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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김형석 "문재인 유세곡 공짜로 만든 이유는..."

[현장] 문재인 토크콘서트 "춥다! '문'열어!"... 시민 5000여 명 참석

등록|2012.12.03 22:57 수정|2012.12.03 23:11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춥다! '문'열어!> 콘서트 형식의 유세를 마친 후 부인 김정숙씨, 또 이 자리에 함께 한 수많은 지지자들과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며 첫눈을 맞이하고 있다. ⓒ 남소연


"정치하고는 담쌓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어릴 적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저는 전남 광주 출생인데요, 중3 때 광주항쟁을 보며 분노를 느꼈습니다. 이 감정이 지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한으로 변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감수성'이란 이유로 배제했던 진실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문 후보의 눈물을 봤습니다. 이후 문 후보의 연설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가 노래하면 공짜로 곡을 써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짜 공짜일지는 몰랐죠(웃음)."

작곡가 김형석씨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유세곡 '사람이 웃는다'를 작곡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춥다! 문 열어!'라는 이름으로 열린 토크콘서트 현장에서였다. 이 콘서트에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 5000여 명이 자발적으로 모였다.

김형석씨는 또 이 곡을 작곡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그는 "원래는 선거운동 때 흥을 돋우기 위해 댄스곡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문 후보의 진정성과 안 어울려서 발라드곡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사람들에게 감동줄 수 있는 곡을 쓰게 돼서 고맙다"며 "어제 태어난 내 아이가 문 후보가 공약한 '복둥이'가 되도록 내년에는 세상이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유세에 작곡가 김형석씨, 진보정의당 유시민 전 대표, 배우 명계남씨 등이 함께 하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참여정부 최대 실패는 MB 정부 낳은 것"

김씨의 솔직한 이야기처럼, 이날 콘서트의 콘셉트는 한 마디로 '고백'이었다. 참가자들 모두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콘서트가 진행됐다. 행사가 본격 시작되기 전, 박영선·신경민 등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그동안 국민의 마음을 읽고 실천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반성문을 함께 낭독했다.

문재인 후보 역시 솔직담백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사회를 맡은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와 문성근 선대위 시민캠프 공동대표의 농담에 배를 잡고 웃거나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영화배우로 출연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잘생겼다"는 평가에는 "조국 교수 옆에 있어서 조금 '꿀린다'"고 재치있게 답해 청중의 큰 웃음을 자아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춥다! '문'열어!> 콘서트 형식의 유세를 펼치며 지지자들의 연호에 화답하고 있다. ⓒ 남소연


▲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유세에 함께 한 지지자들이 노란 목도리를 두른 채 촛불을 하나둘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참여정부 시절의 소회도 밝혔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의 최대 실패는 이명박 정부를 낳은 것"이라며 입을 뗐다.

"지난 5년간 충분히 반성하고 성찰했습니다. 참여정부 때 경제민주화나 복지국가를 말하면 '좌파정부'라 했지만 이젠 국민 모두의 공감대가 형성될 만큼 세상이 달라졌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새 시대의 맏형이 되고 싶었음에도 구시대의 막내로 남았다고 한탄했습니다. 저는 새 시대의 맏형, 첫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이날 함께한 다른 게스트들도 입담을 자랑하며 진솔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안도현, 명계남 등 문 후보 유세 지원단과 소설가 이외수씨, 영화배우 김여진씨, 조국 서울대 교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조국 교수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명장면을 따라한 스케치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는 검은 매직으로 "노무현 정부 실책 많이 범했다, 문재인은 이를 경험했기에 성공할 수 있다"고 쓴 글을 청중에게 한 장씩 넘겨보였다. 조 교수는 또 "박 후보가 집권하면 이명박 정권의 재집권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못한다, 박 후보가 집권하면 이 대통령을 그리워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것만큼은 동의 못해 이 자리에 섰다"며 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유세에 조국 서울대 교수도 함께 하고 있다. ⓒ 남소연


이외수는 '삼행시' 김여진은 '호통발언'... 솔직담백 토크 이어져

전화연결을 통해 콘서트에 참여한 이외수씨는 "'문' 밖에 있는 사람도 문 안에 있는 사람도, '재'력이 있는 사람도 재력이 없는 사람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대를 열어가소서"라며 문 후보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청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안 전 후보의 멘토로 알려진 김여진씨는 "안 전 후보는 청춘콘서트 등을 통해 뵌 적이 있지만 문 후보는 아직 만난 적이 없고 사실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며 "단일후보가 결정됐을 때 섭섭했다"고 서운한 감정을 솔직히 밝혔다. 김씨는 이어 "5년 전에 참여정부에 실망해서 지금 정권을 선택했지만 더 힘들어져서 정권교체를 향한 바람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빚을 졌으니 갚으려면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하며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유세를 지켜 본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가 '남편에게 쓰는 편지'를 낭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콘서트 말미에 '깜짝 선물'로 등장한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는 문 후보가 대선출마를 선언하던 날 보낸 편지에 답장을 써왔다. 김씨는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듣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준 것에 고맙다"며 "39년 동안 그래왔듯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세상에 하나뿐인 내 남편이자 우리 아이들의 자상한 아버지"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씨의 편지 낭독을 지켜보던 문 후보는 장미꽃 바구니를 들고 김씨가 있는 계단 가운데로 향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몸을 기댄 채 '사람이 웃는다'를 합창했다. 청중도 함께 입을 맞췄다.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시민들은 문 후보가 안철수 무소속 전 대통령 예비후보와 함께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선 당일까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박성연(23)씨는 "오늘 안철수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하며 정권교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며 "표현은 조금 아쉬웠지만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문 후보와 함께 메워가며 연대해갔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박 아무개(40)씨는 "두 후보가 앞으로 자기답게 정권교체를 위해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춥다! '문'열어!> 콘서트 형식의 유세를 마친 후 부인 김정숙씨, 또 이 자리에 함께 한 수많은 지지자들과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며 첫눈을 맞이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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