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 대선의 해 정치 다큐로 문 연다
대선 일정으로 개최 앞당겨 29일 개막, 국내외 화제작 94편 상영 예정
▲ 8일 홍대 인근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 사전감독모임에서 개막작을 발표하고 있는 조영각 집행위원장 ⓒ 성하훈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8일 홍대 인근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 사전감독모임' 행사에서 "대선을 앞둔 정치의 시대를 맞아 올해 정치다큐멘터리 <거대한 대화>를 개막작으로 결정했다"며 "정치에 대한 화두를 제기해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박세호 감독은 영화에 대해 "낯선 사람이 찾아와 밀어 붙인 인터뷰를 낯설어 했던 정치인들이 인터뷰 막바지에는 연장을 원하든가 추가 인터뷰를 청하기도 했을 만큼 이성적 대화에 목말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우리는 전사가 아니다> <영매-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등을 연출한 중견 독립다큐감독이다..
어느 때보다 화려한 프로그램, 정치 다큐 개막작에 국내외 화제작 망라
개막작 외에 93여 편의 주요 상영작들도 모두 공개됐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경쟁 단편은 691편의 출품작 중 <밀청>, <영아> 등 39편이 선정됐고, 경쟁 장편은 82편의 출품작 중 <버스를 타라>, <춤추는 숲>, <1999, 면회> 등 10편이 추려졌다. 초청작은 모두 41편이다.
예심을 마친 심사위원들은 경쟁 부문 출품작들에 대해 "고등학생 작품까지 하나같이 기본기에 충실한데다 평준화 된 상태였다"면서 "다양한 이슈와 형식을 드러내며 한국독립영화계를 대변하고 있는 작품들이다"고 평가했다.
해외 영화제에 진출했거나, 최근 영화제를 휩쓸고 있는 작품 등 올 한해 독립영화에서 주목받은 유망 감독들의 영화들도 대거 포진한 점도 특색이다.
▲ 2010년 로카르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최주용 감독의 신작 <밀청> ⓒ 서울독립영화제
▲ 최근 국내외 영화제에서 잇따른 수상하고 있는 김진만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오목어> ⓒ 서울독립영화제
<밀청>의 최주용 감독은 2010년 로카르노영화제에 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전력이 있는 기대주이며, 김진만 감독은 애니메이션 <오목어>로 현재까지 국내외 영화제에서 끝없이 수상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영아>는 <은교>로 올해 영평상 신인여우상을 받은 김고은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장건재 감독의 <잠 못 드는 밤>은 밴쿠버·도쿄·런던영화제에 두루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특히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어느 해보다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는 평가다.
부산영화제 4관왕을 차지한 오멸 감독의 <지슬>, '한국영화감독조합상-작품상'을 수상한 신연식 감독의 <러시안 소설>, 3인의 배우가 남자배우상을 공동 수상한 김태곤 <1999, 면회>가 대표적이다. 김태일 감독의 <웰랑 뜨라이>는 다큐멘터리 경쟁에서 '특별 언급'된 작품이다.
아시아나단편영화제 개막작으로 큰 화제를 모은 김동호 감독의 <JURY>와 최우수 국내작품상을 수상한 양익준 감독의 <시바타와 나가오>도 특별초청작으로 상영된다.
'응답하라 99%', 인간다운 삶을 갈망하는 99%의 목소리
▲ '서울독립영화제2012' 포스터 ⓒ 서울독립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는 올해부터 역량 있는 감독 발굴을 위해 새로운 선택을 신설했다고 밝혔는데, 한자영 감독의 <나의 교실>과 배우 윤은혜가 연출한 단편 <뜨개질> 등이 상영된다. 이 중 한자영 감독의 <나의 교실>은 지난 5월 열린 '인디포럼' 개막작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전문계고 여학생들의 취업 준비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를 아주 진솔하게 전달한 수작이다.
이밖에 사회 주요 이슈를 다룬 작품을 보여주는 '액티비즘 포커스'에서는 <복지갈구 화적단 "너희 동네 살만하니">를 통해 복지 문제를 제기하고, <강정 인터뷰 프로젝트>는 인터뷰를 활용해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싸움을 펼치고 있는 강정마을을 응원한다
해외 초청 작품은 '응답하라 99%'를 주제로 권력과 자본이 99%의 목소리에 귀기울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소셜 네트워크 미디어 등 인간다운 삶을 열망하는 99%의 목소리를 담아낼 예정인데, 대선의 해를 맞아 그 무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자처럼 일어나라 ;월스트리트 점거와 혁명의 씨앗>, <이집트 혁명 리포트> 등이 주요 상영작이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11월 29일 개막하며, CGV압구정과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12월 7일까지 개최된다. 영화제 측은 "올해는 대선 일정 때문에 예전보다 12월 중순에 열리던 개최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