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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임기는 연장되고, 투표시간은 연장 안돼?"

부산지역 예술인들, 투표시간 연장 촉구 퍼포먼스... 오는 11일까지 부산역에서

등록|2012.11.05 19:53 수정|2012.11.05 19:54

▲ 부산문화예술네트워크가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재능기부 릴레이퍼포먼스 ‘유권자의 난' 행사를 열고 있다. 5일부터 시작된 이번 행사는 오는 11일까지 부산역 광장에서 진행된다. ⓒ 정민규


"잔업, 야근, 특근은 입맛대로 연장하면서 와 투표시간만 연장 안 하노?"
"대형마트, 편의점은 연장할 필요도 없이 24시간이나 영업하면서 투표는 와 24시간 못하노?"

5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부산예술인 재능기부 프로젝트'에서는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지역예술인들은 박정희 대통령의 임기 연장, 미국의 이라크전 연장, 고리1호기의 연장 운영을 거론하며 "왜 투표시간만 연장 못한단 말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예술인들은 "연장하지 말아야 할 것을 연장하고, 연장해야 할 것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문화예술을 연장으로 삼는 우리가 어째 가만 보고만 있겠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예술인들은 "투표는 국민의 주권"이라며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지닌 대통령을 헌법을 무시하는 선거로 뽑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과 시민들은 중간중간 "옳소" 하는 추임새까지 넣으며 예술인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 부산문화예술네트워크가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재능기부 릴레이퍼포먼스 ‘유권자의 난' 행사를 열고 있다. 5일부터 시작된 이번 행사는 오는 11일까지 부산역 광장에서 진행된다. ⓒ 정민규


기자회견이 열리는 한쪽 귀퉁이에서는 불판에 삼겹살을 굽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불판 옆에는 "투표 시간 연장을 돈으로 따져? 그 돈 내가 먹고 있음"이라는 피켓이 세워져 있었다. 돈(예산)을 이유로 투표시간 연장에 미온적인 정치권을 향해 돈(돼지)을 먹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중인 것. 광장으로 퍼져나가는 고기 굽는 냄새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퍼포먼스를 지켜봤다.

모여든 시민들을 상대로는 500원짜리 일명 '청와대' 라이터가 팔려 나갔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지역 인디밴드 'Wake up'의 공연도 이어졌다. '유권자의 난'이라 이름 붙여진 퍼포먼스는 부산문화예술네트워크 소속 예술인들의 재능기부로 탄생했다.

이들은 오는 11일까지 매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1시간 동안 부산역 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매일매일 펼쳐지는 퍼포먼스도 다양하다. 예술인들은 자연예술과 극단 공연, 밴드, 춤까지 매일 다른 형식의 릴레이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 부산문화예술네트워크가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재능기부 릴레이퍼포먼스 ‘유권자의 난' 행사를 열고 있다. 5일부터 시작된 이번 행사는 오는 11일까지 부산역 광장에서 진행된다. ⓒ 정민규


부산문화예술네트워크 측은 "선거를 통해 국민의 주권을 행사할 기회를 지나친 시간제한으로 인해 박탈당함으로써 행복추구권 역시 침해되고 있다"며 "11월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이 반드시 처리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문화게릴라들의 재능기부 릴레이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문화예술네트워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투표시간 연장 홍보와 더불어 예술인 참가 신청을 접수하는 동시에 11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예술인들과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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