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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만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 답변 안해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대선후보들, 좀 더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을"

등록|2012.11.14 17:25 수정|2012.11.14 17:25

▲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울산, 아산, 전주공장)가 지난달 25일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 송전탑 농성장에서 대선 후보들에게 공개 질의서를 전달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비정규직노조) 조합원 두 명이 대법 판결 이행 등을 요구하며 지난 10월 17일부터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인지 약 한 달. 그사이 비정규직노조가 문제 해결을 위한 질의서를 각 대선 후보들에게 보냈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만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노조는 지난달 25일 현대자동차비정규직 3지회(울산, 전주, 아산) 명의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이정희, 후보에게 현대차 불법파견 해결 공개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이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 전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후보들 "최병승법 입법" 약속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이정희 후보는 모두 기업의 소권남용을 제한하는 이른바 '최병승법'(최병승씨는 8년간 현대차와 법정 투쟁을 한 후 대법원 불법파견 확정판결을 이끈 당사자)을 입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안철수, 심상정, 이정희 후보는 "파견법 19조에 따라 불법파견 사내하청 업체를 폐쇄조치해야 한다"고 답했고, 심상정, 이정희 후보는 "대기업의 순이익에 비례해 이행강제금을 징벌적 수준으로 상향시키고, 장기간 동안 불법파견 상태를 방치한 경우에는 반드시 사업주에 대한 구속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안철수, 심상정, 이정희 후보는 "재벌 총수는 불법행위를 저질러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답변했고, 문 후보는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정몽구 회장의) 소환 및 처벌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천의봉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사무장과 최병승 조합원이 한 달 가까이 "불법파견 인정,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구속"을 요구하며 벌이고 있는 철탑 고공농성은 이번 대선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큰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던 것을 입증했다. 앞서 각 대선 후보들의 송전탑 지지 방문이 이어졌었고, 이처럼 대선 후보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전향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

한편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지난달 25일 각 후보들에게 직접 전달, 이메일 혹은 팩스를 통해 질의서를 전달했다. 비정규직노조는 "박근혜 후보 측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팩스를 보낸 후 수신한 것을 확인했다"며 "이후 다른 후보와 마찬가지로 답변서를 보낼 날짜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노조 기자회견 "대선 후보들 이구동성 현대차 질타"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14일 오후 대선 후보들의 답변 내용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철탑 농성장에서 열고 "대통령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현대차를 질타하고 미온적인 검찰 태도를 비난한 것은 사회상식에 비추어도 당연한 일"이라고 반겼다.

이어 "현대차(주)는 사회구성원으로 지켜야 할 기본적 의무마저 저버려 국민적 비난을 사고 있다"며 "법 위에 군림하는 현대차, 입법·사법·행정부도 어쩌지 못하는 현대차라는 사회적 공분도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도 더 이상 재벌 감싸주기로 일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지금이야말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구속 수사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철탑농성 중인 최병승 조합원은 대법원 판결 당사자이며 지난 5월에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복직 결정까지 받았다"며 "그런데도 사측은 이에 불복해 지난 6월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8년여 걸려 승소한 소송을 다시 1심(행정소송)부터 시작하자며 소권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는 850만 비정규직노동자를 대표하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사안"이라며 "따라서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는 대선후보들에게 좀 더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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