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MBC, 그냥 단일화가 싫다고 하세요
박근혜의 '단일화 비판'을 더 비중 있게 보도한 조선일보·MBC
후보 단일화 원칙에 합의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새정치 공동선언'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기구를 꾸렸습니다. 7일과 8일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관련 뉴스를 전하는 대다수 언론의 보도 또한 여기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단일화에 대한 언론사의 판단은 각각 다를 수 있지만, 현재 단일화와 관련한 뉴스에서는 이것이 가장 핵심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안 단일화' 논의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단일화 비판에 더 방점을 찍은 언론사가 있습니다. 조선일보와 MBC입니다. 대표적 '친박·친새언론'인 이들은 "단일화가 민생과 무관한 이벤트"라는 박 후보 비판을 단일화 진행과정보다 더 비중 있게 배치합니다. 또 단일화의 의미나 단일화 추진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주문보다는 기싸움에 더 방점을 찍는 보도태도를 보입니다. 한마디로 새누리당이 해야 할 일을 이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의 황당함
먼저 MBC <뉴스데스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7일 MBC <뉴스데스크>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소식을 6꼭지로 다룬 뒤 7번째 뉴스로 <"밀실 야합…여성 대통령이 쇄신">이라는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 합의를 밀실야합과 정치놀음으로 규정한 새누리당의 입장을 단순 전달하는 리포트인데, 과연 이 리포트가 단일화 관련 뉴스에서 가장 먼저 배치가 됐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제가 굳이 구구절절 설명 드리지 않아도 KBS, SBS가 어떻게 보도했는지를 보면 MBC뉴스의 황당함이 잘 드러납니다. 한번 보시죠.
KBS <뉴스9>
<'정치혁신' 논의 착수> (5번째 리포트)
<단일화 협상 쟁점은?> (6번째 리포트)
<"민생 무관한 이벤트"> (7번째 리포트)
SBS <8뉴스>
<단일화 협의 시작 … '새 정치팀' 가동> (4번째 리포트)
<신당 창당론 '솔솔' … 새판짜기> (5번째 리포트)
<"민생 외면 이벤트" 단일화 정면 비판> (6번째 리포트)
앞서도 언급했지만 단일화에 대한 언론사의 판단은 각각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단일화 관련 논의에서 무엇이 우선이고 어떤 것이 핵심인지는 언론사마다 대략 비슷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단일화 논의 초반인데다가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일화를 진행하는 쪽의 뉴스가 더 주요하게 배치될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어찌됐든 뉴스가 나오는 쪽이 단일화를 진행하는 쪽이니까요. 그런데 MBC는 단일화를 진행하는 문재인-안철수 후보보다 박근혜의 단일화 비판을 먼저 뉴스로 내보냅니다.
MBC <뉴스데스크>
<"밀실 야합 … 여성 대통령이 쇄신"> (7번째 리포트)
<주도권 샅바 싸움 … 호남이 관건> (8번째 리포트)
단일화 진행 과정을 전하는 MBC의 보도도 문제입니다. '새정치 공동선언'을 위한 협상단 구성 소식은 '아주 짧게' 보도하면서 리포트의 대부분을 문재인-안철수 후보간의 기싸움-신경전 등에 할애합니다. 그래서 리포트의 대부분이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구성됩니다.
'친박·친새언론' MBC의 단일화 흠집내기
"단일화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두 진영 사이의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문재인 후보는 '정당 경험'을 앞세워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의 쇄신을 거듭 요구하며 문재인 후보를 압박했습니다"
"신당창당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합의를 누가 주도했냐를 놓고 양 후보 진영간 신경전이 이어졌습니다"
주된 표현 대부분이 '주도권-신경전-밀리지 않겠다-압박했다'입니다. MBC와 함께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 KBS도 이렇게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두 후보가 어제 회동에서 정치권이 기득권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만큼 넓게는 대통령과 국회·정당의 쇄신, 좁게는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라는 정도의 내용은 반영했다는 얘기입니다.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다를 수 있으나 보도는 상식선에서 하는 게 온당한 태도입니다. MBC는 지금 상식선에서 벗어난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항상(!) 상식을 벗어난 보도와 지면편집으로 유명한 조선일보가 이번 사건을 그냥 지나칠 리 없습니다. 역대 대선을 보면 항상 '조중동 연대전선'이 굳건히 형성되고는 했는데 이번 대선은 약간 양상을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중앙일보는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노선을 걷고 있고, 동아일보는 뭐라 그럴까… 무기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소리는 '버럭버럭' 질러대는데 예전처럼 영향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나 할까.
