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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열광한 민주당, '지도부 쇄신론' 입조심

민주당 중앙선대위 출범식, "안철수 단일화 받고 박근혜 투표시간 연장 수용해야"

등록|2012.11.04 20:25 수정|2012.11.04 20:25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영부인"

4일 오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중앙 및 수도권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열린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이곳 분위기는 '문재인 정부 출범식'을 방불케 했다. 서울·경기·인천 등에서 올라온 당원과 시민캠프 관계자 3000여 명은 출범식 내내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환호했다.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도 "영부인"으로 불렀다.

그러나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사퇴 등의 지도부 쇄신과 관련해서는 다들 입조심 하는 분위기였다. 문 후보 선대위 측은 "후보가 기다려달라고 했으니 조금만 시간을 달라"며 즉답을 피했고, 지역 당원 일부 역시 손을 저으며 외면했다. 

시인 안도현 "문 후보 승리 확신 안 했다면... 지금쯤 시나 쓰고 있었을 것"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 및 수도권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출범식 무대에 오른 중앙선대위원장과 각 캠프 소속 위원장들은 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유정아 선대위 시민캠프 대변인이 "우리 후보가 이길 수 있냐"고 묻자, 박영선 중앙선대위원장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선 문 후보의 호감도가 세 명의 후보 중에서 가장 높습니다. 여론조사 지지율도 문 후보는 꾸준히 상승세입니다. 40대와 호남 지역에서의 지지율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토끼와 거북이의 싸움에서 결국 거북이가 이기게 됩니다."

청년유니온 위원장 출신인 김영경 중앙선대위원장은 "선대위원장이 됐을 때만 해도 주변 사람들에게 문 후보를 설명할 때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만 했는데, 이제는 이 수식어가 필요 없게 됐다"며 문 후보의 대선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다.

안도현 중앙선대위원장은 "문 후보의 승리를 확신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시나 쓰고 있었을 것"이라고, 이장우 미래캠프 경제민주화위원장은 "문 후보만이 경제민주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며 문 후보를 지지했다.

문 후보와 함께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치른 정세균 전 대표와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도 출범식에 참석해 지지를 선언했다. 정세균 전 대표는 "12월 19일 대선 승리를 위해 내가 '문재인'이라 생각하고 힘을 모으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두관 전 지사는 "문 후보 당선과 정권교체를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들의 지지 발언과 당원들의 연이은 환호성을 들은 문 후보는 활짝 웃으며 "정말 대통령이 될 것 같다"며 "출전 준비는 끝났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기세를 이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압박했다. 그는 "국정파탄의 책임을 지고 심판받아야 할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다시 정권을 맡겠다고 나선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투표시간 연장과 관련해 "박 후보만 찬성하면 수백만 명이 더 투표할 수 있다"며 "본인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단일화 협상 상대인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에게도 "이제 국민들은 정말 단일화가 될 것인가를 걱정하고 있다"며 "모든 방안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왜 '지도부 쇄신'에만 관심가지나"... 이-박 퇴진론에는 '쉬쉬'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 및 수도권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손잡고 대선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남소연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 및 수도권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문 후보를 향한 지지 열기와 다르게, 당내에서 불거진 지도부 쇄신에 대한 목소리는 현장에서 듣기 힘들었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이해찬·박지원 퇴진론'이란 단어가 입 밖에 나오게 무섭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일축했다. 한 관계자는 "왜 기자들이 지도부 쇄신에만 관심을 가지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출범식 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후보가 근본적인 정치 변화를 위한 대안 제시 없이 인사 문제부터 거론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아직 특정 방식으로 해결방안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이번주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문 후보도 출범식에서 "당이 모든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거듭되는 혁신을 통해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지, 해체나 존재 부정의 대상은 아니다"며 이·박 퇴진만이 거론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지역 당원과 시민캠프 관계자들도 지도부 쇄신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기를 꺼려했다. 강원 지역의 한 당원은 인상을 찌푸리며 "왜 그러냐"고 물었고, 강북에서 왔다는 당원 한 명은 아예 답하지 않으며 무대만 응시했다.

조심스럽게 답한 몇몇 당원들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지도부가 퇴진하는 것은 선거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후보 팬클럽 '문풍지대' 소속 송순효(52)씨는 "시민 경선 투표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선출됐는데, 이들이 물러나면 시민 뜻을 거스르게 된다"며 두 사람의 퇴진을 반대했다.

권영만 강원도당 사무처장은 "이·박 퇴진론은 실체 없는 외부에서 당을 흔드는 것"이라며 "대안 없이 지도부가 물러나는 등 대선에 방해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장애등급제 폐지', 국민명령 1호 정책으로 선정돼

한편, 출범식에서는 '국민명령 1호' 정책이 선정됐다. 국민명령 1호는 국민 참여정치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는 문 후보의 정책 공약 프로젝트다.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선발된 18개의 정책 중, 이라나(31)씨가 제안한 '장애등급제 폐지'가 국민투표에서 7000여 표를 획득해 국민명령 1호 정책으로 뽑혔다.  

문 후보는 "18대 대통령이 되면 행정명령 내려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며 "앞으로도 장애인 지원을 대폭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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