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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중심 돼 사회를 치료하자"

[현장] 제2회 전국 뇌병변장애인대회... 박근혜·문재인·안철수도 축사 보내

등록|2012.11.16 10:12 수정|2012.11.16 10:29

제 2회 전국 뇌병변장애인 대회제 2회 전국 뇌병변장애인 대회에서 이수호 서울시 교욱감 후보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 철폐연대 상임이사가 나란히 앉아 있다. ⓒ 이명옥


제2회 전국뇌병변장애인대회가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는 전국 150여 명의 뇌병변 장애인과 활동가가 함께해 축제 한마당을 벌이고 있다. 현재 뇌병변 장애인 회원은  전국  33만 명이다. 사단법인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1993년 발족된 이후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장애인 인권을 지켜내고 장애인 권리를 증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류홍준 한국뇌병변장애인인원협회 회장류홍준 회장을 상임이사인 이수호 서울시 교육감 후보와 활동가가 무대에 오르도록 도와주고 있다. ⓒ 이명옥


"오늘의 사회자 윤성근씨를 소개합니다. 우리 협회에서 제일 '끗발 없는' 간사입니다. 저기 사무국장도 와 있지만 제일 끗발 없는 간사를 사회자로 세우면서 협회는 끊임없이 자기 성찰을 하고 변화를 추구할 것을 다짐합니다.

사회자가 조금 버벅거렸지만 이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끗발 있는 회장·의장이 아니라 활동가들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잘 못할 때, 잘 못 들을 때 질타해 주십시오. 아름다운 미래가 될 것입니다.

2003년 뇌병변 장애인들이 운동의 중심에 선 이후 뇌병변장애회원들의 활동 역사는 이 땅 장애인의 역사가 됐습니다. 장애인이 자랑스럽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대한민국을 사람 사는 세상으로 만드는 데 뇌병변장애인이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런 꿈을 꿈니다. 언젠가 뇌병변장애인회관이 건립되면 건물에 뇌병변 장애 동지들 이름이 가득차게 될 것입니다. 우리 뇌병변 장애 동지들의 이름은 제일 먼저 제일 밑바닥을 이루며 쓰이고 가장 아름다운 이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1박 2일의 첫 단추를 아름답게 끼워주길 바랍니다. 오늘밤에는 이야기와 술과 안주에 취해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책임 못 지니까요."

류홍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회장의 유머 넘치는 인사말에 대회장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졌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상임대표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대표와 회원들은 광화문에서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페지를 위해 서명을 받고 있다. ⓒ 이명옥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행사장에 젊은 장애인 동지와 함께 참석했다. 그는 "한 장애인 분이 '나야 중년에 장애를 입어서 살만큼 살았지만 젊어서 장애를 입은 동지를 보면 안타깝다, 그럴 수록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해라'고 했다"며 "여전히 장애인은 치료의 대상으로 보는 게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우리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운동은 장애인을 치료의 대상으로 보고 치료시키고, 격리시키려는 사회를 치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사회는 누군가 죽어야만 그나마 조금 관심을 갖는다"며 "2000년 당시에는 주로 소아마비 장애인들이 활동했다, 2001년 넘어오면서 뇌병변장애인들이 몸으로 마음으로 행동으로 싸웠고 그렇게 싸운 10년이 현재를 만들었다"고 평했다. 또 "뇌병변 장애인들은 역사의 중심에 서 있다"며 "행동하는 주체가 돼 장애인등급제·부양의무제를 폐지하고 이 사회를 치료하자"고 독려했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장애인 복지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고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도 축전을 보내 장애인 복지 공약을 내놨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이사인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도 "장애등급제는 폐지돼야 한다, 장애인을 위한 정부 예산도 대폭 증액돼야 한다"며 "교육도 마찬가지다, 장애 교육을 위한 특별예산 편성과 지원이 필요하다, 기회를 놓쳐버린 장애 성인에 대한 교육도 평생교육 차원에서 책임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장애인의 다른 조건에 대한 다른 지원으로 당당하게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들은 축전을 보내 제2회 전국뇌병변장애인 대회를 축하하며 장애인 복지에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제2회 전국 뇌병변 장애인 대회를 축하드리며 한국 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는 차별과 편견을 없애고 우리 장애인 여러분들께 동등한 교육과 고용의 기회를 드리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가족에게만 부양의 의무를 지우거나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뇌병변 장애인 여러분께서 새로운 삶을 꿈꾸며 자신만의 행복한 삶을 창조해 가실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해 가겠습니다.

장애인등급제 폐지의 대안으로 국제 기준에 의해 건강문제에 관심을 갖고 모든 국민이 사회안전망의 시혜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의모든 책무를 한층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협회 가족 여러분과 33만 회원 여러분의 행복을 기원드리며 여러분 모두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갖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2년 11월 15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사랑하는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귀우

뇌병변 장애인의 화합과 우애, 소통과 연대의 한마당인 제 2회 전국 뇌병변장애인 대회를 축하드립니다.

복지국가는 시대적 과제이며 장애우들에 대한 복지인식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뇌병변장애인이 국가와 사회의 따뜻한 돌봄을 통해 당당하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제 2회 전국뇌병변장애인대회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장애인 축제는 장애인 사회 활동을 돕고 사회구성원으로 평등한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현행 장애인등급제는 의학적 기준에 따라 획일적으로 분류되는 측면이 있어 장애인의 건강상태와 환경적 요인이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각종 복지서비스 수급의 기준이 되는 만큼 대단히 시급하다고 하겠습니다.

오늘의 대회를 통하여 뇌병변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대통령 예비후보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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