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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의 12월은 아직 늦가을 입니다

노란 은행나무 잎이 철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등록|2012.12.08 09:56 수정|2012.12.08 09:56

▲   오사카 시가지에 있는 은행나무 가로수입니다. 12월 초순인데 아직 노란 잎입니다. 전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시가현은 잎이 떨어진지 오래되었습니다. ⓒ 박현국


이제 12월 초순 오사카에 초겨울이 왔습니다. 일본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 오사카는 아직 늦가을 같은 날씨입니다. 7일 오후 두시 무렵 낮 기온이 섭씨 14도입니다. 아무래도 오사카가 바닷가에 있고, 오사카만의 바다 영향으로 간사이 다른 지역보다 따뜻합니다. 오사카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시가현은 아침 출발 무렵 길가에 괴인 물에 살얼음이 얼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서울과 부산을 제1, 제2 도시로 생각하는 것처럼 일본사람들은 도쿄와 오사카를 그렇게 생각합니다. 도쿄는 관동지방의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그리고 오사카는 관서지방의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도쿄가 행정 수도이고, 도쿄 북쪽 지방의 영향을 많이 받고, 그곳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것처럼, 오사카는 오사카 남쪽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입니다. 그리고 오사카는 교토와 나라 등과 더불어 일본 고대 문화와 정치의 중심지라는 자존심이 강합니다. 간사이 지역에는 이곳저곳에 아직도 한반도와 문화교류 흔적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   일본사람들이 즐겨먹는 낫도입니다. 세 덩어리가 한 묶음으로 되어 있습니다. 주로 낫도 위에 겨자와 간장을 조금 얹은 다음 섞어서 밥 위에 놓고 비벼서 먹습니다. ⓒ 박현국


일본 사람들이 즐겨먹는 낫도는 관동지방 먹거리입니다. 우리나라 청국장이 그런 것처럼 가을이 되면 콩을 삶아서 볏짚에 싸서 따뜻한 곳에 두면 발효가 됩니다. 요즘 낫도는 발효균(Bacillus subtilis var. natto)을 배양하여 공장에서 만듭니다.

이 낫도를 관동지방에서는 처음 생긴 것이라 그런지 잘 먹지만 간사이 지방에서는 먹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냄새도 강하고, 간사이 지방의 자존심이 낫도를 거부하는지도 모릅니다.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 지역 유입 인구가 작년부터 거품경제 이후 처음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작년 3월 11일 도후쿠 지방의 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때문인 것 같습니다. 

▲   오사카 역 홈 위에 최근 쇼핑센터가 생겼습니다. 최근 불경기로 백화점 영업실적이 저조하지만 역 부근에 새로 생긴 곳은 좀 다르다고 합니다. 사진은 오사카 역 홈 위에 새로 만든 쇼핑센터의 겉모습과 홈 천정입니다. ⓒ 박현국


외국에서는 일본 전체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곳 일본 안에서는 후쿠시마를 중심으로 관동지방이 오염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오사카와 후쿠시마는 50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는 3천 미터가 넘는 산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아무래도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사카 역 남쪽 중앙 출입구입니다. 역 이름이 쓰여 있지만 사실 백화점 건물입니다. ⓒ 박현국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거의 전 유럽이 방사능에 오염된 것처럼 거리나 지역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실제 방사능이 오염되었다 한들 일본 안에서 쉽게 피할 곳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다 같이 그다지 방사능 오염이나 원전사고에 대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다들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눈치입니다.

항구도시 오사카는 겨울에도 거의 눈이 내리지 않습니다. 비교적 따뜻합니다. 고대 한반도에서 일본을 향해서 온 사람들은 비교적 따뜻하고 온화한 곳을 찾아왔는지도 모릅니다. 한국에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오사카 거리의 노란 은행나무가 더 새롭게 보입니다. 

▲   오사카역 중앙 통로 부근입니다. 늘 사람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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