제목부터 기사 구성까지 철저히 '박근혜에 편파적인' 조선일보
암튼 이런 구도 때문인지 조선일보 혼자 고군분투하는 양상입니다. 단일화와 관련해서도 오늘자(8일) 중앙일보는 <단일화 실무팀 3명씩 지명, 박근혜는 민생 내세워 견제>(1면)라는 제목으로 비교적 '상식선'에서 보도한 반면 조선일보는 <박 "단일화, 민생과 무관한 이벤트" 문·안측 "왜 변화를 열망하는지 생각해보라">(1면)라며 박 후보의 단일화 비판을 먼저 앞세우는 제목을 선보입니다.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제목뿐만 아니라 기사 내용 또한 철저하게 '박근혜 후보에 편파적'인 방식으로 구성됐습니다.
기사의 첫 문장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7일 '국민의 삶과 상관없는 단일화 이벤트로 민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라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전날 단일화 추진 합의를 비판했다"로 시작한 조선일보는 박 후보의 이 같은 비판에 대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반박 입장을 1면에 반영합니다. 조선일보 기사만 보면 단일화 관련 논의에서 박근혜 후보가 주도권을 쥐고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따라가는 양상입니다. 어이가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조선일보의 6면과 8면은 '단일화 흠집내기의 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선거연대 논란' '새정치 논란' '단일화 방식 논란'을 6면 가득히 채운 조선일보는 8면에서 '양측 치열한 기선잡기'와 같은 기사를 배치합니다.
제목부터 기사 구성까지 철저히 '박근혜에 편파적인' 조선일보, 단일화 방해를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조선일보입니다. 아! 한 군데가 더 있군요. MBC!
그런데 '문-안 단일화' 논의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단일화 비판에 더 방점을 찍은 언론사가 있습니다. 조선일보와 MBC입니다. 대표적 '친박·친새언론'인 이들은 "단일화가 민생과 무관한 이벤트"라는 박 후보 비판을 단일화 진행과정보다 더 비중 있게 배치합니다. 또 단일화의 의미나 단일화 추진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주문보다는 기싸움에 더 방점을 찍는 보도태도를 보입니다. 한마디로 새누리당이 해야 할 일을 이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의 황당함
▲ 2012년 11월7일 MBC <뉴스데스크> ⓒ MBC
▲ 2012년 11월7일 MBC <뉴스데스크> ⓒ MBC
먼저 MBC <뉴스데스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7일 MBC <뉴스데스크>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소식을 6꼭지로 다룬 뒤 7번째 뉴스로 <"밀실 야합…여성 대통령이 쇄신">이라는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 합의를 밀실야합과 정치놀음으로 규정한 새누리당의 입장을 단순 전달하는 리포트인데, 과연 이 리포트가 단일화 관련 뉴스에서 가장 먼저 배치가 됐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제가 굳이 구구절절 설명 드리지 않아도 KBS, SBS가 어떻게 보도했는지를 보면 MBC뉴스의 황당함이 잘 드러납니다. 한번 보시죠.
▲ 2012년 11월7일 KBS <뉴스9> ⓒ KBS
KBS <뉴스9>
<'정치혁신' 논의 착수> (5번째 리포트)
<단일화 협상 쟁점은?> (6번째 리포트)
<"민생 무관한 이벤트"> (7번째 리포트)
▲ 2012년 11월7일 SBS <8뉴스> ⓒ SBS
SBS <8뉴스>
<단일화 협의 시작 … '새 정치팀' 가동> (4번째 리포트)
<신당 창당론 '솔솔' … 새판짜기> (5번째 리포트)
<"민생 외면 이벤트" 단일화 정면 비판> (6번째 리포트)
앞서도 언급했지만 단일화에 대한 언론사의 판단은 각각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단일화 관련 논의에서 무엇이 우선이고 어떤 것이 핵심인지는 언론사마다 대략 비슷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단일화 논의 초반인데다가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일화를 진행하는 쪽의 뉴스가 더 주요하게 배치될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어찌됐든 뉴스가 나오는 쪽이 단일화를 진행하는 쪽이니까요. 그런데 MBC는 단일화를 진행하는 문재인-안철수 후보보다 박근혜의 단일화 비판을 먼저 뉴스로 내보냅니다.
