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 '실수', 토론회를 대하는 새누리당의 이중잣대
이정희 애국가 해명은 '거짓', 박근혜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실수'
▲ 4일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여야 대선후보 첫 TV토론에 나선 박근혜 후보. ⓒ 사진공동취재단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 "지난 방송토론에서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위해서 한미동맹 폐지, 주한미군 철수를 합의했다고 하는 박근혜 후보의 말씀은 거짓말이다. 입장을 바꿔서 문재인 후보가 방송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를 비판하며 새누리당이 한미FTA 재협상을 주장했고, 정리해고 폐지를 주장하면서 앞장서지 않았냐고 이야기 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겠는가. (중략) 그런데 박근혜 후보는 사과는커녕 해명도 하지 않고 시치미만 떼고 있다." (7일 오후 현안 브리핑)
지난 4일 대선 후보 초청 TV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연대하면서, 한미FTA 폐지,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 한미동맹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합의했다'는 요지의 주장을 했다.
하지만 박 후보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관련 기사 : 한미동맹 폐지-주한미군 철수 합의? 박근혜의 거짓말).
지난 3월 10일 민주통합당 이용섭 정책위의장과 통합진보당 노항래 정책위의장이 서명한 범야권 공동정책 합의문에는 박 후보 주장처럼 '한미동맹 폐지', '주한미군 철수'는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한미 FTA 시행 전면 반대', '제주 강정마을 군항공사의 중단과 재검토 추진'에는 양 당이 합의한 바 있다. 특히 한미 FTA에 대해선 '재협상'(민주통합당)과 '폐기'(통합진보당)의 입장 차이를 합의문에 적시했다.
박 후보의 사실과 다른 발언에 대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연일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5일에는 김현 대변인과 박용진 대변인이, 6일에는 진성준 대변인이 나서 '해명과 공식 사과'를 새누리당에 요구했다. 특히 진 대변인은 "색깔론을 뒤집어씌우려는 네거티브 질문을 하려다 발생한 일로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박 후보는 이와 같은 허위사실을 온 국민이 보는 TV토론에 나와서 유포한 경위를 설명하고, 문 후보와 민주당에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박 후보가 토론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는 정도로 해명하고 있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박선규 대변인은 6일, TV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애국가 제창과 관련해서 거짓말을 했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했다.
박 대변인은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내놓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 이야기의 생명력은 진실에 기초해야한다고 믿는다"며 "상대방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서 상대방 후보를 타격주기 위해서 진실이 아닌 거짓까지 동원해서 이렇게 무책임하고 파렴치하게 공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박 후보가 사실상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선 명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과정에 의도하지 않은 실수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했다.
박 대변인은 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박 후보께서 착각했다. 어제 브리핑하면서도 의도하지 않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정희 후보의 애국가 관련 발언은 "무책임하고 파렴치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도, 박 후보의 주장은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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