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저녁투표 선호"..."아침에 하면 되지"
[현장] 문재인 시민캠프 릴레이 1인시위... 세대간 의견 차이 나기도
"오후 8시로는 부족해요. 자정까지 늘리면 안 돼요?"(20대 대학생)
"의지만 있으면 오후 6시까지 다 할 수 있어."(70대 시민)
세대 차이는 정치·문화 성향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었다.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도 세대 간 장벽은 두터웠다.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 세대 간 온도 차를 확인할 수 있었던 곳은 3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 문재인 민주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시민캠프 공동대표단은 지난 15일부터 평일 낮 12시부터 1시까지 한 시간 동안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하며 이곳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여왔다.
"1인당 300원이면 참정권 보장된다"
이날 13번째로 피켓을 들게 된 조경애 시민캠프 공동대표는 "투표 못 하는 시민의 참정권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오후 9시까지 투표시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평균 3시간의 야근이 이뤄지는 한국의 노동환경에서는 오후 6시까지 투표를 하러 가는 게 무리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 지난 19대 총선 당시 생업 종사를 이유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은 39.4%에 달했다.
이어 조경애 대표는 전날 투표시간 연장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향해 날 선 비판을 던졌다.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에게 표를 요구하는 후보로서 할 말은 아니죠. 투표시간을 늘리면 100억 원이 든다는 박 후보의 주장도 부풀려진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계산해보면 1인당 300원이 더 들어요. 300원 때문에 못한다는 것 아닙니까. 재외국민 선거비용으로는 53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간 없어서 투표 못 하는 사람들의 기회를 보장하는 게 그리 문제인가 싶습니다."
조 대표는 '시민의 참정권'을 투표시간 연장의 목적으로 두지만, 이날 현장에 있던 '시민' 모두가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았다. 20대 대학생들은 활짝 웃으며 적극 찬성했지만, 60대 이상의 시민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반대했다.
"저녁 시간에 투표하고 싶다" vs. "아침 일찍 가서 하면 되지"
현장에 있던 김다인(24)씨는 "젊은 사람들은 주로 오후 시간대에 활동하고, 대학의 경우 선거 날 수업을 하는 교수들도 있어 아침 일찍 투표하러 가기 힘들다"며 "저녁 시간에도 투표할 수 있도록 마감시간이 연장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 옆쪽에서 '반값등록금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던 이주아(28)씨는 "오후 9시까지 연장하는 것으로는 모자라다, 자정까지 늘리면 안 되겠느냐"고 기자에게 반문했다. 이씨는 "지난 4·11 총선 때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야 돼서 그 전에 서둘러 투표했다"며 "만약 깜빡 늦잠을 잤다면 투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오후 9시까지 일하는 친구들도 간혹 있는데, 이들을 위해서라도 투표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뒤쪽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던 손아무개(75)씨는 "투표시간 연장은 야권의 놀음"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나는 그동안 선거 때마다 오전 7시께 투표해왔어. 나처럼 아침 일찍 가서 투표하고 오면 현재 투표시간을 유지해도 문제 없는데 말이야. 일 늦게 끝난다고? 에이, 그런 요구들을 다 받아주면 안 되지. 박근혜 후보가 나와서 말하던데? 투표시간 늘리면 돈도 많이 든다고. 오후 6시까지면 충분해."
하늘색 작업복을 입고 광장 계단을 청소하던 정진배(68)씨도 '투표시간 연장'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무섭게 손사래를 쳤다. 그는 "그동안 출근 전에 투표했다, 투표시간 연장으로 개표시간까지 늦어지는 건 싫다"고 말한 뒤 황급히 다른 곳으로 이동해 빗자루질을 이어갔다.
