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국민정당'으로 신당 창당 예고
[현장] 문 후보, 대선 D-10일 특별 기자회견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국민이 권력 위에 있는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며 국민연대를 통한 대통합 내각을 구성해 '시민의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 남소연
[기사 보강 : 9일 오전 11시 57분]
"이번 대선은 문재인이냐, 박근혜냐, 단순히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정치가 새로운 미래로 가느냐, 낡은 과거로 가느냐, 그 역사적 갈림길이다. 선거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앞으로의 열흘이 우리 역사를 결정한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앞으로의 10일,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변화의 태동을 시작할 것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목소리가 떨렸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특별기자회견을 자청한 그의 목소리가 떨리는 이유는 있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더불어 불과 1년 전쯤 시민정치운동으로 정치에 발을 내딘 '정치새내기' 문재인 후보 또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단 개인이 권력을 잡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1948년 이승만 초대 대통령 이후 박정희 18년 5개월 철권통치, 전두환-노태우 군사독재로 이어져온 현대사의 암울한 정치가 또 다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통해 부활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력히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9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의 열흘이 우리 역사를 결정한다"며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 없이, 대한민국은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이대로의 대한민국을 그대로 둘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후보는 "국민이 권력 위에 있는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한다"며 "정권을 교체하고, 정치를 교체하고, 시대를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정치에 처음 몸을 던지기로 결심할 때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하나는 '통합'이었고 다른 하나는 정치권의 혁신이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들이 작은 차이는 물론, 이념과 지역과 당파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대통합을 이루고자 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새로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반드시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 정치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때 비로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며 "그래서 시민정치 차원에서 야권 통합운동에 나섰고 그것은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자평했다.
문 후보는 "(자신이) 정치권에 들어선 지 몇 달 안 돼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정치를 꼭 바꿔달라는 우리 국민들의 열망 때문"이라며 "안철수 후보가 받았던 지지와 기대도 다르지 않다, 민심은 우리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원하고 있고 질풍노도 같은 시대의 흐름이자, 추상같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정치 위한 3가지 약속 내놓은 문재인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국민이 권력 위에 있는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며 국민연대를 통한 대통합 내각을 구성해 '시민의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 남소연
그는 이날 새로운 정치를 위한 3가지 약속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문 후보는 "새 정치를 요구하는 질풍노도 앞에서 일시적 개혁이나 적당한 타협은 있을 수 없다"며 "리모델링 수준 갖고는 안 되며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짓는 수준으로, 우리 정치의 판을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지역, 이념, 정파, 계파를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를 짜야 한다"며 "진보․보수의 이념적 틀을 뛰어넘어, '민주주의', '복지', '평화'의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이 선거 이후, 국정운영의 주체, 새 정치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갈망하는 모든 세력이 하나가 되고 있다"며 "정권교체와 함께 새 정치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민주통합당을 뛰어넘는 국민정당으로의 새로운 정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앞서 밝힌)그분들과 함께 새로운 국민정당으로 가겠다"며 "국민 정당이 지역과 계층, 이념을 극복한 통합 정당이 되도록 하겠으며 지역, 계층, 이념에 갇혀 있던 한국정치의 모든 문제를 녹여버리는 용광로 정당이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번 선거는 이미 민주통합당만의 선거가 아니"라며 "민주통합당은 물론, 안철수 후보 지지세력, 진보정의당, 다양한 시민사회, 그리고 건강하고 합리적인 중도보수 인사들이 함께 하고 있으니 명실상부 국민연대의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굳건한 연대가 새로운 정치질서의 주체가 될 것"이라며 "대선 승리는 물론, 새로운 정당질서,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주체가 될 것이며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모든 법과 제도를 준비하고 혁신하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를 토대로 대통합 내각을 구성해 시민의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와 새 정치의 과정에 함께 한 세력이 함께 내각과 정부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연합정치 공동정부 드림팀으로 구성될 '대통합 내각'은 '시민의 정부'를 이루는 핵심이 되어, 성공하는 정부를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제18대 대통령선거를 10일 앞두고 9일 오전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에 'D-DAY 10'을 알리는 일력이 내걸려 있다. ⓒ 남소연
문 후보는 "정치의 주인은 시민"이며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고, 정당의 주인이 되고, 정부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치는 오래 전부터 국민들의 염원이었다"며 "저 혼자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결정적인 계기가 있어야 하고, 압도적인 힘이 모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후보는 "정치 기득권의 희생과 헌신도 함께 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은 우리 정치의 근본을 바꿀 수 있는, 두 번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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