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근혜, '빵점 정부' 공동책임자"
[현장] '박근혜 흔적 지우기' 나선 문재인, 대전충남 공략
[기사수정 : 28일 오후 8시 1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8일 대전·충남을 방문해 '박근혜 후보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직후인 지난 27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대전과 세종시를 방문해 표밭 다지기에 나선 바 있다. 문 후보도 28일 같은 장소를 택했다. 박 후보가 대전역과 시장에서 유세를 했듯, 문 후보도 대전역과 신탄진장을 방문했다.
문 후보는 대전역 유세에서 "대전에서 선거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대전에서 승리해야만 새정치를 할 수 있다"고 외쳤다. 오후 1시 께 시작된 유세에 모인 700여 명의 시민은 입을 모아 "문재인"을 연호했다.
그는 "국가 균형 발전과 지방분권은 참여정부가 추구한 최대가치다, 대전은 참여정부의 혼이 담긴 곳"이라며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면 국가 균형발전 시대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근혜와 대립각 세운 문재인 "박근혜, 세종시 잘 안 되도록 방해"
문 후보는 박 후보와의 대립각 세우기에도 열을 올렸다. 그는 하루 전 박 후보가 자신을 향해 '실패한 정권의 최대 실세'였다고 말한 데 대해 "참여정부에서 실패가 많았지만 잘한 것도 많다는 게 국민의 평가로, 70점 정도"라며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잘한 게 하나도 없으니 빵점이다, 박근혜는 빵점 정부의 공동 책임자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후보는 대전에 와서 '과학벨트 부지 매입비는 대전에서 능력껏 하고 나머지는 국가가 해야 한다'며 자신이 약속한 과학벨트 추진 약속을 뒤엎는 발언을 했다"며 "나는 과학벨트 부지 매입까지 정부가 전액 부담해서 당초 사업 취지대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를 향한 비판은 이날 오후 3시께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 더욱 매서워졌다. 문 후보는 "박근혜 후보는 신행정수도 건설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받았을 때 '법치주의의 승리'라고 말했다, 누가 세종시가 잘 안 되도록 방해하고 있냐"며 "세종시가 2년 이상 늦어진 건, 정부의 축소안을 처음부터 반대하지 않고 방치한 박근혜 후보 때문"이라며 박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돼야만 세종시가 명품도시로 완성될 수 있다"며 "세종시를 완성시키고 균형발전의 꿈을 이루는데 문재인 정부의 명운을 걸겠다,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문 후보는 제2의 대통령 집무실, 국회 분원, 프레스 센터를 세종시에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해찬 전 대표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20일만 있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한다"며 "이제 세종시는 문재인"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세종시는 민주당이 시작했고 민주당이 완성시키겠다"며 "문재인 대통령 모시고 세종시를 세계 최고 명품도시로 만들고, 청와대가 온 것이나 마찬가지인 실질적 행정 수도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종시 특별법을 반드시 개정해서 세종시가 발전할 수 있는 예산 4000억 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대로 여야가 만장일치로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지지자들에게 높은 호응 얻어
문 후보를 향해 손을 흔들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지지자들 중에는 젊은 여성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스카프로 멋을 내고 큰 가방을 옆에 낀 신세대 주부들이 문 후보의 유세를 듣기 위해 현장을 찾은 것.
문 후보를 가까이 보기 위해 자꾸만 연단으로 향하던 한 30대 여성은 문 후보의 연설을 절반가량 듣던 중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한다"며 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영문으로 '우송'이라 적힌 학교 점퍼를 입고 대전역 유세를 지켜본 김예진(20)씨 역시 문 후보 지지자다. 그는 "대학생들은 다 문재인"이라며 "정치는 잘 몰라도 새누리당은 괜히 싫어한다, 다들 문재인 찍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본인 역시 문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거라는 김씨는 "첫 투표인만큼 꼭 투표하겠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오후 2시께 시작된 신탄진장 유세에서도 여성의 호응도가 높았다. 한 50대 여성은 문 후보를 "오빠"라고 부르며 "기호 2번 문재인"이라 외쳤다. 한 여성 상인도 "우리 아들이 좋아한다"며 문 후보의 손을 덥석 잡았다.
선물 공세도 이어졌다. 호떡을 파는 여성은 호떡을, 장갑을 파는 상인은 장갑을 선물했다. 한 중년 여성은 "건강하세요"라며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대전역 유세에서 문 후보는 한 여성 지지자로부터 러브레터도 받았다. 지지자가 손수 적은 편지에는 '사랑하는 문 후보님, 사람 사는 세상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문 후보는 유세 도중 이를 직접 읽으며 감사를 표했다.
