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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판관 앞에 선 생모의 마음이었다"

광주전남시민정책포럼 "민주당, 정략과 줄세우기 공개사과해야"

등록|2012.11.25 20:00 수정|2012.11.25 20:29

▲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대선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을 선언한다"며 대선후보직을 사퇴했다. ⓒ 유성호


안철수 후보 사퇴와 관련 광주전남시민정책포럼(이하 시민포럼)이 이틀이 지난 25일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시민포럼은 회원 약 2000명으로 꾸려진 조직으로 사실상 안 후보의 광주캠프 역할을 해왔다.

시민포럼은 중국 송나라의 명판관 포청천의 판결 사례를 들며 사퇴를 결심한 안 후보의 심경을 빗댔다. 포청천은 두 여성이 한 아이를 두고 내 자식이라고 주장하자 아이의 팔을 서로 잡아당기게 한 뒤 먼저 아이의 손을 놓아 아이를 다치지 않게 한 여성을 '생모(生母)'로 판결했다.

시민포럼은 "안 후보의 사퇴는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이라는 희망을 살리기 위해 '살신성인(殺身成仁)'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며 "'백의종군(白衣從軍)'을 선언한 안철수 후보의 마음도 판관 앞에 선 생모와 같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포럼은 "안 후보가 비록 민주당의 완고하고, 높은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그 희생과 헌신을 물거품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광주시민과 국민의 열망인 '정치혁신'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포럼은 안 후보가 광주를 비롯한 호남지역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압박하는 수준의 지지도를 기록한 까닭이 "민주당이 '텃밭' 호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도 자기반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민주시민들은 '정치혁신' 없인 '정권교체'가 불가능함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민포럼은 "안철수를 지지했단 이유로 당원들을 몰아세운 '겁박정치'에 대해서도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약속할 것"과 "'정권교체'가 아니라 오직 문재인 후보의 승리만을 위해 '정략'과 '줄세우기'에 몰두한 과오를 민주당은 공개적으로 반성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안철수-문재인 두 후보가 합의한 '새정치공동선언'도 즉각 실행해야 할 것"도 요구했다.

시민포럼은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안철수 후보의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반드시 '새정치'의 문을 열어주시길 바란다"며 "광주전남시민정책포럼 또한 '새정치' 실현을 위해 '안철수'와 함께라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형태로든 '새정치'와 관련한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와 관련 시민포럼 관계자는 "문재인 후보 캠프에 개인적으로 합류하는 것은 말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후보가 이후 행보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문 후보 캠프로의 조직적으로 합류하는 문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문 후보 캠프 합류를 조심스럽게 요청해오고 있다"며 "시민포럼 내부에 후보 사퇴를 바라보는 다양한 입장이 있고 향후 진로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자연스럽게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광주 정치권 안팎에서는 시민포럼이 사실상 호남의 여당 노릇을 해온 민주당을 견제하고 압박하는 가장 선명한 조직으로 등장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지역 시민사회운동과 전문가 집단에서 성장해와 조직 확장성과 여론 확장성에서 만만치 않은 파급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들이 안철수와 '새정치' 행보를 계속해가겠다고 밝힌 만큼 독자적인 활동을 해가며 민주당과 견제와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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