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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해, 경전철 수익보장 때문에 골머리

MRG 분담 비율 놓고 마찰... 법인세 인하·종합감사, 탈출구 될까

등록|2012.10.30 18:09 수정|2012.10.30 18:09

▲ 부산-김해 경전철 민·관협의체가 30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김해경전철 실태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발전방안을 찾아보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정민규


부산과 김해를 잇는 경전철 때문에 두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루 17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수요 예측에 한참 못 미치는 3만여 명이 경전철을 이용하면서 두 지자체는 민자사업자에게 막대한 MRG(최소운영수익보장)을 내놔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MRG 부담에 골머리를 썩이던 부산시와 김해시가 30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마주앉아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두 지자체는 각자 부담을 덜기 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양측은 MRG 분담 비율을 놓고 엇갈린 입장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김해시는 현재 6-4로 돼 있는 분담 비율을 5-5로 낮춰 김해시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해시가 이날 발표한 향후 추정 금액에 따르면 김해시는 경전철 개통 이후 20년 동안 1조3738억 원을 MRG로 지급해야 한다. 같은 기간 부산시의 MRG 분담금은 7892억 원으로 김해시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하는 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김해시는 총 이용객 비율을 봤을 때 부산이 50.2%로 김해시(49.8%)와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MRG 부담을 함께 나눠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미 김해시는 지난 9월, 이 같은 내용으로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하기도 했다.

김해시가 법적 구속력을 갖는 상사 중재까지 신청한 것에 부산시는 섭섭함을 표했다. 김효영 부산시 교통국장은 "같은 편인 부산시를 상대로 제소까지 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적절한 문제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부산시와 김해시가 힘을 합쳐도 될까 말까 한 일을 김해시가 서둘렀다"고 꼬집었다.

반면 공윤권 경상남도 의원은 "김해시가 서두른다고 하지만 김해시는 급하다"며 "김해시의 예산 규모가 8000~9000억 원 수준이지만 실제 가용예산은 1000억 원밖에 안 되는데 그 중 700억 원이 MRG로 지출되면 20년 동안 김해시는 문을 닫아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법인세 인하·법 개정·재협약 체결, MRG 부담 해소할까

▲ 막대한 MRG 지불로 지자체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문제가 되고 있는 부산-김해경전철. ⓒ 정민규


이어진 주제 발제 시간에서는 MRG 부담 완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김해시를 대표해 참석한 강동관 김해시 대중교통과장은 MRG 인하 및 재정부담 완화 방안으로 '법인세율 인하'를 제시했다. 강 과장은 "법인세율을 5~7% 낮추는 방법으로 MRG 4.1% 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강 과장은 국비지원을 위한 민간투자심의위원회 재상정 검토를 요청하고, 사업재구조화 추진을 정부에 건의하는 방법으로 국비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더불어 도시철도법을 개정하기 위해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부산-김해경전철 민간투자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차진구 경실련 사무처장은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차 사무처장은 ▲ 빗나간 수요예측과 과도하게 증액된 사업비 및 하도급 공사비 ▲ 과다 이자율을 적용한 후순위 채권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종합감사를 통해 차 사무처장은 "정부의 귀책 부분에 대한 부담분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사무처장은 MRG 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재협약 체결'을 제시하며 "실제운영수입이 운영사업비에 미달하는 경우에만 지원하는 운영수입보장 방안으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요금을 부산도시철도와 동일하게 적용하고, 역세권 개발 및 역사 연계 개발을 통해 주변부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요 확대 방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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