오후 7시, 천안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젊은 층의 호응이 두드러졌다. 대형백화점 앞에서 유세가 진행된 만큼 대부분 20~30대인 시민들 200여 명이 유세를 지켜봤다. 이들은 문 후보의 기호 '2번'을 손으로 그리며 적극적으로 유세에 참여했다. 20대로 보이는 두 여성은 "얼굴이 네모나지만 잘생겼다"며 연신 휴대폰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카카오톡 창을 띄워놓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중계하는 이들도 있었다.
젊은 층은 문재인... 60대 이상은? "나랑 내 주변은 '박근혜교' 교인"
이처럼 젊은 층들은 문 후보의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한 번이라도 뒤돌아보고 가는 데 반해 60대 이상의 노년층은 문 후보에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듯 보였다.
문 후보가 연설하는 연단을 흘낏 바라본 후 걸음을 재촉하던 서아무개(62)씨는 "여긴 문재인이 될 곳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내 주변사람들은 다 '박근혜교' 교인들"이라며 "박근혜한테 5년 더 속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속아도, 미워도 박근혜'라는 것이다.
젊은 층에서 문 후보의 인기가 높은 데 대해 서씨는 "한국전쟁을 안 겪어 봐서 그런 것"이라며 "문재인이 NLL(북방한계선) 건드리고 국가보안법 건드리는 걸 봐도 젊은 애들은 뭐가 문제인 줄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한 노부부도 "웬 문재인, 박근혜나 오지"라며 문 후보를 향해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문 후보가 연단에 올라 손 흔들어 인사하자 같이 손을 흔들며 화답한 김성동(60)씨는 "대전 사람들이 겉으로는 의견 표시를 하지 않지만 마음에 중심이 있다"며 "충청도가 선택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지 않나,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으니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대전역 광장 유세에서 선거운동원들과 율동하며 '기호2번'을 손으로 그려보이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8일 대전·충남을 방문해 '박근혜 후보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직후인 지난 27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대전과 세종시를 방문해 표밭 다지기에 나선 바 있다. 문 후보도 28일 같은 장소를 택했다. 박 후보가 대전역과 시장에서 유세를 했듯, 문 후보도 대전역과 신탄진장을 방문했다.
문 후보는 대전역 유세에서 "대전에서 선거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대전에서 승리해야만 새정치를 할 수 있다"고 외쳤다. 오후 1시 께 시작된 유세에 모인 700여 명의 시민은 입을 모아 "문재인"을 연호했다.
그는 "국가 균형 발전과 지방분권은 참여정부가 추구한 최대가치다, 대전은 참여정부의 혼이 담긴 곳"이라며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면 국가 균형발전 시대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근혜와 대립각 세운 문재인 "박근혜, 세종시 잘 안 되도록 방해"
▲ 야권 단일후보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아파트 중앙공원에서 유세를 마친뒤 이해찬 전 대표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세종시가 지역구인 이해찬 전 대표도 이날 유세에 동석해 지원유세를 펼쳤다. ⓒ 남소연
문 후보는 박 후보와의 대립각 세우기에도 열을 올렸다. 그는 하루 전 박 후보가 자신을 향해 '실패한 정권의 최대 실세'였다고 말한 데 대해 "참여정부에서 실패가 많았지만 잘한 것도 많다는 게 국민의 평가로, 70점 정도"라며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잘한 게 하나도 없으니 빵점이다, 박근혜는 빵점 정부의 공동 책임자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후보는 대전에 와서 '과학벨트 부지 매입비는 대전에서 능력껏 하고 나머지는 국가가 해야 한다'며 자신이 약속한 과학벨트 추진 약속을 뒤엎는 발언을 했다"며 "나는 과학벨트 부지 매입까지 정부가 전액 부담해서 당초 사업 취지대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를 향한 비판은 이날 오후 3시께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 더욱 매서워졌다. 문 후보는 "박근혜 후보는 신행정수도 건설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받았을 때 '법치주의의 승리'라고 말했다, 누가 세종시가 잘 안 되도록 방해하고 있냐"며 "세종시가 2년 이상 늦어진 건, 정부의 축소안을 처음부터 반대하지 않고 방치한 박근혜 후보 때문"이라며 박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대전역 광장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그는 "내가 대통령이 돼야만 세종시가 명품도시로 완성될 수 있다"며 "세종시를 완성시키고 균형발전의 꿈을 이루는데 문재인 정부의 명운을 걸겠다,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문 후보는 제2의 대통령 집무실, 국회 분원, 프레스 센터를 세종시에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해찬 전 대표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20일만 있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한다"며 "이제 세종시는 문재인"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세종시는 민주당이 시작했고 민주당이 완성시키겠다"며 "문재인 대통령 모시고 세종시를 세계 최고 명품도시로 만들고, 청와대가 온 것이나 마찬가지인 실질적 행정 수도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종시 특별법을 반드시 개정해서 세종시가 발전할 수 있는 예산 4000억 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대로 여야가 만장일치로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지지자들에게 높은 호응 얻어
▲ 28일 저녁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역 앞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유세엔 아이들과 함께 유세장을 찾은 시민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 남소연
문 후보를 향해 손을 흔들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지지자들 중에는 젊은 여성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스카프로 멋을 내고 큰 가방을 옆에 낀 신세대 주부들이 문 후보의 유세를 듣기 위해 현장을 찾은 것.
