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딸이 구운 예쁜 호떡, 그 맛은?
주말, 아이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
▲ 호떡을 열심히 반죽하고 있는 아이들 ⓒ 김동수
"또 아이들이 호떡 재료를 샀어요."
"호떡 스스로 만들어 먹어면 좋잖아요."
"지난해도 재료 샀다가 거의 다 버렸어요. 사지 말라고 해도 또 사요. 이런 것 정말 싫어요."
"아이들이 실패하면서 자라는 거지... 그냥 두세요."
지난 24일, 아이들이 만들어 구워 먹는 호떡 재료를 사자 아내가 타박을 시작했습니다. 사 먹는 것보다 직접 반죽하고 구워 먹어면 좋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내는 달랐습니다. 성격이 깔끔하고, 철저하기 때문에 지난 해 실패한 기억을 떠올리며 화가 난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끝까지 재료를 사서 반죽하고 구웠습니다.
▲ 아이들이 반죽한 호떡 ⓒ 김동수
"아빠 우리 반죽 잘하죠?"
"응 반죽 잘하네. 인헌이, 서헌이, 막둥이 다 잘 하네."
"아빠 제가 반죽한 것으로 구워 드세요. 내가 제일 잘하죠?"
"막둥이가 반죽을 잘한다고? 나중에 막둥이가 반죽한 것으로 맛 있게 먹어볼까. 그런데 막둥이는 위험하니까, 굽지 말고 형아와 누나가 구워야겠다."
"항상 막둥이는 안해요."
"서헌아! 막둥이는 아직 어리잖아. 네가 구우면 아빠는 더 있있겠는데."
▲ 호떡을 굽고 있는 딸 아이 ⓒ 김동수
막둥이는 굽지 말고, 자기와 오빠만 구워야 한다는 말에 화가난 딸 아이에게 네가 구운 호떡은 더 맛있다고 하자 좋아라며 굽기 시작했습니다. 딸 아이는 아빠의 칭찬 한 마디에 함박웃음, 작은 꾸중에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마음이 얼마나 여린지 모릅니다. 학교에서는 항상 칭찬 점수를 받습니다. 요즘은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서 살아님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큰 아이는 이전에는 '요리사'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요즘은 조금 식었지만 아직도 음식 만들기를 좋아합니다.
▲ 호떡을 굽고 있는 큰 아이 ⓒ 김동수
"아빠 내가 구운 호떡 드세요."
"인헌이는 호떡도 잘 굽고, 라면도 잘 끓이지. 못 만드는 음식이 없는데. 요즘도 요리사 하고 싶어?"
"옛날처럼 요리사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요리사도 좋은 직업이야. 사람들이 생각하는 훌륭한 직업보다는 네가 좋아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니까. 아빠는 네가 정말하고 싶은 일을 하면 좋겠다."
"아빠, 내가 구운 것 맛있어요?"
"맛있네. 너는 호떡 먹으면서도 책을 읽냐?"
"책 읽으면서 먹어면 더 맛있어요."
▲ 자기가 구운 호떡을 책 읽으면서 먹는 큰 아이 ⓒ 김동수
"아빠 나는 내가 구운 게 더 맛있어요."
"그럼 나도 한 번 먹어볼까."
"아빠 맛있어요?"
"맛있네."
딸 아이는 자기가 구운 호떡이 맛있다고 하자. 좋아라합니다. 아빠가 칭찬하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별 맛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맛있었습니다. 왜 정말 예쁜 딸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 호떡은 맛있어요. 딸 아이는 자기가 구운 호떡을 맛있게 먹고 있다. ⓒ 김동수
"아빠, 형아와 누나가 구운 호떡 맛있어요."
"당연하지. 형아와 누나가 구웠는데 맛이 없어면 어쩌니. 형아와 누나에게 고맙다고 해야지."
"응."
아이들이 반죽하고 구운 호떡 온 가족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온 가족이 함께 기쁨은 두 배, 세 배가 됩니다.
▲ 누나와 형이 구운 호떡을 맛있게 먹고 있는 막둥이.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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