과 돼지와 소의 수명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 이유도, 그들의 생식능력이 훨씬 단축된 것도 말이죠. 그렇다고 육식을 멀리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육식이든 채식이든, 중요한 것은 양이지 종류가 아니라고 조언합니다.

흔히 요즘 아이들이 앓고 있는 아토피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약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 음식문제라고 말하죠. 바로 채식과 과일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면 금방 치유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힘도 없고, 체온도 35.5도까지 떨어지고 아토피가 심해져 고생한 어떤 사람이 매일 쇠고기를 소량으로 먹었더니 체온도 올라가고 아토피까지 나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지나친 채식이 그런 문제점을 불러왔던 걸까요?

'채식지상주의'라는 허무맹랑한 이론은 미국에서도 바람을 일으킨 적이 있다. 스튜어트 버거라는 한 의사가 TV에 나와 '채식을 하고 비타민을 먹으면 암과 성인병, 각종 난치병이 예방된다'고 소개한 적이 있다. 유명한 배우, 권력가, 재력가들이 그를 신봉했고 버거는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스스로 '사우스샘톤 다이어트'라는 면역증강식품을 만들어 돈도 많이 벌었다. 그러나 1994년 3월, 그는 40세의 젊은 나이에 급사했다.(59쪽)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채식지상주의가 불러온 참사였을까요? 영양소의 불균형 말입니다. 최낙언은 그렇게 이해합니다. 지나친 채식위주의 식단은 섬유소가 위장벽을 상하게 하고, 소화를 방해하고, 장 내에서 무기질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고 말이죠. 그 때문인지 지나치게 채소즙을 마실 경우, 신장결석을 일으킬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고 말합니다.

보톡스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방출을 막아 신경전달을 막는데 이를 이용해 근육의 움직임을 마비시킨다. 그 덕분에 주름이 접히지 않게 된다. 우리에게는 미용용으로 알려졌지만 1970년대 미국 안과 의사인 앨런 스콧 박사가 안구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사시를 교정하는 데 사용한 것이 시작이다. 1980년대 들어서는 눈꺼풀 경련, 소아 뇌성마비 환자의 치료제로 쓰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다한증, 경련성 방광, 두통 치료에까지 확대되고 있다.(85쪽)

보톡스에 관한 설명입니다. 국내 시약청도 1995년에 사시나 안검 경련 치료제로 그걸 쓰도록 승인했고, 다한증이나 뇌졸중과 관련된 국소 근육 경직과 미간 주름 치료에 사용토록 허락했다고 하죠. 요즘은 요실금과 변비 치료나 만성 편두통에도 보톡스를 쓰는 의사들이 있다고 합니다. 실로 놀라운 일 아닐까요?

최낙언의 말에 따르면 보톡스는 미생물이 만든 지상 최강의 독이라고 합니다. 반수 치사량도 청산가리의 20만~3000만 배에 달하고, 인공적으로 합성된 독 중 가장 강한 VX가스(화학무기)보다 300~5만 배가량 강하다고 하죠. 하지만 그런 최강의 독도 수억 배 희석하여 부분적으로 신경을 차단하는 약으로 쓴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계량 이하면 부작용이 없고 축적성도 없다는 뜻입니다. 참 묘한 일 아닌가요?

유기농식품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유기농 식품은 인공적인 화학적 처리나 유전자 조작에 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건강에 유익하고 영양도 풍부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영양은 동일하다. 콜만 교수는 유기농 농법으로 키운 작물들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연 농법으로 키운 식물일수록 천연 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식물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충격을 받으면 그것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몸은 이것을 충분히 견딘다. 하지만 결국 천연도 유기농도 안전의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것이다.(188쪽)

와우, 이 또한 놀랄 만한 내용 같습니다. 그토록 몸에 좋다는 유기농, 그리고 최고로 몸에 좋다는 자연농이 우리들 몸에 보증수표가 아니라니 말이죠. 최낙언은 농약 살포 때 그 잔류물로 인해 구체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은 아직까지 보고된 적이 없고, 오히려 음식을 통한 세균 감염 때문에 죽는 사람이 미국에서만 매년 수백 명씩 보고된다고 합니다. 유기농 식품은 그런 세균에 노출될 확률이 8배나 높다고 하고요.

그처럼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이 잘못 전달받아 알고 있는 점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 놓고 있습니다. 식품에 들어 있는 첨가물들이 유해한 것이긴 하지만 그것이 몸에 들어가 악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 그것이죠. 고기든 채식이든 적절하게 먹으면 오히려 몸에 좋은 반응을 하는 것이고, 오히려 한쪽에만 치우치는 극단적인 선택이 화를 자초한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지금껏 잘 살아온 것도 모두 같은 흐름이라고 말을 하죠. 차분히 읽어보면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는 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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