문 후보를 가까이 보기 위해 자꾸만 연단으로 향하던 한 30대 여성은 문 후보의 연설을 절반가량 듣던 중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한다"며 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영문으로 '우송'이라 적힌 학교 점퍼를 입고 대전역 유세를 지켜본 김예진(20)씨 역시 문 후보 지지자다. 그는 "대학생들은 다 문재인"이라며 "정치는 잘 몰라도 새누리당은 괜히 싫어한다, 다들 문재인 찍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본인 역시 문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거라는 김씨는 "첫 투표인만큼 꼭 투표하겠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 28일 오후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아파트 중앙공원에서 유세를 마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차량에 올라 한 초등학생에게 사인요청을 받고 있다. ⓒ 남소연
오후 2시께 시작된 신탄진장 유세에서도 여성의 호응도가 높았다. 한 50대 여성은 문 후보를 "오빠"라고 부르며 "기호 2번 문재인"이라 외쳤다. 한 여성 상인도 "우리 아들이 좋아한다"며 문 후보의 손을 덥석 잡았다.
선물 공세도 이어졌다. 호떡을 파는 여성은 호떡을, 장갑을 파는 상인은 장갑을 선물했다. 한 중년 여성은 "건강하세요"라며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대전역 유세에서 문 후보는 한 여성 지지자로부터 러브레터도 받았다. 지지자가 손수 적은 편지에는 '사랑하는 문 후보님, 사람 사는 세상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문 후보는 유세 도중 이를 직접 읽으며 감사를 표했다.
오후 7시, 천안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젊은 층의 호응이 두드러졌다. 대형백화점 앞에서 유세가 진행된 만큼 대부분 20~30대인 시민들 200여 명이 유세를 지켜봤다. 이들은 문 후보의 기호 '2번'을 손으로 그리며 적극적으로 유세에 참여했다. 20대로 보이는 두 여성은 "얼굴이 네모나지만 잘생겼다"며 연신 휴대폰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카카오톡 창을 띄워놓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중계하는 이들도 있었다.
젊은 층은 문재인... 60대 이상은? "나랑 내 주변은 '박근혜교' 교인"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8일 대전 신탄진시장을 방문해 마늘을 파는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처럼 젊은 층들은 문 후보의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한 번이라도 뒤돌아보고 가는 데 반해 60대 이상의 노년층은 문 후보에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듯 보였다.
문 후보가 연설하는 연단을 흘낏 바라본 후 걸음을 재촉하던 서아무개(62)씨는 "여긴 문재인이 될 곳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내 주변사람들은 다 '박근혜교' 교인들"이라며 "박근혜한테 5년 더 속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속아도, 미워도 박근혜'라는 것이다.
젊은 층에서 문 후보의 인기가 높은 데 대해 서씨는 "한국전쟁을 안 겪어 봐서 그런 것"이라며 "문재인이 NLL(북방한계선) 건드리고 국가보안법 건드리는 걸 봐도 젊은 애들은 뭐가 문제인 줄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한 노부부도 "웬 문재인, 박근혜나 오지"라며 문 후보를 향해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문 후보가 연단에 올라 손 흔들어 인사하자 같이 손을 흔들며 화답한 김성동(60)씨는 "대전 사람들이 겉으로는 의견 표시를 하지 않지만 마음에 중심이 있다"며 "충청도가 선택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지 않나,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으니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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