한편, 현장에 있던 외국인들은 한국의 투표 마감시간이 이른 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온 드류씨는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보통 오후 8시에 끝나고, 투표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판사가 투표시간을 연장하기도 한다"며 "그에 비해 한국은 투표가 너무 일찍 끝난다, 투표율이 낮게 나오진 않느냐"고 반문했다. 일본에서 온 야나기씨도 "한국도 일본처럼 투표시간을 늘리면 투표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의지만 있으면 오후 6시까지 다 할 수 있어."(70대 시민)
세대 차이는 정치·문화 성향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었다.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도 세대 간 장벽은 두터웠다.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 세대 간 온도 차를 확인할 수 있었던 곳은 3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 문재인 민주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시민캠프 공동대표단은 지난 15일부터 평일 낮 12시부터 1시까지 한 시간 동안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하며 이곳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여왔다.
"1인당 300원이면 참정권 보장된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시민캠프 소속 조경애 공동대표가 31일 오후 1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시민캠프 제공
하루 평균 3시간의 야근이 이뤄지는 한국의 노동환경에서는 오후 6시까지 투표를 하러 가는 게 무리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 지난 19대 총선 당시 생업 종사를 이유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은 39.4%에 달했다.
이어 조경애 대표는 전날 투표시간 연장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향해 날 선 비판을 던졌다.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에게 표를 요구하는 후보로서 할 말은 아니죠. 투표시간을 늘리면 100억 원이 든다는 박 후보의 주장도 부풀려진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계산해보면 1인당 300원이 더 들어요. 300원 때문에 못한다는 것 아닙니까. 재외국민 선거비용으로는 53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간 없어서 투표 못 하는 사람들의 기회를 보장하는 게 그리 문제인가 싶습니다."
조 대표는 '시민의 참정권'을 투표시간 연장의 목적으로 두지만, 이날 현장에 있던 '시민' 모두가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았다. 20대 대학생들은 활짝 웃으며 적극 찬성했지만, 60대 이상의 시민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반대했다.
"저녁 시간에 투표하고 싶다" vs. "아침 일찍 가서 하면 되지"
현장에 있던 김다인(24)씨는 "젊은 사람들은 주로 오후 시간대에 활동하고, 대학의 경우 선거 날 수업을 하는 교수들도 있어 아침 일찍 투표하러 가기 힘들다"며 "저녁 시간에도 투표할 수 있도록 마감시간이 연장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 옆쪽에서 '반값등록금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던 이주아(28)씨는 "오후 9시까지 연장하는 것으로는 모자라다, 자정까지 늘리면 안 되겠느냐"고 기자에게 반문했다. 이씨는 "지난 4·11 총선 때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야 돼서 그 전에 서둘러 투표했다"며 "만약 깜빡 늦잠을 잤다면 투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오후 9시까지 일하는 친구들도 간혹 있는데, 이들을 위해서라도 투표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뒤쪽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던 손아무개(75)씨는 "투표시간 연장은 야권의 놀음"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나는 그동안 선거 때마다 오전 7시께 투표해왔어. 나처럼 아침 일찍 가서 투표하고 오면 현재 투표시간을 유지해도 문제 없는데 말이야. 일 늦게 끝난다고? 에이, 그런 요구들을 다 받아주면 안 되지. 박근혜 후보가 나와서 말하던데? 투표시간 늘리면 돈도 많이 든다고. 오후 6시까지면 충분해."
하늘색 작업복을 입고 광장 계단을 청소하던 정진배(68)씨도 '투표시간 연장'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무섭게 손사래를 쳤다. 그는 "그동안 출근 전에 투표했다, 투표시간 연장으로 개표시간까지 늦어지는 건 싫다"고 말한 뒤 황급히 다른 곳으로 이동해 빗자루질을 이어갔다.
한편, 현장에 있던 외국인들은 한국의 투표 마감시간이 이른 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온 드류씨는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보통 오후 8시에 끝나고, 투표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판사가 투표시간을 연장하기도 한다"며 "그에 비해 한국은 투표가 너무 일찍 끝난다, 투표율이 낮게 나오진 않느냐"고 반문했다. 일본에서 온 야나기씨도 "한국도 일본처럼 투표시간을 늘리면 투표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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