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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찾은 박근혜 "제가 재미가 들렸죠"

학부모·시장 상인 만나며 수도권 '표심 다지기'... 새누리당, 유통법 개정안 보류 '오점'

등록|2012.11.22 21:32 수정|2012.11.22 22:33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 제일시장 생선가게에 들려 생선을 사고 있다. ⓒ 조재현


착실한 다지기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수도권에서 민생 일정을 이어가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후보 단일화 협상 방식을 놓고 교착상태에 빠진 야권 후보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토론회를 마친 후 오후에는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 '행복교육네트워크 창립대회'에 참석했다. 경기도 고양시의 능곡시장과 의정부시의 제일시장 등을 찾아 최근 빈도를 높인 '재래시장 행보'도 이어갔다.

재래시장을 찾은 박 후보는 현장에서 유난히 밝은 표정이었다. 가는 시장마다 박 후보를 보러 온 지지자들로 시장이 발 디딜 틈 없이 찼다. 시장 상인들과 행인들은 '박근혜'를 연호하며 그에게 악수를 요청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이들도 다수였다. 한 여성은 박 후보에게 다가가 "아버지를 생각해서라도 힘 내세요"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몰려드는 악수요청에 수행팀이 양해를 구하고 대신 악수를 해줬다. 박 후보는 "손이 안 나아서 죄송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노년층이었지만 간간히 학생이나 30대로 보이는 여성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능곡시장과 의정부 제일시장에는 각각 경찰 추산 약 1200명과 약 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박 후보는 비교적 적은 사람이 몰린 능곡시장에서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기도 했다.
시장통로에서 만난 5살짜리 아이를 불러 함께 사진도 찍고, 고등학교 3학년인 딸과 함께 시장을 찾은 학부모가 "반값(등록금) 꼭 하세요"라고 말하자 "꼭 할 겁니다"고 답했다.

특히 시장 떡집에서 직접 떡메를 들고 나섰다. 상인들이 떡메질을 권하자, 박 후보는 떡메를 들고 세차례 세게 떡을 메쳤다. 좀 더 하시라는 상인들의 주문에 마다하지 않고 "이래야 쫀득쪽득하죠, 제가 재미가 들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후보가 떡메질 한 떡은 그가 지나간 이후 금세 다 팔렸다. 전통 방식으로 한과를 만드는 과자집에서도 직접 비닐장갑을 끼고 한과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이전 시장방문에 비해 한층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계산도 한결 능숙해졌다. 박 후보는 이날 시장에서 생과자, 한과, 두부, 된장, 생선 등을 직접 구입하고 현금과 전통시장 상품권 등으로 값을 치렀다. 또한 과자, 대구전 등 상인들이 먹여주는 시장음식들도 적극적으로 먹고 고마움을 표하는 등 연이은 '시장행보'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 제일시장을 방문한 가운데 한 지지자가 악수를 하려고 접근하는 순간 경호원들이 제지하고 있다. ⓒ 조재현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 제일시장 분수대에 설치된 꽃모양의 불우이웃돕기 동전모금함에 동전을 던지고 있다. ⓒ 조재현


박근혜 시장 상인 환호 받을 때, 새누리당 유통법 개정안 처리 보류시켜 

그러나 박 후보의 이러한 행보와는 달리 이날 새누리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처리를 끝내 보류시켰다. 대선 후보는 재래시장을 찾아 민생을 강조하면서 소속 정당은 관련법 처리를 무산시키는 이중적인 태도라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새누리당이 연내 통과를 좌초시킨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연이은 도산 위기에 시달리는 재래시장 상인들과 골목상권 상인들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형마트는 현행 월 2회 이내인 강제휴무일을 3회 이내로 늘리고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에서 밤 10시까지로 축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 행복교육네트워크 창립대회에 참석하여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 조재현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 행복교육네트워크 창립대회에 참석하여 고운경 행복교육네트워크 대표와 서로 뱃지를 달아주고 있다. ⓒ 조재현


한편, 박 후보는 재래시장 방문 전 400여 명의 학부모가 모인 행복교육네트워크 창립대회에서는 전날인 21일 발표했던 교육정책을 그대로 '복습'했다. 정책을 제시하고 정책과 관련된 현장을 찾아 강조하는 방식이었다. 박 후보는 "우리가 교육을 확실하게 바꿀 기회를 놓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어둡다고 생각한다"면서 '행복교육 5대 공약'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행복교육 5대공약이란 ▲ 사교육비 경감 ▲ 초등학교 '온종일 학교' 운영 ▲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 지원 ▲ 학교체육 활성화를 말한다. 박 후보는 이날 창립대회에서 학교체육 활성화를 제외한 다른 공약들을 재차 언급하며 "과도한 경쟁과 입시 위주의 교육을 행복교육으로 바꾸고 꿈을 이루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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