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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하러 온 1번 지지자, 세상 바꾸러 온 2번 지지자

[오마이TV 대선올레] 박근혜·문재인 광화문 유세현장

등록|2012.12.10 11:12 수정|2012.12.10 12:05
[기사 수정 : 10일 낮 12시]

▲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11일 앞둔 8일 오후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대규모 서울지역 합동유세에서 지지자들이 박 후보 연설을 경청하며 응원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1945년 일제 치하에서 광복되던 날 광장의 모습이 이랬을까? 눈앞에서 수천 장의 태극기가 팔랑이고 있었다. 그리고 단 두 시간 뒤 광장에서 물결치던 빨간 목도리와 태극기는 노란 목도리와 바람개비로 바뀌어 있었다. 지난 8일 광화문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서울지역 합동유세 '박근혜랑!국민이랑!'이 열렸다. 당초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예정됐던 유세가 '2012 전국민중대회'와 일정이 겹칠 것으로 우려돼 변경된 것이었다. 같은 자리에서 오후 4시 30분부터는 문재인 후보의 지지유세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유세-광화문대첩'이 열렸다. 대통령선거 지지율 1, 2위인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시간차 유세에 나선 것이다.

8일 오마이TV '대선올레 - 9시 뉴스에는 나오지 않는 뉴스(이하 대선올레)'는 오후 3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시간차 유세 현장을 생중계 했다.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 광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표심과 대선에 관한 생각을 들어보기도 했다. 이 날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투표 독려'에 나섰다. 대선올레는 안철수 전 후보의 동정과 현장 분위기도 광화문 현장과 함께 이원 생중계했다.

"애국심이 있다면 박근혜!"

▲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11일 앞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광화문 대첩, 서울시민과 함께 하는 문화유세'에서 지지자들이 태블릿 PC를 들어보이며 문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 유성호


오후 3시에 도착한 서울 광화문 광장의 박근혜 후보 지지유세 현장 분위기는 놀라웠다. 서울 성북구에서 온 60대의 한 시민도 "서울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처음 본다"고 할 정도였다. 만 명(종로경찰서 정보과 추산 1만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빨간 목도리나 모자를 쓰고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후보를 응원했다.

시민들은 이날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적게는 2만 명에서 많게는 10만 명이 모인 것 같다고 응답했다. 박근혜 후보 지지자라 밝힌 한 시민은 "한 가지 안타까운 건 나이드신 분들만 있고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온 한 시민은 "박근혜 후보는 부모를 나라에 바치는 시련을 겪고도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생각으로 일관해왔다"며 "가난한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DNA를 가진 사람"이라 평했다. 경호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시민은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박 후보의 지지자들은 박 후보의 대선승리에 한 치의 의심도 없는 반응이었다. 한 시민은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적극지지하기로 표명한 것에 대해 "별 효과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설이 끝나고 박근혜 후보는 서울 광화문 광장과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에서 경호원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엄호를 받는 가운데 약 10m가량 걸으며 시민들에 손을 흔들다 차를 타고 퇴장했다.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박근혜"라 연호하던 일부 지지자들의 눈이 촉촉해 보였다.

동시간 현장생중계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소셜댓글(SNS계정으로 로그인해 방송 중에 실시간으로 반응을 전달할 수 있는 기능)로 오후 4시에 예정된 문재인 후보 유세가 늦어질 것을 우려했다. 다행히 박근혜 후보의 유세는 4시가 살짝 넘어 끝났고, 현장의 시민들은 썰물 빠지듯 빠르게 해산했다.

유세장서 노는 지지자들 "박차고 문 열어라!"

▲ 추운 날씨에 검은 귀를 가진 곰모양의 털모자를 쓴 채 대선올레를 진행중인 오연호 대표기자와 서해성 작가. ⓒ 김민지


오후 5시부터 시작된 문재인 후보의 유세현장은 더 놀라웠다.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에 설치된 무대를 중심으로 이순신 동상 부근까지 사람이 꽉 찼으며,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 광화문 KT지사 앞 도로까지 무대를 보며 호응하는 시민들이 있어 박근혜 후보 유세 때보다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한 듯 보였다.

세종문화회관 앞 나무 사이에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스스로 "박차고 문 열어라!"는 플랜카드를 내걸었다. 서울 강서구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노란 머플러로 '양머리'를 하고 좌우로 몸을 흔들며 신나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광화문 광장에 '대첩'이라 표현할 만큼 많은 사람이 모이겠냐는 질문에 "벌써 대첩이다. 이렇게 많이 왔다"고 답했다. 현장은 사회자와 시민들이 구호를 나눠서 외치고, 문재인 후보의 연설이 끝나고도 20분이 넘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흥겨운 분위기였다.

서울 신당동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살아온 삶을 보고 대통령을 뽑아야 세상이 바뀐다"며 문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온 김관우씨는 "친일세력, 과거세력과 단절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문 후보 지지의 이유를 밝혔다. 대학생인 20대 시민은 "마음의 결정을 못한 상태였는데 현장 열기를 느끼니 마음이 잡혔다"며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올레'에도 뚜렷한 온도차

▲ 서울 신당동에서 온 이 시민은 "KBS, MBC를 못 믿어서 대선올레를 열심히 본다"며 인터뷰 후 핫초코 8잔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 김민지

박근혜 후보의 유세가 낮에 이뤄진 데 반해 문재인 후보의 유세는 해가 진 오후 5시부터 시작해 촬영장의 날씨는 더 추워졌다. 다만 대선올레에 대한 시민들의 열기는 더 따뜻했다. 현장 생중계를 위해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을 올라갈 때에 대선올레를 알아본 한 시민은 오연호 대표기자와 서해성 성공회대·한신대 외래교수에게 인사를 건넸다. 인터뷰를 하면서 오마이TV 대선올레를 이미 알고 있다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날 대선올레의 인터뷰 요청에 "공무원이라 인터뷰하기 힘들다. 대선올레를 잘 보고 있어 후원하고 싶다. '10만원클럽'에 가입하고 싶은데 현금은 5만 원밖에 없다"며 5만 원을 건넨 시민도 있었다. '10만인클럽'을 '10만원클럽'으로 오해한 것이었다.

오마이TV의 방송은 광고없이 '10만인클럽'의 후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10만인클럽'은 시민참여형 인터넷미디어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후원모임으로 매달 1만 원의 회비로 참여할 수 있다(문의 02-733-5505, 내선 274).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 생방송을 진행하는 오연호 대표기자와 서해성 작가, 스태프를 위해 뜨거운 음료를 사다주는 시민들도 있었다. 문재인 후보의 유세가 모두 끝나고도 유세현장과 대선판세를 분석 해설이 1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대선올레 촬영현장을 구경하며 끝까지 함께하던 시민들도 있었다.

한편 이날 오마이TV 대선올레는 5시부터 약 30여 분간 방송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에대해 대선올레 현장 생중계를 책임지는 김윤상 PD는 "사무실 네트워크가 시스템 과부하로 문제가 있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오마이TV 대선올레는 10일 오후 1시 반부터 광주에서 진행되는 안철수 전 후보의 문재인 후보 지지유세 현장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오마이TV 대선올레의 생중계 편성과 일정은 오마이TV 트위터(@Ohmynews_tv)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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