MBC <뉴스데스크>
<"밀실 야합 … 여성 대통령이 쇄신"> (7번째 리포트)
<주도권 샅바 싸움 … 호남이 관건> (8번째 리포트)
단일화 진행 과정을 전하는 MBC의 보도도 문제입니다. '새정치 공동선언'을 위한 협상단 구성 소식은 '아주 짧게' 보도하면서 리포트의 대부분을 문재인-안철수 후보간의 기싸움-신경전 등에 할애합니다. 그래서 리포트의 대부분이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구성됩니다.
'친박·친새언론' MBC의 단일화 흠집내기
"단일화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두 진영 사이의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문재인 후보는 '정당 경험'을 앞세워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의 쇄신을 거듭 요구하며 문재인 후보를 압박했습니다"
"신당창당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합의를 누가 주도했냐를 놓고 양 후보 진영간 신경전이 이어졌습니다"
주된 표현 대부분이 '주도권-신경전-밀리지 않겠다-압박했다'입니다. MBC와 함께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 KBS도 이렇게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두 후보가 어제 회동에서 정치권이 기득권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만큼 넓게는 대통령과 국회·정당의 쇄신, 좁게는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라는 정도의 내용은 반영했다는 얘기입니다.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다를 수 있으나 보도는 상식선에서 하는 게 온당한 태도입니다. MBC는 지금 상식선에서 벗어난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항상(!) 상식을 벗어난 보도와 지면편집으로 유명한 조선일보가 이번 사건을 그냥 지나칠 리 없습니다. 역대 대선을 보면 항상 '조중동 연대전선'이 굳건히 형성되고는 했는데 이번 대선은 약간 양상을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중앙일보는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노선을 걷고 있고, 동아일보는 뭐라 그럴까… 무기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소리는 '버럭버럭' 질러대는데 예전처럼 영향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나 할까.
제목부터 기사 구성까지 철저히 '박근혜에 편파적인' 조선일보
▲ 조선일보 2012년 11월8일자 1면 ⓒ 조선일보
암튼 이런 구도 때문인지 조선일보 혼자 고군분투하는 양상입니다. 단일화와 관련해서도 오늘자(8일) 중앙일보는 <단일화 실무팀 3명씩 지명, 박근혜는 민생 내세워 견제>(1면)라는 제목으로 비교적 '상식선'에서 보도한 반면 조선일보는 <박 "단일화, 민생과 무관한 이벤트" 문·안측 "왜 변화를 열망하는지 생각해보라">(1면)라며 박 후보의 단일화 비판을 먼저 앞세우는 제목을 선보입니다.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제목뿐만 아니라 기사 내용 또한 철저하게 '박근혜 후보에 편파적'인 방식으로 구성됐습니다.
기사의 첫 문장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7일 '국민의 삶과 상관없는 단일화 이벤트로 민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라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전날 단일화 추진 합의를 비판했다"로 시작한 조선일보는 박 후보의 이 같은 비판에 대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반박 입장을 1면에 반영합니다. 조선일보 기사만 보면 단일화 관련 논의에서 박근혜 후보가 주도권을 쥐고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따라가는 양상입니다. 어이가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조선일보의 6면과 8면은 '단일화 흠집내기의 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선거연대 논란' '새정치 논란' '단일화 방식 논란'을 6면 가득히 채운 조선일보는 8면에서 '양측 치열한 기선잡기'와 같은 기사를 배치합니다.
제목부터 기사 구성까지 철저히 '박근혜에 편파적인' 조선일보, 단일화 방해를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조선일보입니다. 아! 한 군데가 더 있군요. MBC!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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