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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 연합'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와 달라야 한다"

[대담] 조국-박명림 교수,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경계... TV 토론 통한 합의 강조

등록|2012.11.06 21:46 수정|2012.11.06 22:22

▲ 박명림 교수와 조국 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내가 꿈꾸는 나라' 주최 시민정치콘서트 '우리는 유권자다'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 권우성


"두 대선후보가 만나서 악수하고 제비뽑기할 문제가 아니다. 과연 각 후보 캠프가 단일화 두고 산수 계산하면 이기는 것일까."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론조사나 경선 등의 방식은 정치연합의 기본에 위배된다."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대학원 교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6일 오후 6시 첫 단일화 회동을 통해 '후보 등록일 전 단일화 하겠다'고 합의한 가운데, 같은 날 오후  2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대학원 교수는 <오마이뉴스> 상암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나 이같이 지적했다. 단일화 절차가 본격 시작되면서 여론조사 등의 방식에 초점이 맞춰지는 상황을 경계한 것이다.

이들은 대담에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방점을 정치공학적 '방식'보다 먼저 가치연대를 위한 '합의'에 두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조국 교수는 지지자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두 후보가 하나의 세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덜컥 여론조사를 실시해 '원 샷'으로 단일화가 끝나면 떨어진 후보의 지지자가 이탈하게 된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둘 중 한 명을 100% 지지하던 시민이 두 후보를 60:40 비율로 지지하게끔 변화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지지하는 후보가 떨어져도 남은 후보를 밀어주게 된다. 단일화 단계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의견을 모아야 한다."

"문재인·안철수, TV 토론으로 단일화해야"

▲ 조국 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내가 꿈꾸는 나라' 주최 시민정치콘서트 '우리는 유권자다'에서 박명림 교수와 대담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이어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여러 차례 TV 토론에서 논쟁을 벌이며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두 교수는 제안했다. 조 교수는 "시민의 참여가 배제된 단일화는 승리와 개혁을 지속시킬 수 없다"며 "공중파·인터넷 TV를 통해 토론을 하면,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단일화 열기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림 교수 역시 "시민의 열망이나 참여가 단일화에서 배제된 채 진행될 경우 성공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국기비전·가치의 연합 등 핵심문제를 놓고 두 사람이 TV 토론에서 논쟁을 벌여가는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단일화를 통한 정치연합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김종필 연합' '노무현-정몽준 연합'은 개별 정치인 연합에 불과했다. 또한 보수세력과의 연합이었기 때문에 개혁정책을 집행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문재인-안철수 연합'의 성격은 달라야 한다. 안 후보로 대표되는 중도세력과 문 후보로 대표되는 개혁세력이 연대해 궁극적으로는 사회협약·복지연대로 나아갔으면 한다."

박 교수는 '한국판 뉴딜'을 정치연합의 내용으로 제시했다. 1932년대공황 속에서 집권한 미국 민주당 루즈벨트 대통령은 노동자·흑인·빈곤층 등의 새로운 세력과 손잡고 광범위한 자유주의 연합을 탄생시킨 바 있다. 이른바 '뉴딜연합'이다. 이들은 사회보장법이 주축이 된 '뉴딜정책'을 적극 시행하면서 미국정치세력의 교체를 낳았다.

'제 2의 뉴딜연합'이 한국사회에서 재현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박 교수는 "뉴딜연합이 미국사회에서 배제된 세력들과 연대했기 때문에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미국의 힘이 두 배로 성장했다"며 "우리도 정치협약에서 사회협약, 이념·가치협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예도 들었다. 그는 "1949년 독일의 아데나워 정부는 방어적 민주세력과 보수세력이 14년 동안 공동집권하면서 사회시장경제의 틀을 만들었고, 이후 정권에도 이어졌다"며 "문·안 두 후보가 공동정부를 구성해 복지정책을 추진하면 다음 정부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뉴딜연합, 30년 동안 국가 틀 바꿔"... '한국형 뉴딜' 강조

▲ 박명림 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내가 꿈꾸는 나라' 주최 시민정치콘서트 '우리는 유권자다'에서 조국 교수와 대담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이에 조 교수도 "문재인·안철수의 만남은 세력 간 연대의 문제"라며 "미국 뉴딜연합이 30년 동안 집권하면서 국가의 틀을 바꾸었듯이, 문·안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이뤄 2013년 이후 몇 십 년 동안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고 거들었다.

마지막으로 두 교수는 '문재인·안철수 정치연합'을 통해 1990년 3당 합당 이후 '우편향'된 한국사회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조 교수는 "문·안 두 후보가 합쳐 '3당 합당' 이전으로 보수와 진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3당 합당'으로 해체된 민주 연대를 회복하면서 동시에 그때 놓쳤던 사회연대를 추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박명림 교수와 조국 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내가 꿈꾸는 나라' 주최 시민정치콘서트 '우리는 유권자다'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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