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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단일화 원칙에라도 합의"... 거부한 안철수

문, 민주통합당 중앙선대위 출범식서 제의... 안 "정치개혁이 먼저"

등록|2012.11.04 16:50 수정|2012.11.04 18:45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4일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원칙에라도 합의해 달라"며 거듭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를 압박했다. "국민들이 단일화가 안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정치개혁이 먼저"라며 이를 거부했다. 대선을 40여 일 앞둔 가운데 야권 단일후보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문재인 "단일화 할 것이라는 원칙이라도 합의해야"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 및 수도권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안철수 후보도 저와 마찬가지로 단일화의 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가 단일화할 것이라는 원칙, 힘을 합쳐 함께 대선에 임할 것이라는 원칙만큼은 하루 빨리 합의해서 국민에게 제시하자"고 촉구했다. ⓒ 남소연


문재인 후보는 이날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서 "시간이 없다, 선거를 45일 앞두고 있고, 후보등록일은 20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는 "대다수 국민이 정권교체를 위해 저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해서 힘을 합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저와 안철수 후보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철수 후보도 저와 마찬가지로 단일화의 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국민들은 정말 단일화가 될 것인가를 걱정하고 있다"며 "저는 국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일화 논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안철수 후보를 꼬집은 것이다.

"안철수 후보에게 제안한다. 단일화의 시기와 방법을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충분히 논의하도록 하자. 저에게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 모든 방안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하자."

문 후보는 특히 안 후보를 향해 "우리가 단일화 할 것이라는 원칙, 그리하여 힘을 합쳐 함께 대선에 임할 것이라는 원칙만큼은 하루빨리 합의해서, 국민들에게 제시하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문 후보는 "우리 헌법 제1장에 정당은 국회, 정부, 대통령보다 앞에 명시돼 있다"며 "국민 의사를 대표하는 대의조직이고, 민주주의의 토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에 대한 정당 후보의 우월성을 강조함으로써, 지난 9월 이해찬 대표로 촉발된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연상케 한다. 문 후보는 "모든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거듭되는 혁신을 통해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지 해체나 존재 부정의 대상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철수 "정치개혁 없이는 정권교체 힘들어"

▲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전북 군산시 새만금방조제 신시전망대를 방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원칙에라도 합의하자"는 문재인 후보의 제안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거듭 정치개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치개혁 없는 정권교체는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전북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방문한 안철수 후보는 문제인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제가 제주에서 4·11 총선(패배)의 예를 들어 말했는데, 그 이유가 정치개혁 없이는 정권교체도 힘들다는 예로 말한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정치개혁 또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좋다. 정말 진심이 담긴 약속들이 있어야 정권교체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 2일 제주도를 방문한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에서도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에 열심이셨고, 희생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어 열심히 하시는 수많은 분들이 있지만, (4·11 총선 결과는) 계파를 만들어 이익에 집착하다가 총선을 그르친 분들이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내 친노세력으로 대표되는 계파정치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정치개혁이 필요하다는 진정성을 갖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민주당 인적쇄신 파문과 관련 이해찬 대표가 물러나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잔류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제가 인적쇄신에 대해서 말한 적은 없다"면서 "국민들이 '정치쇄신이 되었구나'하고 판단하는 순간이 정권교체 성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에서 문재인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이 안철수 후보를 앞섰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안 후보는 "저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제가 가진 진정성, 정치개혁이 있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말씀을 계속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철수 후보는 이날 전북 익산 재래시장과 새만금 사업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전남 광주에서 시민들과 번개미팅을 갖는 등 1박2일 동안 호남 공략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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