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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지지층 20% 새누리 이동, 착시에 불과"

[이털남 229회] 진중권-고진화의 '전방위 토크'

등록|2012.11.26 17:00 수정|2012.11.26 17:32
한동안 대선정국을 휩쓸었던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일방 사퇴 선언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국면으로 진정되었다. 묘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후보 단일화에 대한 여론은 일정한 결없이 아직 혼란스러운 상태다. 안 후보 사퇴로 그 지지층이 어느 방향으로 흡수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가운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역할과 더불어 안 후보의 향후 행보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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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은 26일 '전방위 토크' 코너에서 진중권 동양대 교수, 고진화 전 의원과 함께 '안철수 사태' 이후 전망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고 전 의원은 이번 단일화 국면에 대해서 "작은 가지를 보면 우여곡절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새로운 정치의 패러다임과 함께 한국 민주주의의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본다"며 안 후보의 양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진 교수는 대담에 앞서 "일단 단일화 자체가 위험한 상황에서 일단은 막판에 제가 안 캠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발언을 하고 이렇게 된 부분은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만큼 양보했으나 저쪽에서 양보를 안 했지만 받겠다'는 식으로 지지자들을 규합해서 한번 진검승부를 벌여봤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밝혔다. 마지막에 제기된 '칵테일 방식'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받아들여서 지지자를 끌어 모으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래서 두 후보가 함께 나타나서 함께 선언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입장이다.

또한 진 교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안철수 캠프의 생각과 실제 안철수 캠프의 내부 생각이 달랐던 것 같다"며 "그것은 바로 박 후보를 이길 카드는 본인뿐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민주당마저도 사실은 개혁대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애초 룰에 따른 경쟁이라는 생각보다 당신이 양보해야 한다는 모 아니면 도의 전략이었던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후보 단일화 경쟁이 치킨 게임의 양상으로 갔던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라는 것.

어쨌든 후보 단일화는 이뤄진 상황이다. 사태 이후 대선 판도는 요동치고 있다. 대다수의 언론들은 여론조사를 근거로 안 후보 지지자 가운데 50~55% 정도가 문 후보로 넘어갔고, 20% 정도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나머지 20% 정도가 부동층화 되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털남>의 진행자인 김종배 정치평론가는 대다수의 여론의 해석에 상당히 모순적인 부분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 평론가는 "안 후보의 지지자 가운데 20% 정도가 박 후보에게 갔다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적어도 5%p 정도는 올라야 한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박 후보는 기존의 지지율을 탈피하지 못하고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서 모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평론가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도한 언론보도를 세심히 살펴보니 대부분의 언론들은 여론조사에서 잡힌 안철수 지지자가 전체 응답자 가운데 몇 명인지도 아예 밝히지를 않았다"고 말하며 "그런데 그 수치를 밝힌 어느 언론에 따르면 마찬가지로 20% 정도는 박 후보에게 넘어갔고 20%는 부동층화 되었다고 하면서 여론조사 응답자 1000명 가운데 이전에 안 후보 지지했다고 밝힌 이가 413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안철수 후보의 사퇴 이전 지지율이 41.3%p라는 의미인데 이것이 실제 안 후보가 사퇴하기 이전 다자 대결 구도에서의 지지율인 20% 중후반대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이렇게 볼 때 이번 여론조사에서 '나는 이전에 안 후보를 지지했다'고 응답한 이 중의 상당수가 허수라는 것이고 그들이 '안철수 사태'를 보면서 일시적으로 안 후보에 동조했거나 새누리당의 변형된 역선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안 후보 지지자 중에서 20%가 박 후보에게 갔고 20%가 부동층이 되었다는 현재의 여론조사 추이도 믿을 수 없는 착시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 정국을 해석하면 당분간은 대선 판도를 점치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진 교수 역시 "중요한 사실은 일단 충격이 가셔야 한다는 것"이라며 "충격과 분노, 좌절감이 가시기 위해서는 적어도 1주일 정도 지나야 하고 그제서야 표의 움직임이 제대로 보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김 평론가는 "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 무당파층을 잡아야 한다는 일반적 분석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들의 계층적 특성은 전혀 잡히지 않는다"며 "다만 20대와 30대 초반에게서 다른 후보가 범접하기 힘든 압도적인 안 후보 지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보아 젊은 세대들의 반 새누리당, 비 민주당 특성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런 점에서 현재 언론의 분석과 같이 젊은 층이 압도적인 안 후보 지지층 중에서 상당수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쪽으로 넘어가는 일은 불가능한 전망이 아니냐는 것.

이에 고 전 의원은 "현재 안 후보 지지자들은 야권 단일 후보로 안 후보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일시적인 동요는 있을 수 있다"며 "그렇다고 정권교체라는 자신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 문제이자 안철수를 지지했던 가장 큰 요인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통합당이나 국민 연대를 꾸릴 주체들은 바로 이 부분을 정확히 분석해서 자신들에게 혁신이 필요한 부분은 혁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 지지자들이 그렇게 쉽사리 새누리당 후보 쪽으로 넘어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그들을 투표장으로 끌어오기 위해서 그들의 섭섭함을 달랠 수 있는 혁신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진 교수는 "사실 단일화 국면에서 사람들이 (정당 지향이라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면서 안 후보의 지지도가 떨어졌고 끝내 캠프까지 전략적 실수를 하면서 문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된 측면이 크지만 민주당은 결과가 이렇게 된 이상 안 후보 지지자들의 비난을 다 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어느 정도 화가 가라앉고 좀 더 상황을 냉정하고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면 이후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진 교수는 "야권 지지성향이 많이 겹친다는 점에서 자기 후보가 단일 후보가 아니면 안 찍겠다는 세력은 사실 극소수일 것"이라며 "두 후보의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 앙금이 남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좌절과 분노를 서로 최대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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