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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1985>, 야만의 시대를 읽는 공감 코드

개봉관에 공감한 젊음의 분노가 넘쳐나길...

등록|2012.11.22 17:23 수정|2012.11.23 16:15
공감지수, 관계맺음이 중요한 시대

▲ 영화의 한 장면 ⓒ 아우라 픽쳐스


'공감지수'란 말이 있습니다. 지능지수, 감성지수에 이어 오늘날의 현실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덕목 중의 하나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말입니다. 풍부한 감성을 꽃피우면서 창의적 사고로 새 시대를 선도해가는 인간상이 필요한 시대를 넘어, 이제는 주변과의 관계맺음 즉 자신이 살아가는 이 세상과 이 세상의 만물과의 관계맺음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는 것입니다.

세상과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이 다가올 시대를 선도해나갈 덕목 중의 하나란 것입니다. 그것은 곧 '생태'란 말과도 연결이 됩니다. 생태란 말은 무엇인가요? 영어로 'eco'로 표시하는 이 말은 'household'에서 왔다고 합니다. 즉 쉽게 말해서 '집'이란 말로, 현실을 살아가는 큰 테두리란 말이고, 이것은 불교의 인드라망 사상과도 연결됩니다. 즉 만물은 커다란 테두리 안에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란 것 말입니다. 마치 씨줄 날줄로 촘촘히 엮겨 있는 거미줄과 같이 말입니다.
  
그 인드라망 안에서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니가 아프면 내가 아프다"는 공감의 능력. 이것이 바로 생태의 참 의미요. 다른 말로 공감지수라 할 수 있습니다.

야만의 역사를 공감하게 하는 영화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 1985>는 이 공감지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지난 역사의 기억을 꺼집어 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그 시절의 야만에 철저히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영화 <남영동 1985>입니다.

저는 두 아이를 둔 아빠로서 영화 <남영동 1985>의 극중 주인공 김종태에 부지불식 간에 공감하게 됐습니다. 학생신분도 아닌 두 아이의 아빠인 39세의 고 김근태 민주당 고문의 아픔이 어느 순간 제 몸의 아픔으로 다가와 있어 너무 괴로웠습니다.   

<남영동 1985>를 보는 것은 그러므로 너무 힘든 과정입니다. 그러나 그러기에 꼭 봐야 할 영화입니다. 우리가 저 야만의 시절에 대해 공감하려면, 저 시절 무고한 시민들의 아픔에 온몸으로 공감하려면 이 '힘든 영화'를 꼭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역사는 반복하고, 그 시절은 지금의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역사를 다시 돌아보고 그 시절의 아픔을 기억하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 역할을 영화 <남영동 1985>는 하고 있습니다.

개봉관에 젊음의 분노가 넘쳐나길

▲ 영화의 한 장면 ⓒ 아우라 픽쳐스


대선이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바로 영화 <남영동 1985>의 주역들이 만든 정당의 맥을 잇고 있는 당과 그 반대편에 서 있는 당의 대선후보들이 격돌하게 될 대선입니다. 어쩌면 대선에서 우리가 누구를 선택해야 될지 이 영화가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단죄의 코드로 읽히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그 시절을 전혀 모르는 젊은 세대들이 꼭 봐야 할 영화입니다. 오늘 <남영동 1985>가 개봉하는 날입니다. 상영관마다 아픈 역사에 공감한 젊음의 분노가 넘쳐나길 기대해봅니다. 15세 관람가.
덧붙이는 글 블로그 앞산꼭지에도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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