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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무성 구구절절 옳은 말씀"... 갑자기 왜?

김무성 본부장, 2010년 8월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불가론' 제기

등록|2012.11.22 16:13 수정|2012.11.22 16:13

▲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 ⓒ 권우성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본부장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현철 민주통합당 부대변인이 22일 낸 논평의 첫 문장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정을 감추기 위해 자살했다"는 등 김무성 총괄본부장의 막말에 "패륜적 범죄"라고 강도높게 비판해온 기류와는 사뭇 다르다. 

이 부대변인은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다"라는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으로부터 '막말 종결자'라는 비난을 받아온 김무성 본부장이 갑자기 '전향'이라도 한 것일까?

2년 전 인터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의욕 소진해 버려"
 
이 부대변인이 표현한 "구구절절 옳은 말씀"은 김무성 본부장이 2년여 전 한 일간지와 한 인터뷰를 가리킨다. 지난 2009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을 계기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결별한 '탈박' 김 본부장은 지난 2010년 8월 3일 <세계일보>와 단독으로 만났다.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였던 김 본부장은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 사고의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는 지도자가 대통령이 돼선 안된다"고도 했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불가론'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 김 본부장은 자신이 만나는 기자들에게도 "박근혜 전 대표는 대통령감이 아니다"라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본부장은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 사고의 유연성 부족 등) 이걸 고쳐야 한다고 나는 충정으로 말했는데, 박 전 대표를 군주처럼 모시려는 못난 사람들은 '주군한테 건방지게…'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며 "(박 전 대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민주주의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거기서 안 알아주니까, 이 결정적 문제를 고쳐서 박 전 대표를 훌륭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이 이제 거의 소진해 버렸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불가론'을 제기한 데 이어 자신의 '킹메이커 역할'마저 포기하겠다는 발언이다.

그런데 2년여가 흐른 뒤인 지난 10월 김 본부장은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아 다시 박 후보의 핵심측근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후보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경력이 있다. '친박→탈박→친박'으로 회귀한 셈이다. 

지난 10월 "박근혜 후보는 하늘에서 준비시킨 후보"

친박으로 돌아온 김 본부장은 자신이 2년여 전 <세계일보>와 한 인터뷰 내용을 완전히 부인했다. "박 후보는 하늘에서 준비시킨 후보"라는 '용비어천가' 수준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10월 18일 중앙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박근혜 후보는 5-6년 전부터 유일하고 유력한 여권 대선후보로서 그동안 혹독한 시련을 겪은, 맹자가 말한 하늘이 준비시킨 후보다"라고 박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동안 한번도 거짓말 하지 않고, 한번 말한 약속은 목숨보다 더 소중히 지켰고, 말을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과 다른 발언(김성주 위원장도 박근혜 후보에 속았다)도 했다.

김 본부장의 놀라운 변신과 관련, 이현철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 끝부분에서 "김 본부장이 왜 박근혜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는지, 막말 종결자를 자처하면서 X맨 역할을 하시는지 그 '깊은 뜻'을 알겠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12일 같은 당 황대원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김 본부장이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본심을 감추고 '하늘이 내린 후보'라고까지 치켜세우려고 하니 거짓말만 늘고 있다"며 "김 본부장은 이제라도 본심을 솔직히 말하고, 양치기 소년의 누명을 벗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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