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인·연주자·지역가수들이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위해 거리에서 공연을 펼쳤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일반노동조합이 23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연 "비정규직 없는 경남 만들기 시민문화제"에서다.

경남마술협회 하정민·도성윤씨가 마술을 선보였다. 또 창원시립예술단 소속 조합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연주하고, 중창·독창을 하기도 했으며, 창원민예총 소속 지역가수 이경민씨가 노래를 불렀다.



'비정규직 철폐'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감상했다. 공연하던 사람들은 짧게 인사하면서 '비정규직 마술인' 내지 '비정규직 대중가수'라 소개하기도 했다.

일반노조는 '비정규직 없는 경남만들기 순례단'을 구성해 22~24일 동안 2박 3일 일정으로 경남 곳곳을 다니고 있다. 진주, 사천, 거창, 밀양, 창원 등 시․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하고, 시민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순례단은 시․군청에 '공공기관 총액임금제 폐지' '기간제 무기계약직 전환' '공무직공무원전환 특별법 제정' '타임오프·복수노조 창구단일화 폐지' '민간위탁 금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100% 고용승계 법률 제정' '최저임금 전체 노동자의 평균임금 50% 이상 보장' '노동시간단축·정년연장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8대 정책요구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실천단을 만들어 활동하니 대단하다. 일반노조에서 실천단에 같이 하자고 제안해도 같이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비정규직이다. 하루 일당을 벌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비정규직이다. 힘들더라도 비정규직은 철폐 되어야 한다. 오는 12월 19일 비정규직을 없앨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광훈 순례단장은 "진주 사천 거창 합천 등지를 돌았다. 8대 요구안을 시장과 군수한테 전달하고자 했지만, 한결같이 출장․시찰 중이라며 자리에 없었다"면서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많은 시민들과 공유했다. 비정규직 문제는 꼭 해결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지혜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장은 "10년 정도 여성노조를 하면서 비정규직들의 애환을 들어 보았다. 비정규직은 오만가지 일을 하고 있다. 방송사 구성작가부터 학원강사, 골프장 캐디 등 곳곳에 비정규직이다"며 "12월 19일 대통령·경남지사를 뽑는 선거를 하는데, 진보 대통령·경남지사를 뽑는 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본 강인석 일반노조 중부경남지부장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공장 안에서, 아스팔트 위에서 하는 게 아니라 진보적 정권교체를 통해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